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부당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국회가 감사를 요청한지 13개월 만에 이뤄졌다.
감사원은 20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번 감사는 경제성 평가 위주로 이뤄졌으며 조기폐쇄 결정은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 결정 자체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이사회는 2018년 6월15일 월성 1호기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조기폐쇄를 결정했다. 조기폐쇄 결정 배경에는 계속가동 대비 이익이라는 삼덕회계법인의 용역 결과가 바탕이었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국회는 2019년 9월 조기폐쇄의 타당성 등에 대해 감사를 요구했다. 이에 감사원은 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및 이사들의 배임행위에 대해 감사를 벌였고, 지난 19일 결과를 의결했다.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폐쇄 결정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 연합뉴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삼덕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 용역보고서에서 원전 계속가동 시 수익성 산출 지표인 이용률과 판매단가가 제대로 산정됐는지 살폈다.
감사 결과 경제성 평가에 적용된 이용률(60%)은 강화된 규제환경으로 전체 원전 이용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적정한 추정 범위를 벗어나 불합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이 평가에 적용된 2017년 한수원 전망단가(55.08원/kWh)는 같은 해 실제 판매단가보다 9.3% 낮아 계속가동 시 전기판매 수익이 낮게 산출됐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연도별 한수원 전망단가를 산정해보면 실제 판매단가보다 대체로 낮게 예측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한수원 전망단가를 보정(상향조정)해 경제성 평가에 사용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감사원은 한수원이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에 따라 감소되는 월성본부나 월성1발전소의 인건비 및 수선비 등을 적정치보다 과다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감사원은 한수원 사장이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관리·감독하지 않았다고 보고 엄중 주의를 요구했다.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을 결정하기 위해 경제성 평가 등을 실시하는 과정서 신뢰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평가 등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도 통보했다.
끝으로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고 이를 이행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백운규 산업통상부(이하 산업부) 전 장관에 대해서는 국가공무원법 56조에 위배돼 엄중 인사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미 퇴직했기 때문에 재취업과 포상 등을 제한토록 했다.
한수원 이사들의 배임행위 여부에 대해서는 이사들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하면서 본인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고, 한수원에 재산상 손해를 가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감사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 중인 원전 24기 중 10기가 향후 10년 내 설계수명이 만료된다"며 "원전 계속가동 관련 경제성 평가 결과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