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G화학(051910)이 전지사업본부(배터리 사업) 분사를 최종 결정한 가운데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의 이름이 거론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분사는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로 이뤄질 예정인데, 지주사인 LG(003550)가 계열사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권영수 부회장이 등장한 것이다.

LG화학의 전지사업본부(배터리 사업) 분사 지휘권자가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연합뉴스
앞서 LG화학은 지난 17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전지사업본부 분사를 최종 결의했다. 아울러 오는 10월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2월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한다.
LG화학의 이번 분사는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기에 나온 결정이었다.
물론, LG화학의 이번 물적분할 결정 뒤에는 후폭풍도 뒤따랐다. 배터리의 미래성장 가치를 보고 투자한 주주들이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결정한 LG화학을 향해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에 LG화학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LG화학이 신설법인의 절대적 지분율을 계속 보유하는 만큼, 모회사가 될 LG화학 주가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LG화학이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택한 배경과 관련해 권영수 부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데는, 물적분할이 지주사 LG의 계열사 지배력 끌어 올리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LG화학이 인적분할을 택했을 경우 배터리 사업 전담 신설법인은 LG화학 자회사가 아닌 별도의 회사가 돼 LG화학 주주들은 자동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주주가 된다. 그렇게 되면 신설법인에 대한 LG의 지배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구체적으로 현재 LG는 LG화학 주식 33%를 보유하고 있다. 물적분할이면 신설법인에 대한 100% 지분을 보유한 LG화학이 모회사이기 때문에 지배력에는 변동이 없다. 그러나 인적분할이면 지주사의 신설법인에 대한 지배력은 33% 수준으로 하락하게 되는 셈이다.
이처럼 LG화학의 이번 물적분할 결정이 지주사 LG의 지배력 차원이 고려된 만큼, LG와 그룹 경영진의 의중도 내포돼 있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권영수 부회장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이사회 의장에 이어 LG화학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면서, 그룹 내 절대적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권영수 부회장은 LG화학의 초기 배터리 사업을 이끈 장본인 것은 물론, 1년 이상 지속돼 오고 있는 SK이노베이션(096770)과의 배터리 분쟁 과정에서 올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게 조기패소 판결을 이끌어 내는 등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관계자는 "권영수 부회장은 구광모 회장의 멘토로도 잘 알려져 있고,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방향성을 제시함에 있어서는 구광모 회장보다 권영수 부회장이 실권을 쥐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권영수 부회장의 임기와 그룹 내에서 맡고 있는 역할들을 보면 이번 LG화학 물적분할 결정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했을지, 권영수 부회장이 진두지휘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왜 나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업계는 이 같은 해석들 뒷받침으로 권영수 부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꼽는 배터리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만큼 △신설법인 설립 △IPO(기업공개) △상장까지 모든 영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LG 관계자는 "권영수 부회장과 이번 LG화학 분사 건은 전혀 별개다"며 "LG화학이 내부적인 검토 후 실시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