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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가 총리 강경책…한일 재계 '먹구름'

한일 관계 개선 미미한 상태서 日에 투자는 부담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10.14 07:50:44
[프라임경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국내 기업인 중 처음으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났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경색된 한국과 일본 관계 개선에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을 내놨다.

그러나 13일 스가 내각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수용 가능한 조치가 없을 경우,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중·일 정상회담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한일 관계가 재계 기대와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 기업인 중 처음으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났다. ⓒ 프라임경제


최근 외신에 따르면, 신 회장과 스가 총리가 11일 도쿄 총리 관저 인근 중식당에서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사와다 다카시 패밀리마트 대표, 고바야시 가즈토시 고세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과 스가 총리 등은 1시간 30분가량 점심을 함께하며, 여러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떤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오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과 스가 총리의 이번 만남에 대해 과거부터 쌓아온 친분도 있지만, 관광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 스가 총리와 호텔과 면세점 등 관광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신 회장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된 것으로 추측했다.

이로 인해 신 회장이 한일 관계를 개선해 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상승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으로 인해 크게 감소한 한국인들의 일본 관광이 재개되려면 양국 관계 개선이 우선시 돼야 하기 때문.

그러나 한일 관계에 긍정적 신호탄으로 보였던 신 회장과 스가 총리 만남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다음 날 스가 내각이 한·중·일 정상회의에 불참할 것이라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전달한 탓이다.

이날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조건으로 한일 갈등 현안인 일제 강제징용 배상 소송에 관한 한국 정부의 조치를 요구한 것은 스가 총리의 의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법원이 압류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되지 않는다는 보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한국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행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와 이번 일본 측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올 연말에 열릴 예정이었던 한·중·일 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아베 신조 내각에 이어 스가 내각과도 대립각을 세우면 세울수록 롯데에게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유통과 화학을 꼽았다. 이중 화학 부문에 대한 투자, 특히 유력 기술을 보유 중인 일본 기업에 대한 M&A(인수·합병) 관련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지난해 2차전지 소재 부품사인 히타치케미칼 인수전에 뛰어든데 이어 올해 히타치케미칼을 최종 인수를 한 쇼와덴코 지분을 사들인 바 있다.

하지만 롯데는 국적 및 정체성 논란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기업인 탓에 한일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한일 관계는 롯데그룹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일본 내각이 교체됐지만 여전히 냉랭한 한일 관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여전히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신 회장은 난색을 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롯데케미칼의 쇼와덴코 지분 매입은 일본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나 인수·합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 신호탄이었다"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신동빈 회장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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