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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LG화학 vs SK이노 최종판결 연기…합의 가능성은?

연기 결정 전 합의 위한 '물밑작업' 이뤄졌지만 끝내 결렬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10.28 17:24:48
[프라임경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가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간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 연기를 결정한 가운데, 이 결정이 양사의 합의 타결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TC는 지난 27일(한국시간)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을 오는 12월10일로 연기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구체적인 연기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당초 ITC 최종 판결일은 지난 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26일로 1차 연기됐다. 그러나 이번 연기 결정으로 두 차례나 최종 판결이 미뤄지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 

이로 인해 ITC의 이번 최종 판결 연기 결정을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영향으로 순연된 것이라는 의견과 판결에 따라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커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미국 대선 이후로 미뤘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등이 존재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호학이 SK이노베이션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을 연기하자 양사의 합의 타결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일각에서는 이번 ITC 최종 판결 연기는 양사 간 합의를 종용하기 위해 '시간'을 준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이는 가장 처음 연기한 기간이 21일이었던 반면, 이번 2차 연기 기간은 그 두 배에 달하는 45일이기 때문.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데는 ITC가 1차 연기와 2차 연기를 결정한 '투표일'과도 무관치 않다. 통상 ITC는 어떠한 사안을 결정할 때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특히 첫 번째 연기 결정은 최종 판결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10월5일보다 열흘정도 앞선 9월25일 투표가 진행됐던 반면, 이번 결정은 26일 당일에 투표해 결정됐다. 이를 두고 업계는 ITC가 이 소송에 대한 깊은 고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첫 번째 투표는 미리 협의가 이뤄진 상태에서 진행해 코로나19 등에 따른 절차상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두 번째 투표는 절차상의 연기 필요성보다 판결에 대한 내용을 고심한 끝에 합의 가능성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결정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SK이노, 수백억 원대 합의금 제시

앞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건을 두고 몇 차례에 걸쳐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양사는 협상 테이블에서 상반된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구체적인 합의점 도출에는 실패했다.

본지 취재 결과, SK이노베이션은 ITC 최종 판결을 앞두고 LG화학에 '합의금'을 제시하면서 합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가 진행 중인 협상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는 탓에 구체적인 금액을 확인하긴 어려웠지만, SK이노베이션 측은 LG화학에 수 백억 원 대의 합의금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LG화학은 이번 ITC 최종 판결 연기 결정 전 이뤄졌던 SK이노베이션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업계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의 합의금 규모를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로 예상했다. 그러나 SK이노 측은 조 단위 합의금은 절대 없다는 입장이며, LG화학은 조 단위 합의금을 원하는 눈치라서 ITC의 연기 결정 전 극적 합의는 이뤄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합의 필요성 높아지자 가능성↑

업계는 이번 ITC 최종 판결 연기 결정으로 LG화학이 전보다 합의 필요성이 커졌을 것이라며, 최종 판결 전 극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이러한 전망이 제기되는 데는 여러 이유들이 존재한다. 그중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분할을 통한 자금 유치가 절실하며, 전기차 화재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한 상황에서 소송 장기화는 부담이라는 점들이 합의 필요성을 높인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전보다 합의 필요성이 커졌을 것으로 예상한다. ⓒ 연합뉴스


실제로 LG화학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27일 배터리 사업 분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놓은데 이어 최근 국토교통부가 화재 원인이 배터리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등 LG화학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상황에 놓인 LG화학을 파고들어 합의금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최종 판결 연기가 결정되자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점 등이 이를 방증한다.  

다만, 합의가 도출되려면 양사 모두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는 LG화학이 기존에 고수하고 있는 합의금 규모를 축소해야 하며, SK이노베이션 역시 합의금과 더불어 실효성 있는 제안을 내놔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K-배터리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초격차'를 구현하고 그 선두에 LG화학이 서도록 SK이노베이션이 합당한 합의금과 납득할 만한 수준에 기술 공유 등을 제안한다면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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