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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끝나지 않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승소 가능성은?

론스타 등장 후 벌써 17년…9700억 제시하며 협상 제안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11.27 08:24:03
[프라임경제] "시간이 많으니 지켜보겠다."

10년 전 2010년 11월26일 당시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보험경영인 조찬회에 참석해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대답할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론스타는 미국계 사모펀드로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주식을 사서 국내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2012년 이 주식을 다시 하나금융에 매각했습니다. 이렇게 9년 동안 벌어들인 돈이 4조6000억원인데, 론스타는 10조원 이상을 벌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이들은 나머지 5조5000억원 가량을 한국 정부가 물어내라며 국제투자분쟁(ISD)을 제기했습니다.

론스타가 대한민국 정부를 제소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혹들이 가득합니다. 일각에선 정부의 승소 가능성을 낮게 보기도 합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알면 단순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10년 전 오늘'을 통해 다시 짚어봤습니다.

◆악연의 시작, 그리고 매각까지

론스타가 처음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과연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상당했습니다. 당시 은행법에선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단, BIS비율이 8% 이하인 부실 금융기관에 대해선 산업자본이 인수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었죠. 론스타는 이를 적용받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2003년 말 이강원 외환은행장이 BIS 비율을 6.16%로 예상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금감원에 보냈고, 금감원은 이후 론스타의 은행 대주주 자격을 승인해 줬습니다.

론스타는 미국계 사모펀드로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주식을 사서 국내에 들어왔다. 이후 2012년 이 주식을 다시 하나금융에 매각했다. ⓒ 연합뉴스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51%를 취득하는 데 1조3000억원 가량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인수 석달만인 2004년 2월 외환은행 주가가 급등했고, 론스타는 1조원의 평가익을 얻게 됩니다. 이 때문에 헐값 매각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후 2006년, 감사원은 인수자격 없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였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론스타는 꾸준히 외환은행의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국민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했습니다. 이후 HSBC가 매수자로 나섰지만 계약은 끝내 불발됩니다. 이후 2010년 11월이 되서야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계약을 체결합니다. 그리고 2012년 1월 금융위원회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습니다.

◆8년 소송의 시작…과연 그 끝은?

론스타는 그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약 47억달러(한화 약 5조55000억원) 규모의 국제투자분쟁절차(ISDS)에 들어갔습니다. 금융위의 승인 지연으로 매각이 늦춰졌고, 국세청의 과세 처분으로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론스타와 한국정부는 증거 자료를 제출하고 4회에 걸쳐 심리기일을 진행하는 등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그러던 중 론스타가 하나금융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며 제기한 ICC 상사중재에서 2019년 패소했습니다. 론스타는 당시 해당 판정이 한국정부가 외환은행 인수가격 인하에 개입한 증거라며 ISDS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우리 정부는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ICC는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와 당사자 및 근거법이 다른 별개의 사건"이라며 "정부는 ICC에서 의견을 개진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기회도 부여받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강성국 법무부 법무실장이 지난 8월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부처 합동으로 국제투자분쟁(ISDS) 전담조직 신설 및 대응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ISDS를 전담하는 조직을 법무부 내에 신설했습니다. 여기에는 변호사만 14명이 소속돼 있는데요, 이후 정부는 소송 내용을 비공개로 유지하다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강성국 법무부 법무실장은 지난 8월 브리핑에서 "(중재재판부의) 절차종료선언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면 이를 신속하게 국민들께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론스타 사건의 중재재판부 의장이 교체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것입니다. 지난 6월 캐나다 대법관을 지낸 윌러임 이안 비니가 새로 의장중재인에 선임된 것인데요, 새 중재재판부는 지난 10월15일과 16일 양일에 걸쳐 비디오 콘퍼런스 방식으로 한국 정보와 론스타의 입장을 들었습니다. 중재절차가 재개된만큼 법조계에서는 론스타 사건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KBS는 론스타가 최초 청구액의 1/5인 8억7000만달러(한화 약 9700억원)를 제시하며 협상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일 이 협상을 받아들이면 ISDS에 제기한 청구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인데, 그 시한이 오는 30일까지입니다. 정부는 그러나 이같은 론스타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협상을 받아들인다면 국내 여론은 다시 한 번 들끓을 지 모릅니다. 중재재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쪽이 이기든 후폭풍은 상당할 것입니다. 여야 정치권의 치열한 책임 공방은 물론,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들썩거릴 건 불보듯 뻔합니다. 과연 그 끝이 어떻게 그려질 지는 아직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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