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0년 전 오늘] "게임도 야구도 1류" 김택진 대표, 다음 타깃은?

게임·야구 연계하니 효과 극대화…김택진 대표 다음 사업에 관심↑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0.12.22 08:33:19

한국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양의지 등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모기업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집행검을 들어올리며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지난 11월 NC다이노스가 KBO 프로야구 첫 통합 우승을 거머쥔 순간, 경기장 필드로 무언가가 검은 베일에 쌓여 선수들에게 전달됐습니다. 베일이 벗겨지자 정체를 드러낸 건 엔씨소프트(036570)의 대표 게임 '리니지'에 등장하는 아이템인 '집행검'. 엔씨소프트는 NC다이노스의 모회사죠.

NC다이노스 선수들이 펼친 집행검 세리머니는 국내는 물론 야구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집행검 세리머니는 창단 9년 만의 KBO 프로야구 첫 통합 우승이라는 기록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죠.

최고 위치에 오르기까지 온갖 고난과 시련을 겪으며 고생했을 NC다이노스 선수단 입장에서는 감회가 새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10년 전 오늘인 2010년 12월22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한국 야구위원회에 프로야구 9구단 창단 의향서를 제출할 때만 해도 NC다이노스에 대한 기대는 미미한 편이었습니다.

일단 게임기업이 야구단을 창설한다는 것에 대해 반감이 있었습니다. 게임 산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았던 시기였으니까요. '게임은 사회 악'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쏟아졌습니다. 게임 산업이 이제 막 날개를 피고 있었기에 안정적인 구단 운영에 있어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습니다.

게임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시 엔씨소프트가 야구단 설립에 나선 것에 대해 "게임 업계는 놀라면서도 대체로 환영한 분위기였지만 부산 경남 연고지를 나눠써야 하는 롯데 등에서는 엄청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10년 전을 회상했습니다.

10년 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직원들이 야구단 창단 준비를 위해 해외 야구 관련 자료 등을 살펴보는 모습. ⓒ 연합뉴스


이처럼 의심과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 속에서 NC다이노스가 우승하고 많은 팬을 모을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업계는 엔씨소프트의 사업간 연계 효과에 주목합니다. NC다이노스가 짧은 시간 내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엔씨소프트의 사업 전략이 한 몫 했다는 평가죠.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 수장에 앞서 전략적인 사업가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입니다. 김 대표는 게임에 대한 선견지명을 기반으로 타 사업과 연계한 신사업 추진에 있어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죠.

야구에 애정이 많았던 그는, 야구를 전공인 게임 사업과 연계해 양방향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니지 시리즈나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프로야구 H2 등 엔씨소프트의 PC·모바일게임에서 NC다이노스 관련 이벤트를 열어 게임 유저를 자연스럽게 실물 야구팬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건데요. 

엔씨소프트 게임 유저라면 자연스럽게 NC다이노스에도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룹형 이벤트를 통해 유저로 하여금 결속력을 다지게 하는 전략이 엔씨소프트의 사업별 성장에 있어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이번 NC다이노스 우승 현장에 리니지 게임의 집행검이 등장한 이유와도 관련있죠.

엔씨소프트가 NC다이노스의 정규시즌 우승을 기념해 자사 MMORPG 블레이드&소울에서 진행한 특별 이벤트 페이지.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NC다이노스 선수단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공지능(AI)이나 데이터 분야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NC다이노스를 창단한 해에 엔씨소프트 내에선 AI TF를 발족했는데, 사측에 따르면 AI TF는 김 대표와 윤송이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꾸려진 연구조직이라고 하네요.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비슷한 시기에 전혀 다른 두 성향의 사업을 시작한 것을 두고 관심이 쏠렸습니다. 당시만해도 야구와 AI라니,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오늘날 결과만을 보면 10년 전 김 대표의 혜안은 탁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속적으로 AI 기술 개발에 투자해온 엔씨소프트는 데이터 기반 기술력을 야구과 연계해 전력 향상에 힘을 보탰습니다. 

엔씨소프트처럼 오늘날 다수 기업은 기업 경영에 있어 소위 전공 외 '부전공'을 통한 사업 확장에 나서는 추세입니다. 예전처럼 전공 하나만을 고수하기 어려운 환경이기도 한데다 지속 성장을 위해선 매출 영역을 늘려야 하는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춰야 하기 때문인데요. 게임 업계의 경우 사행 산업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사업 다각화와 기존 사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야구를 통해 게임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기업 규모를 키우는 데 기여했으니, 한 방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네요. 소규모에서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AI 연구조직은 현재 전문 개발 인력만 200명에 이르는 센터 규모로 확대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사업을 게임에 머물지 않고 AI 고도화로 야구 등 미래 사업을 다각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라며 "엔씨소프트가 게임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AI 사업 진출을 빨리 한 선도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AI는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다른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어 잠재력 높은 산업이죠. 엔씨소프트는 AI를 자사 게임에 적용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KB증권과 손잡고 AI 디지털 증권사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밝히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내년 초에는 K팝 아이돌과 팬들이 소통하는 플랫폼 '유니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요,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게임에서 시작해 야구단을 만들고, 금융업과 플랫폼 시장까지 진출한 엔씨소프트. 과연 10년 후에도 엔씨소프트를 게임 기업으로 부를 수 있을까요. 성공한 사업가 김 대표가 앞으로 어떤 연계 사업을 펼칠 지 관심이 쏠립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