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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강요받는 상술, 무시당한 약자의 감정…LG유플러스

노동자와 대리점 우려내는 성장 언제 벗어날까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20.09.30 08:03:47
[프라임경제] 통신업체의 입장에서 통신망의 발달이 가져다 준 선물이 하나 있습니다. 통신 속도의 개선을 근거로 보다 많은 고객에게서 보다 많은 수익을 만들어 내는 '상술'의 '진보'입니다. 

그 결과 통신3사의 성장은 눈이 부실 지경입니다. 2010년대와 2020년의 가장 커다란 차이는 3사 공히 5배 가까운 수익규모의 성장 기록입니다. 통신망은 어디에나 있고 대부분의 가정은 매년 수십에서 수백만원의 통신요금을 지불합니다. 

1인가구의 증가는 사실상 1인용 회선의 증가를 의미하며, 회선의 증가는 기본요금 이상의 상품 매출을 올려주는 고객의 증가를 말합니다.

그래서 요즘의 인터넷 가입은 수십만원에 이르는 사은품을 미끼로 유선인터넷과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를 빌려주고 망 사용료를 결합하며 IPTV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물론 개별 상품의 요금에 비해 훨씬 더 저렴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인터넷전화까지 하나로 묶은 다음 휴대전화 회선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한 명의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최대한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술이 보편화 된 시장에서 더욱 많은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통신사간 경쟁은 치열해졌고, 상품도 복잡해졌습니다. 하지만 관심있는 소비자들은 매달 내는 인터넷 요금이 인터넷공유기를 임대하는 것과 할당된 회선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수신이 가능한 무선인터넷 접속 아이디와 비밀번호등 접속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해당 무선인터넷 망 사용의 권리를 빌려주는 것에 해당한다는 사실도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들여다 볼 10년전만 하더라도 통신망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나 서비스를 사용하던 소비자, 그리고 산업에 속해있는 근로자가 서로의 권리가 어디까지인지 정확한 선을 긋지 못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이전부터 시작됐던 통신사간 경쟁은 망의 발달과 동시에 상술의 진보를 마주한지 오래였지만, 구성원을 보호하는 장치가 마련되지 못했던 것이지요.

오늘은 통신 시장의 과도기였던 지난 10년간 LG유플러스에서 대리점과 근로자, 소비자의 권리보다 상술이 빠르게 진보하는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아보려 합니다. 우리 속담 가운데 하나인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은 곱씹을수록 슬프게 느껴집니다. 

ⓒ 연합뉴스


◆항의하는 고객에게도 판매 강요했나

먼저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에 대한 권리가 모호하다는 것이 상술로 사용된 경우 어떠한 영향을 이끌어 내는지를 살펴봅시다.

10년 전 오늘 '이투데이'는 'LG U+, 개인정보 무단조작 마케팅 논란' 제하의 단독보도를 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LG유플러스가 070 인터넷전화에 내장된 무선인터넷 비밀번호를 가입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변경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인터넷전화라는 '기기'는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장비였습니다. 지금도 큰 변함은 없지만, 보통 통신사가 판매하는 '무선인터넷' 상품은 유선 통신과 무선을 연결하는 중계기가 필요합니다. 

유선통신망과 인터넷전화의 결합상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무선공유기 컨트롤러 역할을 하는 인터넷전화기를 통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도록 구성돼 있었던 것이지요.

기사에서 LG유플러스의 문제적 행동은 크게 두 가지로 지목됐습니다. 우선 LG유플러스가 고객의 동의 없이 고객에게 임대한 인터넷전화기의 무선인터넷 접속 비밀번호를 변경한 것, 그리고 변경된 비밀번호 때문에 사용을 못하는 소비자에게 기존보다 비싼 가격의 제품을 홍보한 것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알 수 없으나 소비자의 과실이 아님에도 무선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한 환경에 제한이 발생했다는 사실과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비스업체가 보다 비싼 제품을 소개하는 행동이 '공교롭다고 일축하기에 인위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지적이지요.

보도에 공개된 LG 유플러스의 답변도 의아함을 불러옵니다. 상담사는 "기존 비밀번호가 외부 노출이 심해 임의로 변경됐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비밀번호가 변경된 사항에 대해서는 기술적 검토 등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는 중이며 비밀번호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상품을 강매하는 것은 아니다"며 상충하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유야무야 덮어집니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진 사건들을 통해 우리는 LG유플러스가 실적을 높이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다보니 이런 사건이 벌어진것이 아니냐는 추정을 해 볼 수 있습니다.

2014년 10월21일 전북 전주의 LG유플러스 콜센터 소속 한 직원이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보도됐습니다. 당시 29세에 불과했던 해당 직원(이모씨)은 '고객센터에 단순 문의하는 고객들에게 070 인터넷전화, IPTV, 맘카(홈 CCTV) 등의 상품 판매를 강요하고, 목표 건수를 채우지 못하면 퇴근을 못합니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씨의 사고 4년2개월만인 2018년 12월이 되서야 산업재해로 인정했습니다. 직원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해 벌어진 사고라는 것입니다. 

이를 다룬 '한겨레21'의 보도에 따르면 이씨의 아버지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인정 이후에도 회사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씨의 보호받을 권리를 지켜주지 않은 회사는 사과해야 할 양심도 갖추지 않았나 봅니다.

그리고 이씨의 생전 근무 부서에서 이씨와 비슷한 업무를 배정받은 19세 여고생의 극단적 선택이 알려진건 2017년입니다. 실습을 나왔던 학생은 고객의 해지를 막아내며 실적까지 올려야 한다는 압박에 사로잡혀있었습니다. 이들의 죽음은 이른바 '감정노동자 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이끌어 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을 만들기 위해 이들의 희생이 필요로 했는지는 의문입니다. 같은 업무가 어떤 상황으로 근로자를 몰아가는지가 명백하게 드러났던 이씨의 사건을 목격했지만, 이후에도 근로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대책만 있었어도 벌어지지 않았을 사고였지요. 이들에게서 서비스를 받는 소비자와 이들을 사용해 수익을 내는 기업 및 이들을 사회구성원으로 보호해야 할 책임있는 행정기관 모두의 의무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사건을 보도한 '프레시안'은 이 학생의 업무를 '욕받이'로 표현했습니다. '서비스 해지를 위해 전화를 건 소비자에게 영업까지 하도록 강요 받다보니 발생한 사건'이라는 설명입니다.

기사에서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측은 "부당한 지시나 목표를 할당해 강요하지 않았다"며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져 안타깝고 당황스럽다.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책을 마련하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기사에서 말하지 않은 정보는 학생이 실제로 소속된 기업이 LG그룹과 친인척 관계로 엮여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습생에게 지독한 상술을 강요하고도 '가족간에 서로 도와준다'고 '포장할 수 있는 사이'인 것입니다.

◆대리점에도 무리한 요구

다음으로 대리점의 권리가 모호했던 시절 갈등이 발생한 상황에서 피해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특정해 보려합니다. 참고로 LG 유플러스는 2016년 '고객도 LG 가족입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었지요. 그 이전에는 '사랑해요 LG'를 오랬동안 사용해왔습니다.  

2012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최승록 부장판사)는 김모씨 등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대리점 업주 6명이 LG유플러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LG유플러스는 원고들에게 판매목표 강제행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원고들에게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대리점 계약 해지 또는 영업지역 조정 등의 불이익을 주거나 줄 것처럼 고지했다"고 지적합니다.

이때도 실적을 높이기 위한 상술이 문제가 됐습니다. 단통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시장 점유율이 곧 통신사의 매출을 의미했습니다. 기업은 보다 상술에 적극적이어야 했던 것이지요. 

그렇다보니 고객에게 좋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수익을 추구해야 할 대리점에게 손해를 강요했고, 이를 따랐음에도 실적에 미달할 경우 판매할 권리를 빼앗았다는 설명입니다. 갑질 논란이 없었던 것이 의아하게 느껴집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김앤장으로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고 대법원으로 재판을 끌고 갔습니다. 2010년 재판을 주도했던 대리점주들이 만든 'LG텔레콤 피해자 모임 카페(이하 엘피모)'는 지금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은 엘피모 간부 박모씨의 인터뷰 입니다. 박씨는 2013년 한 인터뷰에서 "저를 유치했던 영업팀장은 영업실적에 대한 압박감과 저에 대한 죄책감에 못견뎌 2010년 자살을 선택했습니다"고 회고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대리점주에게 사기에 가까운 계약을 맺은 사실을 인정한 LG유플러스 직원의 안타까운 선택이 벌어진 것이지요. 자신의 갑인 회사의 지시에 따랐던 것에 자책한 이 직원도 LG유플러스 상술의 피해자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관련해 2013년 을지로위원회에 출석한 박모 전 LG유플러스 과장의 양심선언은 실적에 눈 먼 경영의 그림자를 보여주네요. 그는 '영업조직은 실적으로 상대평가가 이루어지기에 조직장 및 팀원의 인사 고가를 위해, 대리점에게 무리한 목표 및 목표달성을 요구해 왔습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지시에 의한 갑질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10년 후 비슷한 원성 왜?

10년이 꼬박 흐른 올해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앞서 설명했던 사건들은 사회적 문제로 인식돼 법률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임대 기기의 정보 변경 권한은 약관을 통해 분명하게 명시됐습니다. 

그리고 감정노동자보호법은 상담원들의 노동 강도를 덜어주는 장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은 '업무 성과'에 대한 판단 영역까지 범위를 확보해 하향식 갑질을 막는 최소한의 허들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선 작업들이 LG유플러스에서 과연 실효를 보이고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여전히 회사는 실적만을 추구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지금의 LG유플러스 아니 LG헬로비전은 수년간 헬로비전의 상담원으로 근로해왔던 CJ텔레닉스와 계속해서 거래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터진 상담원들의 불만은 "LG유플러스가 인수한 이후 회사의 영업실적 압박은 이전보다도 매우 심해졌다"며 "지금은 LG의 렌탈 상품 영업 및 LG유플러스로 고객 호전환 업무까지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수익을 거두는 것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CJ헬로비전에서 비슷한 업무를 하던 상담원들의 소속이 LG헬로비전으로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 실적 압박이 늘어났다는 부분을 간과하기도 어렵습니다. 앞서 벌어졌던 사건들에서 실적 압박은 주요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올해 7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KMDA)는 LG유플러스가 고객의 사망으로 인한 중도해지도 대리점에 통신비를 환수하거나 실적 목표치를 지정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건당 몇십만원씩 수수료에서 차감해온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여전히 대리점에게 거래상 지위는 유효하게 작용하는듯 합니다.

기록해 놓은 사건들 가운데는 LG유플러스가 미처 밝히지 못한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상담원에게 고객이 싫어할만한 상술을 강요하는 것은 '괴롭힘'에 해당하고, 고객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도록 대리점에 강요하는 것은 '갑질'로 정의된다는 사실입니다. 

통신시장에서 상술이 먹히던 과도기는 지나고 있습니다. 약정의 만료가 통신사 이동을 의미하는 고객의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수평을 이루기 시작하면서 소비자의 눈도 높아졌습니다. 상담원과 대리점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소비자를 여론은 혐오합니다. 

대신 고객들은 통신요금의 항목별 비용을 고려해 합리적 선택을 추구합니다.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를 도입한 것과 같이 소비자에게 먹힐만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방증입니다. 

독립활동과 독립운동가의 후손을 지원하고 시민의인에게 국민을 대신해 칭송하는 LG의 사회공헌활동을 떠올려 봅니다. 위에 기록한 부정적 사고보다 훨씬 더 많은 긍정적인 활동을 LG그룹은 지속해왔으며, 앞으로도 LG그룹은 보다 많은 사회공헌을 이어갈 것입니다. 

그럼에도 LG그룹의 사회적 공(功)이 LG유플러스의 과(過)에 가릴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는 LG유플러스가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상담원이나 대리점에서 싫어하는 기업으로 남지 않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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