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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찍는 시골살이"…가수 고예은 '쉼나눔 콘서트' 참관기

자연, 자유, 젊음을 찬양한 신곡 '구룡'과 '늘' 발표…부여 뮤지션 故 조용연 추모 겸해

김원기 시민기자 | hikwk@daum.net | 2020.10.26 20:53:47

가수 고예은(사진)이 부여에 위치한 조령공방에서 자신의 시골살이 경험을 담은 자작곡을 부르는 모습. = 김원기 시민기자



[프라임경제] "우리 구룡 집은 참 평안해요 따사로운 햇빛 들어오는 창문들을 바라 봐요" 

한 젊은 가수의 은은한 목소리가 백제의 고도 충남 부여의 골짜기에 냇물 소리와 기타 선율 따라 잔잔하게 흐른다. 

가수 고예은의 '쉼나눔 콘서트'가 열린 부여군 은산면의 산속 공방인 '조령공방'에서 지난 24일 오후께 흘러 나온 선율이다.

이날 콘서트는 홍대 앞을 중심으로 모이는 문화예술인 연대모임인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홍우주)가 진행하는 '연결의 가능성: 예술로 부여잡기'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홍우주'는 '홍대 앞에서 우주로 나아간다'의 줄임말이다. 

콘서트는 홍우주에서 지난 1년 동안 부여에서 운영 중인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부여에서 나고 자란 뮤지션 '故 조용연' 아티스트를 추모하면서 이를 기억하는 이들이 만나 서로 연대하는 콘서트다.

가수 고예은은 올 봄 캠퍼스의 낭만을 찾아 나선 다른 친구들과 달리 '자연과 자유를 노래하는 가수'를 꿈꿨다. 그렇게 나선 길이 바로 '삶의 여정에 쉼표 하나'라는 마음속 팻말과 기타하나에 의지한 나그네의 삶이었다.

나그네의 삶은 부여군 구룡면의 한적한 할아버지 댁 '하늘표고 농장'에서 싹을 틔웠다.

머리를 빡빡 깎아 보기도 하고 하얀 고무신 신고 활보하기 등 그동안 도시에서는 하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던 자유를 맘껏 누린다. 19세기 자연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젊은 시절 도시를 벗어나 도끼 한 자루 들고 홀로 월든 호수가에서 머물던 모습과 오버랩 된다.

최근에는 동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기타 강좌도 개설해 '재능 나눔'도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간간이 표고버섯 채취와 출하를 돕고 딸기 따기와 밤 줍기 등 시골 일도 하며 삶의 내공을 쌓고 있다. 천연 염색하기, 나무 커틀러리, 스포츠 댄스 등 다양한 배움도 함께다. 

코로나 때문에 호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진 태즈마니아에서 마무리하고자 했던 1년 삶 공백기(갭이어)의 마지막 빈 공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행복한 고민도 하고 있다.

자작곡 '구룡'은 학창시절을 마친 가수 고예은이 쉼표 하나 찍고 싶어 올 봄부터 한시적 시골살이를 하면서 느낀 바를 담은 자전적 노래다. 자연과 이웃과 정겹게 지내는 기쁨과 행복감이 주된 내용을 이루는 한편의 서정시다.

"자전거를 타고서 논길 내리막을 달리면 마구마구 행복해진답니다.
가끔 마주치는 두루미 강아지 개구리 안녕. 딸기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하세요.
편지를 부치러 우체국 가는 길이 이렇게도 설렐 수가 있다니. 
우리 하늘표고 농장에는 사나운 수탉과 포근한 암탉들. 커다란 몸집 겁 많은 레오(고양이). 우리 마음속엔 천사 가을이도 있지요. 사랑스런 친구들이랍니다.
가끔 마주치는 고라니 두꺼비 고양이 안녕. 마을 이장님 자전거 할머니 안녕하세요. 버섯 출하하러 농협에 가는 길이 이렇게도 즐거울 수가 있다니"

신곡 '늘'은 젊음을 느끼는 가수가 늘 자유를 추구하여 노래로 세상에 위안의 마음을 공유하겠다는 서정을 담고 있다. '늘'은 고예은 씨가 학창시절부터 정말 사랑했던 기타의 이름이다. '늘'이는 올 봄 트럭에 깔려 못 쓰게 된 애 닳는 추억을 남겼다고 한다.

"그대여 보이나요, 내 젊음 가을처럼 익어 가는 소리. 그대여 들리나요, 옥마산 서녘 노을, 아름다운 빛들의 향연. 가득 차 넘칠 것 같은 그대여, 가끔은 외롭고 시린 나의 마음 아시나요. 빡빡 깍은 머리. 새 하얀 고무신. 나무 숟가락 파기. 오호! 이 모두가 자유. 그대와 함께 하는 나의 젊음. 더욱 환해진 나의 웃음, 나의 생명. 늘 안아 주는 사랑하는 기타 반주 속에, 오호! 나의 삶!, 익어 가는 나의 젊음. 늘 잊지 않을래요. 늘 사랑의 노래 부를래요. 위안의 노래, 늘 함께 부를래요. 오 그대여. 영원히"

젊은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마냥 저녁노을처럼 아름답고 벅차다. 하지만 가끔씩 잦아드는 시리고 외로운 마음도 엿보인다. 이에 맞선 자유로운 젊은 영혼은 마치 단정한 화분 속 가지런한 난초 잎들 사이에 살며시 옆으로 삐쳐 나온 잎 마냥 파격(破格)이다. 

가수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행하는 에너지의 원천인 자유와 젊음을 찬양하며 늘 세상에 위안의 노래를 선물하겠다고 속삭인다.

앞으로 뮤지션 고예은이 세상에 던질 위안의 노래들이 어떤 형상으로 우리들 곁에 계속 다가와 속삭일지 자못 기대가 크다.

본 행사를 주관한 고예은의 멘토인 김정기 마스터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적은 인원만 초대한 게 아쉽지만 참석하신 분들이 후한 평을 내려줘 다행"이라면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대중들과 만나게 될 가수 고예은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콘서트에는 가수 송인상 씨가 찬조 출연해 '눈', '우리들의 가난한 사랑'을 불렀고 한국전통문화대학에 재학 중인 김영민 씨가 하모니카 연주를 더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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