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법인보험대리점(GA)의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감독규정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몸집 키우기에 매몰됐던 업계분위기가 반전될지 관심이다.
GA(General Agency)는 보험 백화점을 표방, 보험사를 대신해 상품을 판매하는 대리점이다. 특정 보험사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중대형 GA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총 1021만건이었던 GA 신계약 건수는 2018년 1278만건으로 25.1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461만건으로 14.32% 늘어나 최근 3년간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중·대형사 수수료 수입 또한 7조4302억원으로 전년(6조1537억원) 대비 20.8% 증가한 규모다.
업계불황 속에서도 GA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속설계사대비 많게는 2배 높은 수수료가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수료 체계가 보험 영업경쟁 과열로 이어지면서, 공공연히 행해진 허위계약이나 보험료 대납 등 불공정영업행위와 소비자권익을 침해하는 불완전판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GA 불완전판매 비율은 해마다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보험사 소속 설계사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2배에서 3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대형 GA 대부분은 별개 보험대리점이 외형확대를 위해 연합한 기형적 구조로 인해 내부통제가 취약했다. 여기에 지사별 독립적인 경영체계를 갖춰, 당국 규제 조치의 취약점을 노릴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
이에 금융위원회는 계약 첫해 모집수수료를 월 납입 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수수료에는 시책 등 직·간접적으로 귀속되는 모든 비용이 포함된다.
모집수수료는 보험회사가 보험계약 모집에 대한 대가로 설계사나 대리점에게 지급하는 비용이다. 지금까지는 모집수수료가 납입보험료보다 높아 불완전판매를 유발한다는 우려가 있었다. 일부 설계사들은 1년 뒤 보험계약을 해지해도 차익이 발생하는 구조적 허점을 악용해 이를 노리고 허위계약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헙법 개정안도 GA 규제에 고삐를 당기는 정책이다. 지난 7월말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GA에 대해 불완전판매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추가 발의했다. GA 소속 설계사가 보험 모집 시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1차적인 배상 책임을 부여하고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지금까지는 GA의 불완전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보험대리점이나 설계사가 아닌 보험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했다. 현재도 보험사가 손해배상금을 지급한 뒤에 GA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실제 청구된 사례는 많지 않다.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GA가 손해배상책임을 이행하게 된다.
반면 GA업계는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해당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상품을 제작하는 보험사와 이를 판매하는 판매전문회사가 분리되는 '제판분리'가 가능해진다.
이 경우 GA는 보험판매전문회사 권한을 갖게 돼 보험 상품 원가에 속하는 사업비를 대상으로 보험사와 인하 협상을 할 수 있다. GA의 권한이 강해지지만 불완전판매비율이나 보험계약 유지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소비자보호 의무도 함께 지게 된다.
양종환 한국보험대리점협회 본부장은 "GA 몸집이 커졌다고 하나 여전히 업계에서는 단순 판매 채널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실질적인 고객 개인정보 관리 주체만 해도 GA가 아닌 원수사에 권한이 가있다. 지금까지 불완전판매 등 일부 GA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묻기 어려웠던 것은 근본적인 권한 등 체계가 미흡한 탓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무조건적인 규제가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GA사가 여전히 제도권 밖에 있는 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과거 2008년에도 금융위가 GA사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제대로 관리·감독하겠다는 취지에서 관련 법안을 추진했었던 만큼, 금융당국도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이 필요한 때가 도래했다는 업계 입장에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