[프라임경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쌍용자동차(003620)가 결국 이번 달과 다음 달 직원 임금 50%의 지급을 유예하기로 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 2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1~2월 급여를 절반 밖에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고육지책 일환으로 1월 개별소비세 유예 신청에 이어 1월과 2월 급여를 부분적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최악의 상황까지 도래하게 된 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면목이 없다"고 전했다.
이번 쌍용차의 임금 유예 상황의 주요 요인으로는 판매부족이 꼽힌다. 1월 판매는 전통적인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쌍용차의 경우 당초 계획보다 2000대 가량 부족한 상황이다. 아울러 쌍용차는 지난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이후 일부 부품업체가 납품을 거부하며 납품 재개 조건으로 어음 대신 현금을 지급해 유동성 자금이 고갈된 상태다.
문제는 쌍용차가 오는 29일 1800억~2000억원 규모의 어음 만기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쌍용차의 350여개 중소 부품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가 지난해 10월부터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은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상황.
한편, 현재 쌍용차는 지난달 15분기 연속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법정관리와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를 동시에 접수하고 새로운 투자자 유치를 진행 중이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내부적으로 정한 협상시점이었던 지난 22일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쌍용차의 회생절차 신청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초래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법원은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를 다음달 28일까지 보류해 둔 상태다.
아울러 쌍용차는 회생절차개시 보류기간에 채권자 및 대주주 등과 이해관계 조정에 합의하고, 새로운 투자자와의 협상도 마무리해 조기에 법원에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생겼다.
매각 금액과 마힌드라의 주주 잔류 여부, 매각 후 쌍용차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등을 놓고 마힌드라와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이하 HAAH)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우선 ARS 기간 중 대주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이해관계자와의 협상 조기타결을 통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던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는 돌연 입장을 번복한 모습이다. 현재 마힌드라는 쌍용차(지분 74.6%)에서 손을 완전히 떼려고 한다.
반면, HAAH는 앞서 마힌드라가 지분 일부를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에서 갈등이 지속되자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관리가 시작되면 채무조정이나 감자,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인수 부담을 덜어낼 수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법정관리를 막아야 하는 쌍용차와 산업은행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쌍용차는 지난해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1~3분기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상태로, 4분기마저 감사의견 거절을 받게 되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말이 되면 연간 회계감사 보고서 제출일과 법정관리가 한 달 앞으로 닥쳐오게 되는 만큼 이달 말이 쌍용차의 매각협상 데드라인이다"라며 "2월 이전에 매각협상을 체결해야 자금 납입 및 산업은행 지원, 각종 행정절차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가 새주인 찾기에 실패할 경우 협력사들의 연쇄 도산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Pre-packaged Plan, 프리-패키지드 플랜)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구조조정 방식의 P플랜은 법정관리를 통해 강력한 채무조정을 거친 뒤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채무조정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정관리와 신규자금을 원활히 지원할 수 있는 워크아웃을 혼합한 구조조정 방식이다
한편, 쌍용차는 최근 중국법인 쌍용기차유한공사 매각을 마무리하고 관련 서류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쌍용차는 현지에 남은 부품자산도 모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