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조선용 후판 값을 두고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국내 철강업계가 국내 조선업계와의 힘든 줄다리기를 이어 나가고 있다. 높아져가는 철광석 가격 탓에 협상을 통한 조선용 후판 값 인상을 서둘러야 하지만, 조선업계 상황이 녹록지 않아 쉽사리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12일 에너지 정보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플랫츠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톤(t) 당 121.4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초 대비 30% 가량 상승한 것.
일각에서는 철광석 가격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126달러(2019년 7월 초 기준)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이번 철광석 가격 상승은 중국 경제 회복 및 인프라 투자 확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중국 내 건설사업 호조세에 따라 수요가 급증해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외 국가 산업이 여전히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어 철광석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004020)만 올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3만원 인하했다. 이를 시작으로 포스코(005490) 등도 후판 가격 인하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쉽사리 인하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조선업계와의 가격 인상 협상 실패 시 영업실적 회복 시점이 더욱 불투명해지기 때문.
반면, 조선업계는 수주절벽 상태의 업황과 값싼 수입재 등을 앞세워 '가격 인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1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7월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50만CGT(12척, 74%)로 중국을 제치고 1위다.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전 세계 수주량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은 분명 기쁜 일이지지만, 업황이 좋을 때의 1위가 아니라는 점은 옥에 티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발주량은 661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으며, 수주잔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즉, 코로나19 여파로 선박 발주량이 낮은 상황에서 경쟁국 대비 독보적인 LNG선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얻은 결과물이 '전 세계 선박 수주량 1위'지만 여전히 조선 업황 불황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국내 조선사들의 2020년 2분기 실적과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는 이러한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010140)의 올 2분기 영업손실은 7077억원에 달하며,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58.6% 감소한 805억원이다.
한국이 전 세계 수주량 1위 자리 되찾게 견인한 한국조선해양만 유일하게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7.7% 증가했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의 올 하반기 전망은 밝다. 러시아와 모잠비크 등 대규모 LNG 프로젝트로 인해 LNG선 대량 발주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철강업계가 이번 상반기 조선 후판 가격 인하를 결정하고, 올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제대로 된 가격 인상을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