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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자동차결산②] 노사문제 두고 현대차는 해피엔딩·기아차는 임금 전쟁

내수시장 활성화 위해 노사 합심 절실…기아차 노조 파업에 생산차질 4만대↑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12.17 16:36:25
[프라임경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빠졌고, 동시에 큰 타격을 입으며 체력이 바닥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2020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성적표가 완성되고 있다. 올해는 유독 그 어느 때보다 각자도생하기 바빴던 한 해였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어수선했지만,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다소 작은 호황을 누렸다. 수출 관점에서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여전히 불경기였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는 반전된 모습이었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11월 국내 완성차업계의 내수시장 판매량은 147만79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증가했다.

이는 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홈그라운드인 내수시장은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보루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비롯해 신차 출시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하며 치열한 싸움을 펼치면서 내수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 현대·기아자동차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는 안전한 이동수단으로 강조됐고, 코로나19로 인한 여가시간의 증가 및 보복 소비 현상 등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버팀목이 돼줬다.

이에 내수시장을 둘러싼 열악한 상황들 탓에 크고 작은 논란에 고충을 겪기도 한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 이에 올 한 해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행보를 정리해봤다.

◆2년 연속 무분규·11년 만 임금동결…사회적·경제적 위기상황 공감

2020년은 전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노사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자칫 갈등이 심해질 경우 그야말로 당장 공멸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수출이 원활하지 못했던 만큼,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노사의 합심은 반드시 필요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005380)과 기아차(000270)는 한 지붕에 같이 있지만, 다른 가족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2020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우선,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단협은 '2년 연속 무분규'라는 타이틀을 달고 마무리 지어졌다.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는 2009~2011년 이후 역대 2번째다. 무엇보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했고, 현대차 노사의 임금동결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및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지난 1월 현대차 새 노조 집행부가 울산시 북구 회사 문화회관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실리 성향으로 꼽히는 이상수 노조지부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극복을 위해 노사가 집중교섭을 벌인 결과 교섭기간은 최소화하면서도 2년 연속 무분규로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며 "교섭기간은 상견례 이후 합의까지 40일만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2년 연속 무분규, 11년만 임금동결은 노사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국내 사회적·경제적 상황을 충분히 공감한데서 비롯됐다. 또 글로벌 경제침체로 당면한 자동차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경영실적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감안해 만들어진 성과다. 

또 친환경차·자율주행차 중심의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등 노사가 함께 위기상황을 극복하자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그동안 강경파로써 이기적 이익집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차 노조를 향한 비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지만, 이번 노조의 변화 분위기에 대한 기대감도 남다르다.

이번 합의 결과를 두고 현대차 노조집행부의 사회적 조합주의 집행 기조와 연계해 "임금성 논란으로 대기업 노조 이기주의를 초래하기 보다는 부품 협력사와의 동반생존과 미래 발전에 방점을 두고 도출된 것"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외에도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하기도 했으며,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그룹 차원에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잔업 30분 보장' 끝없는 평행선…노조는 4주 연속 파업 선택

반면, 기아차 노사는 '잔업 30분 보장'을 두고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연내 2020년 임단협 타결은 사실한 불투명해진 모양새다. 더욱이 노조는 4주 연속 파업을 단행했다.

올해로 9년 연속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조는 현재 기아차의 전 국내 사업장에서 부분 파업을 진행한 탓에 기아차는 모든 차종에 부분적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3주 연속 파업 당시 피해 규모는 3만2000대를 넘어섰고, 4주 연속 파업에 따라 생산차질은 4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 광주공장 1공장에서 7시에 출근한 1조 근무자들이 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서 퇴근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이번 임단협에서 노조는 사측에 잔업 30분 복원을 비롯해 △기본급 12만원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급 배분 △정년 60세에서 65세 연장 △통상임금 확대 적용 △노동 이사제 도입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 사내 유치 등을 제시했다.

여기서 기아차 노사는 임금 및 성과금 부분과 기존 공장 내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을 설치하는 안 등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잔업 30분 보장'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잔업 30분 복원이 실질적인 임금 상승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현재 기아차 노사 모두 이를 쉽게 양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노조는 2017년 9월부터 전면 중단된 30분 잔업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법원이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아차의 정기상여금과 중식비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측은 비용절감을 위해 잔업을 없앴다. 

문제는 현대차 노사가 2018년 잔업 25분을 없애고, 이에 상응하는 임금 보전 안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아차 노조는 잔업이 사라진 뒤 실질적인 급여가 줄었다며, 현대차와의 형평성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즉, 현대차도 잔업을 복원했으니 기아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기아차는 생산성 향상 및 복지 축소 등의 조건 없이 잔업만 복원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물론 잔업 복원은 실질적 임금인상 요구와 다를 바 없고, 잔업결정은 회사의 고유 권한이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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