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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항공결산②]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위기 혹은 기회

산업은행 지원·항공업계 지각변동 예고…항공업 전체 공멸 우려도 공존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0.12.23 12:32:21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올해 국내 항공업계에서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바로 1, 2위 항공사의 통합이었다.

지난 11월16일 조원태 한진(002320)그룹 회장은 대한항공(003490)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통해 국가적 기여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에 8000억원을 지원하고, 이 중 5000억원은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투입 및 3000억원은 대한항공 주식에 기초한 교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에 조원태 회장과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KCGI) 간 경영권 다툼은 곧바로 벌어지기도 했지만, 3자연합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두 항공사 통합이 완료돼 항공업계는 세계 7위권의 초대형 항공사와 나머지 저비용항공사(LCC) 그룹으로 재편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항공사 객실 승무원들이 공항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세계 7위 통합 항공사,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만 12조

대형항공사들이 야기한 갑작스런 재편에 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인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 위기로 셧다운될 바에 항공사끼리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대형항공사마저 재무위험이 더욱 심화돼 항공업 전체가 공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항공기 164대, 아시아나항공은 79대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를 합치면 249대 규모로, 에어프랑스(220여대)와 루프트한자(280여대) 등 글로벌 대형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여기에 양사 여객 화물 운송 실적(대한항공 19위·아시아나항공 29위)을 단순 합산하면 순위는 세계 7위권으로 상승한다. 

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중복 노선이 간소화돼 수익성을 개선하고, 정비나 조종사 교육 등도 일원화해 지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이전일 경우 해당하는 장밋빛 전망으로 합병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올해 두 항공사의 매출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인 탓에 앞날은 사실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산업은행의 지원사격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지만, 사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떠안게 되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11조5256억원(부채비율 2431%), 자본잠식률은 57.5%에 달한다. 1년 내 상환 의무가 있는 유동부채만 4조6417억원 규모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부채 역시 22조4654억원(부채비율 737%), 유동부채 7조4820억원이다. 

이처럼 두 항공사가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만 약 12조원에 달해 정부 지원이 없으면 두 항공사가 자력으로 생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인수 이후 커진 몸집을 유지하고 경영 안정화를 위해서는 대한항공의 여유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현 상황으로는 위험요소 역시 적지 않다. 두 항공사 모두 경영난을 겪고 있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비주력 사업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 사업 △칼 리무진 △왕산레저개발 △제주 연동 사택 △자회사 한국공항의 제주도 연동빌딩 등에 대한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다만 송현동 부지 매각은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시점이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지난 2일 열린 긴급 온라인 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이수영 기자


◆직원들 구조조정 우려↑…대한항공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한편, 올해 대한항공을 둘러싼 또 다른 이슈로는 '구조조정'이 꼽힌다. 대한항공은 올해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직원 급여를 제공했다. 인건비 감당도 벅찰 만큼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었다는 의미다. 업계는 내년에도 대한항공이 지원금을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항공사 두 곳이 합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직원들은 중복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했다. 인력 구조조정 없이는 대한항공이 계획하는 정상화가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이미 코로나 팬데믹으로 직원 다수가 유·무급 휴직을 하는 가운데, 향후 항공산업 수요 회복까지는 3~4년 이상 걸릴 것이란 전망은 직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올해 입사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신입사원들에 대한 입사일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직원들의 우려는 더욱 고조됐다.

대한항공 예비 신입사원 중 한명은 프라임경제에 "올해 운항 승무원으로 입사하기로 돼있었는데, 대한항공이 고용유지지원금을 핑계로 입사일을 미뤄왔다"며 "저를 포함한 예비 신입사원 40여명은 어떤 보상책도 없이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직원들의 우려와 의문이 계속 되자 대한항공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대기 중인 신입사원들은 내년 초 입사를 확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2일 긴급간담회를 열고 "직접 부문 인력은 통합해도 그대로 필요하고, 양사의 자연 감소 인원은 1년에 약 1000명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복 인력은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입사를 확정한 인원에 대해서는 내년 초 입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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