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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자동차결산⑤] 멈춰선 르노삼성 임단협, 강경파 연임에 긴장

박종규 노조 위원장 '금속노조 재가입' 공표…연내 노조 파업은 가능성↓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12.21 13:58:45
[프라임경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빠졌고, 동시에 큰 타격을 입으며 체력이 바닥났다. 이런 가운데 2020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성적표가 완성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어수선했지만,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다소 작은 호황을 누렸다. 수출 관점에서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여전히 불경기였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는 반전된 모습이었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11월 국내 완성차업계의 내수시장 판매량은 147만79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증가했다. 

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홈그라운드인 내수시장이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보루로 남았던 만큼,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비롯해 신차 출시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태풍의 눈 로고. ⓒ 르노삼성자동차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가 안전한 이동수단으로 강조됐고, 코로나19로 인한 여가시간의 증가 및 보복소비 현상 등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버팀목이 됐다.

내수시장을 둘러싼 열악한 상황들 탓에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크고 작은 논란에 고충을 겪기도 했다. 올 한 해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발자취를 정리해봤다.

◆"2년 기본급 동결에 대한 보상 요구 정당"

올해 르노삼성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모처럼 신차 XM3, 국내 유일 LPG SUV 모델 QM6 LPe 덕에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019년 임금협상도 해를 넘겨 지난 4월 겨우 마무리 지었는데,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은 지난 7~9월 6차례의 실무교섭을 한 뒤 사실상 교섭이 멈춰있어서다.

당초 노조가 11월에 집행부를 다시 뽑는 선거를 진행하는 만큼, 르노삼성이 선거 이후 다시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지금 시점까지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 집행부 선거에서는 박종규 노조 위원장이 연임해 성공했, 르노삼성에서 노조 위원장이 연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르노삼성에 교섭 재개를 요구하는 공문을 26회나 발송했지만 르노삼성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고 시간만 끄는 등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본교섭을 진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재교섭을 망설이는 이유로 박종규 위원장의 재선임을 꼽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르노삼성 노사 관계는 대화와 타협으로 대부분 문제를 해결해 온 덕분에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보여 왔다. 

멈춰있는 부산공장의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그러나 2018년 12월 4대 집행부가 들어서자마자 투쟁 수위를 높이면서 가시밭길을 걷는 등 노사 공멸의 우려를 자아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박종규 위원장은 지난해 파업을 주도하고, 올해 9월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했을 정도로 강성으로 분류되고 있는 인물이다. 또 이번 제5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도 박종규 위원장은 △기본급 쟁취 △노동 강도 완화 △배치전환 합의 등은 물론,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 재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노조가 제시한 요구안은 기본급을 7만1687원(4.69%) 인상하고 코로나19 극복 등의 명목으로 일시금 700만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노조 발전기금으로 12억원 출연과 함께 휴가비와 성과급(PS) 인상이 포함됐다.

노조는 코로나19 사태로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이지만, 지난 2년간 르노삼성이 흑자를 내는 가운데서도 기본급을 동결한 것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해외공장이 멈춰 섰을 때도 부산공장은 잔업과 특근으로 생산을 꾸준히 해 온 만큼 노조 입장에서는 합당한 요구라는 것이다.

반면,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물량의 절반(연간 10만대 정도)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의 수탁생산 계약이 끝난 상황에서의 노조 요구안은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선적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아직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이 로그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인데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부품 수급이 불안정해 여전히 공장 가동이 수시로 중단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 르노삼성자동차


실제로 르노삼성의 올해 1~11월 수출이 전년 대비 77%나 감소했다. 더불어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XM3는 지난 7월 첫 선적 이후 11월 106대만을 수출했다.

더욱이 르노 그룹 본사 사정도 심상치 않다. 앞서 르노 그룹은 자체적으로 1만5000여명 규모의 감원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해외공장 일부도 문을 닫는 등 생산량 조정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당초 르노 그룹은 지난해 초 XM3 유럽 물량을 부산공장에 배정하려 했지만, 노조가 파업을 이어가자 결정을 1년 넘게 미루기도 하는 등 르노삼성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곱지 않다.

다만, 업계는 르노삼성 노사의 임단협이 길어지고 있지만, 지금처럼 공장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의 파업은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연내 노조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노조가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2020년 임단협과 관련해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내긴 했지만, 합법적인 파업권 획득을 위해서는 아직 조합원 찬반투표가 남아있는 상황.

그러면서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르노삼성의 2020년 임단협이 2019년 임단협 때처럼 해를 넘겨 겨우 마무리 지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분규 장기화 및 반목을 더는 지속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와 같이 부산공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고용과 르노삼성의 존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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