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빠졌고, 동시에 큰 타격을 입으며 체력이 바닥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계 전반에 '공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불안한 노사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GM에 시선이 쏠린다.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업계는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겨우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는 한국GM의 완성차 생산 및 수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설득에도 아랑곳 않는 노조…득보다 실 큰 파업
국내 주요 완성차 공장이 파업 등으로 생산중단에 들어가면 그 파장은 적지 않은 상황인데, 한국GM 노조는 잔업 및 특근 거부에 이어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회사 측과의 교섭 진전 여부에 맞춰 투쟁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한국GM 노조는 현재 '파업으로 인해 노조가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앞서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전면파업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는 등 전면파업이 노조 자신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었던 전례도 있다. 당시 임금 및 단체 협상이 결국 해를 넘긴 탓에 노사 간 갈등의 고리는 깊어졌고, 파업으로 인한 후유증 역시 노조원 개개인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GM은 전면파업 기간에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했다. 통상 파업기간에 생산물량이 줄어들면, 파업 이후 잔업 등을 통해 추가생산이 이뤄지면서 임금도 일부 보전된다.
하지만 지난해는 파업기간의 생산차질을 만회하지 않기로 회사가 결정하면서, 생산현장에서는 오히려 임금이 줄었다.
올해 역시 회사의 흑자전환이 물 건너간 상황에서 노조가 전면파업을 강행할 경우 이권을 지키려는 노조의 쟁의행위가 오히려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파업을 강행하려는 노조는 희생에 대한 보상을 주장하지만, 회사가 아직 적자인 상황에서 이런 주장은 어디까지나 공염불일 뿐이다"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노조가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려다가 오히려 회사만 망치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수출 기지개 한국GM…파업으로 본사 시선은 싸늘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이번 노조의 파업이 한국 사업장에 대한 글로벌 GM의 시각이 회의적으로 바뀔 것이란 시각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GM은 현재 GM의 사업장을 통틀어 파업을 벌인 유일한 사업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군산공장 폐쇄 이후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GM은 한국GM 회생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고, 한국GM은 이를 토대로 경영정상화를 달성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무리한 파업을 벌이며, 글로벌 GM의 계획에 차질을 가져다주는 등 엇박자를 내고 있다.
또 지난달 2만4327대를 수출한 한국GM은 7월 이후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글로벌 GM 내에서 탄탄한 수출 기지로 자리 잡았음에도 노조는 한국GM에 장기계획을 보여 달라며 파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한국GM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했을 당시 한국GM 부평공장 내 차량 제조 설비들이 멈춰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오히려 GM의 투자계획을 철회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탄탄한 수출 기지로 자리 잡은 지위마저 보장해 줄지 미지수라고 전망한다.
한편, 한국GM은 지난달 29일 21차 단체교섭에서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는 것을 전제로 총 700만원의 임금성 부분을 포함해 최종 제시안을 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미 한국GM 올해 코로나 사태로 누적손실만 6만대에 달하는 가운데 계속된 잔업 및 특근 거부, 부분파업으로 7000대 가까이 추가생산 차질까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와 대화하겠다며 전향적인 제시안을 내놓은 사측에 더 큰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전례없는 위기에 강경투쟁 대명사처럼 불리던 현대자동차 노조도 11년 만에 기본급을 동결하는 등 2년 연속 무분규 합의에 도달했다"며 "그만큼 노사 모두가 지금의 위기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런 상황에서 한국GM 노조는 회사 측의 제시안을 잘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며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상황에서 노조와 대화하고자 전향적인 제시안을 내놓은 것은 고무적이다"라고 부연했다.
또 "제시안을 받지 않을 경우 노사간 갈등이 지속되며,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 등 한국GM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조 스스로가 자각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