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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은행결산③] 늘어나는 '디지털 점포'…금융권-빅테크 경쟁 가속화

오프라인 줄이고 디지털 늘리고…금융소외계층 보완책 마련도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12.28 11:51:28
[프라임경제] 2020년 경자년은 금융권에 있어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의 등장, 그리고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신용대출 중단까지. 악재에 악재가 겹쳤지만, 예상외로 은행들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불어닥친 생활고에 저금리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대출로 투자)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이로 인해 대출 수요는 폭증했고, 기업 부문 실적 부진과 신용위험 등 각종 리스크들이 1~3년 이내에 현실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2021년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올 한해 은행들을 웃기고 울렸던 각종 논란과 이슈를 되짚어봤다.

◆은행 오프라인 점포 축소…'디지털 점포' 도약

최근 은행들은 기존 금융업의 전형적인 틀을 깨고 '디지털 금융'으로 나아가기 위해 '디지털 금융 점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올 한 해에만 영업점의 5%, 지난해 대비 6배가 넘는 총 237곳의 오프라인 점포가 사라졌다.

은행들이 이처럼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는 건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가속화한 비대면·디지털 금융 선호 흐름 때문이다. 영업 채널 혁신을 위해 오프라인 점포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재 은행들의 입장이다.

최근 은행들은 기존 금융업의 전형적인 틀을 깨고 '디지털 금융'으로 나아가기 위해 '디지털 금융 점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의 경우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동시에 고객이 화상상담 창구에서 화상상담 전문 직원과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택트 브랜치'를 확대했다. 아직 고객들에게는 생소한 영업 채널이지만 신한은행 측은 '디지택트 브랜치'가 오프라인 점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돈암동 지점에 디지털 요소를 강화한 '디지털셀프점플러스'를 오픈했다. △자동 개폐 바이오인증 모듈이 장착되고 △42인치 대형 모니터가 탑재된 뉴디지털ATM △365일 고객 스스로 인터넷뱅킹을 비롯해 △다양한 은행 업무처리가 가능한 스마트텔레머신(STM) △대형 디지털 사이지니(상품 홍보화면)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배치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3월 강남역 지점에 디지털존을 갖춘 '위비스마트 키오스크'를 리뉴얼했다. 해당 무인기기 역시 예금, 외환, 전자금융, 카드, 대출 등 다양한 은행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또 내년 초 인천 부평에 두 번째 디지털금융점포를 연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까지 1124개 전 영업점에 전자창구(PPR,Paperless&Process Reengineering) 도입을 완료했다. 전자창구는 태블릿PC와 전자펜을 활용해 각종 서류를 디지털화한 창구를 가리킨다. 은행은 고기능자동화기기(STM)도입으로 창구업무를 고객 스스로 하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점포 뿐만 아니라 '이동형 영업점'으로 일컬어지는 '태블릿 브랜치'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태블릿 브랜치'는 은행원이 태블릿 PC를 들고 금융 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렇듯 은행들은 내년 초까지 73곳의 점포 통폐합을 추가로 계획하고 있으며,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 금융소외계층의 보완 대책 마련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경기침체에 은행 수익성 둔화

내년에는 올해와 달리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준금리 하락 등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둔화할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11월5일 발표한 '2021년 은행산업 전망과 경영과제'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은행의 대출자산성장률 전망치는 6% 내외다. 올해 성장률인 10%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1년 금융산업 전망'에서도 은행업은 순이자마진의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나 비이자부문의 회복 부진과 대손 비용의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기업 대출 중심으로 1000조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에는 올해와 달리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준금리 하락 등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둔화할 전망이다. ⓒ 연합뉴스

기업 대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 대비 약 92조 원 증가해 961조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중기대출은 연 30조~40조원 성장했으나 최근 정책자금과 운영자금 수요 등으로 급증했다. 이에 코로나19 정책자금과 뉴딜 금융 대출 공급으로 확대 및 지속이 이어진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하고, 고소득·고신용자 등 비대면 대출은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부동산 9·13대책을 시작으로 연이은 전세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전세 대출이 증가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집담대, 주담대 위축으로 은행에서 전체대출에 집중하면서 주택담보대출 내 전세 대출의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대한 풍선효과로 생활자금 수요가 지속돼 신용대출 증가세는 여전했다. 다만, 한도 축소와 금리 인상 등 당국의 고소득 차주에 대한 신용대출 강화 기조로 증가 폭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달 30일부터 연 소득 8000만원 초과 차주의 1억 원 초과 신용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은행의 수익성은 대손 비용 규모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리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다시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기연장·이자 상환 유예만료 후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부실화 정도, 기업의 채무상환능력 악화 여부도 하나의 변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은행들이 연체율 관리 등의 목적으로 대출을 조일 가능성도 크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직장인과 전문직 신용대출을 일부 중단하는 등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상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고, KB국민은행은 1억원이 넘는 가계 신용대출을 모두 막았다. 하나은행은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공급을 중단하거나 한도를 낮췄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마진 전략은 조달금리 절감·개선을 통한 마진 방어에 주력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즉,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은행, 금융·생활 플랫폼 진출…빅테크와 경쟁

금융권의 신사업 키워드 중 하나는 플랫폼 기반 사업이다. 금융·생활 플랫폼 진출에 나선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대형 정보기술(IT)회사)들이 영향력이 커지면서 금융회사들도 다양한 플랫폼 기반 사업(음식 주문, 부동산서비스, 쇼핑 등)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규상 부위원장 주재로 지난 10일 열린 제5차 디지털금융 협의회'에서는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개선방안에는 △은행의 음식 주문, 쇼핑, 부동산 서비스 등 플랫폼 사업 진출 △신용카드사에 종합지급결제업 허용 △빅테크의 플랫폼 영업 규율 체계 마련 등이 담겼다. 이런 플랫폼이 구축되면 소비자는 은행 앱을 통해서도 음식 주문, 부동산서비스, 쇼핑 등을 할 수 있어 '금융 생활 통합 플랫폼'이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 기반 특화 금융서비스 출시, 매출데이터를 통한 신용평가 모델 고도화로 새로운 고객 접점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가 기존 금융사와 연계·제휴를 통해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발생하는 이용자 피해나 시장지배력 남용 등에 대해서는 공정경쟁·이용자보호를 위해 영업행위 규율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보험 모집·판매 관련 별도 규율체계를 이달 중에 마련한다. 여기에는 Δ온라인을 통한 보험 모집·비교공시·광고 구분 명확화 Δ보험대리점 진입 허용 검토 Δ영업행위 규제 도입 등이 담긴다.

빅테크 등 대리·중개업자의 시장독점 우려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으로 해소가 가능하다.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면 등록 불허·취소, 수수료 부과 등의 처벌을 내릴 수 있다. 내년 3월까지 하위 규정을 통해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 금융플랫폼에 대한 신의성실 원칙이 마련된다. 지난달 27일 윤관석 정무위원장 관련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개정안을 통해 필요한 행위 규제를 마련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플랫폼은 Δ신의성실 원칙을 위배하는 행위(불합리한 차별, 중요사항 미설명 등) Δ이용자에게 금융상품·서비스(제공자·종류·내용·조건 등)를 오인하게 하는 행위 Δ다른 사업자에게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손해 전가, 경영간섭 등) 등이 금지된다.

금융·생활 플랫폼 진출에 나선 빅테크(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대형 정보기술(IT)회사)들이 영향력이 커지면서 금융회사들도 다양한 플랫폼 기반 사업(음식 주문, 부동산서비스, 쇼핑 등)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최근 신한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 등 빅테크가 금융업에 진출하며 내건 이점인 소상공인 지원, 빠른 정산 서비스를 정면에 내세우며 빅테크 정면돌파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앱 입점 가맹점의 매출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매출채권 담보대출 출시를 추진 중이다.

하나은행은 자체 앱인 '하나원큐'에 '부동산 리치고'를 링크하는 방식으로 플랫폼 확장을 시도 중이다. 스타트업인 데이터노우즈가 운영하는 이 서비스는 부동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통해 학군, 교통, 시세, 단지 규모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도 플랫폼 사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9월 3연임에 성공한 후 "KB를 1등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만들 것이다. 전통 금융사의 장점을 살린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중요한 건 누가 더 고객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느냐이다. 비금융 빅테크에 비해 금융 전반의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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