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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뽑고 나 몰라라' 대한항공·제주항공, 정부 지원금 탓은 핑계?

입사일정 연기 이유 '고용유지지원금'…고용노동부 "채용 확정 신입사원은 예외"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0.12.08 18:02:34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항공사 객실 승무원들이 공항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입사일만을 기다리던 항공사 신입사원들이 경력단절이라는 시련에 처했다. 항공사들이 코로나 19여파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불황에 빠지자, 신규 채용을 부담스러워하며 입사 일정을 줄줄이 연기하고 나선 탓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과 제주항공(089590) 등 국내 항공사들이 올해 신입 승무원에 대한 입사 일정을 또다시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은 현재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어 신입사원들의 입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일종의 유급 휴직 지원금인데,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기업의 신규 채용을 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앞서 채용이 확정된 신입사원의 경우 해당 조건에서 예외라는 입장을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고용을 인질로, 신입 사원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5일 제주항공 2020년도 신입 객실 승무원 공개채용에 합격한 24명의 신입사원은 최종합격 통보를 받은 이후 1년째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당초 4월로 잡힌 입사 일정에 맞춰 다니던 직장마저 떠난 상태였지만, 지난 10월 회사로부터 입사 날짜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특히 이들은 아직 회사와 고용 계약이 되지 않은 무직자인 상태인 탓에 급여는 물론, 고용유지지원금과 휴직 수당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제주항공 예비 신입사원 A씨는 "아직 회사와 정식으로 고용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보니 고용유지지원금 등 휴직수당도 받지 못한 채 회사가 부르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런 법적 장치 없이 인생의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다"며 "회사는 말로 어렵다고만 할 뿐 아무도 우리를 신경 써주지 않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대한항공 신입사원 70여명 역시 1년째 입사를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지난 2일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이들을 내년 입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무엇보다 불투명한 입사 일정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현재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어 신입사원 입사가 어려웠다는 점을 호소했다. 

우기홍 사장은 "코로나19로 직원 50% 이상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휴직했다"며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면 신규 채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는데 올해 입사를 확정한 인원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내년 초 입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았더라도 이미 합격 통보를 받은 인원에 대해서는 신규 채용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직원을 내보내고 새 직원을 뽑는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하지만, 채용이 확정된 신입사원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회사 판단에 따라 채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금 취지가 기존 직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에 감원과 신규 채용을 제한하고 있다"며 "제한 규정에서 감원과 신규 채용 모두 각각 예외 사항이 있는데, 채용 확정된 신입사원의 경우 예외에 해당해 사업장에 따라 채용 가능할 수 있도록 열어놓은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임금 지급 여력이 없어 입사 시기를 조정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의지만 있다면 (신규 채용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이 신입사원들의 입사 일정을 미루기 위한 핑계 수단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이용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신규 채용 문제와 별개라는 중요한 사안을, "신규 채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고 주장할 정도로 항공사들이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으면 신규 채용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대기 중인 신입사원들은 내년 초 입사를 확정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제주항공 관계자는 "신규 채용이 가능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는 회사 경영상 어려움이 있어 입사 일정을 연기한 것이다"라며 "내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업황이 불투명해 경영난 극복을 우선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고용유지지원금을 기존 180일에서 60일 늘어난 최대 240일까지 지원했다. 내년에도 우선 180일까지 진행한 뒤 기간이 끝난 시점에 상황을 파악 후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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