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0년 정유 업계는 역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갑작스레 찾아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고 국제유가가 요동친 탓이다. 이로 인해 국내외 정유사들은 대규모 적자를 내며 급격한 경영 악화에 빠져들었다.
다가올 2021년에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각국 정부는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기에 빠지며 큰 타격을 입은 정유업계는 실적 회복과 함께 정부의 탈 석유를 향한 움직임에 맞춘 새로운 먹거리 모색도 불가피하다.
이처럼 정유업계를 둘러싼 열악한 상황들 탓에 국내외 정유사들은 크고 작은 논란에 고충을 겪고 있다. 올 한 해 정유사들의 발자취를 정리해 봤다.
◆ 팔면 팔수록 손해…SK이노 '노마진' 릴레이
석유시장이 코로나 충격으로 요동치면서 SK이노베이션(096770)도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SK이노베이션의 누적 매출은 26조78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조881억원)보다 약 29.7% 줄었다.
영업손실은 2조24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1조1503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이다. 올해 2조원에 달하는 적자는 코로나19로 석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제마진이 지속적으로 약세였던 영향이 크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것으로, 정유사 수익성을 나타낸다. 국내 정유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보통 배럴당 4~5달러다. 이보다 낮을 경우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현재 국제유가가 다시금 상승세에 돌입했지만, 수요는 여전히 늘지 않고 있어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달 넷째 주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을 한참 밑도는 평균 1.3달러를 기록했다. 업계는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 활성화하는 내년 하반기는 돼야 정제마진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배럴 당 100달러를 상회하던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올해 3월 배럴당 33달러로 빠르게 하락하더니 다시금 점진적인 회복 추세에 돌입해 이날 기준 51.07달러까지 진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에서 석유 사업 부문만 떼고 보면, 이 같이 암울한 업황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체 매출에서 석유 사업 부문이 72.2%를 차지하는데, 3분기 SK이노베이션 석유 사업 부문의 연결 누적 매출은 39조 9642억원으로 작년(62조6100억원)과 비교해 36.2%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긴 탓에 항공유 수요가 부쩍 줄어든 여파가 실적 부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분기까지 항공유 내수수요 실적은 누적 일 6만배럴로, 전년동기 대비 43% 확 줄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올해 3분기 누적 주요 석유제품 국내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라며 "수송용 연료인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의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난방, 발전 및 산업용 연료인 등유 및 중질유의 수요 역시 감소했으나, LPG 수요는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 발 영업적자가 지속되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3일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의 신용도를 각각 한 단계씩 강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