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조선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발주량이 큰 폭 감소한데 이어 세계 최대 조선해양박람회와 대형 해양 프로젝트의 취소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해양 프로젝트들이 코로나19와 국제유가 급락 여파로 일정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원통형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 연합뉴스
실제 글로벌 석유기업 쉘(Shell)은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Bonga South West-Aparo) 프로젝트인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이하 FPSO) 입찰 유효기간을 연말로 연장했다.
이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코로나19 여파로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프로젝트 진행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이에 연내 계약자 선정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는 최근 호주 브라우스(Browse) 가스개발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을 오는 2021년 말에 매듭지을 계획이었지만, 2년 연기했다. 우드사이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FPSO 2척을 발주할 예정이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국제유가 급락한데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올 하반기 역시 대형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연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실상 올해는 대형 해양플랜트 발주 자체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설상가상 오는 10월26일부터 30일까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포시도니아 2020' 선박박람회가 지난 21일 전격 취소됐다.
세계 최대 조선해양박람회인 포시도니아는 당초 6월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됐다. 그러나 확산세가 지속되자 아예 취소키로 결정된 것.
포시도니아는 △노르웨이 '노르시핑' △독일 함부르크 '국제조선해양기자재 박람회'와 함께 3대 조선해양 박람회로 알려져 있다.
이 박람회가 가지는 의미는 특별하다. 세계 선박시장을 주도하는 선주들과 조선소, 해양플랜트 관계자들이 모여 활발한 신규 발주 물량 협상을 벌이는 곳이기 때문.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자 박람회가 결국 취소됐고,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가 기대했던 수주 무대가 사라지면서 올 상반기 수주절벽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 중 하나가 날아간 것이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올 하반기 대량 발주가 기대되는 △러시아 LNG쇄빙선 △모잠비크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 만회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선. ⓒ 대우조선해양
앞서 국내 조선 3사는 지난달 2일 카타르 국영 석유사 페트롤리엄(이하 QP)과 슬롯(건조공간) 예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계약 내용에 따르면, QP는 오는 2027년까지 국내 조선 3사의 LNG선 슬롯 상당 부분을 확보한다. 통상 LNG선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사업은 정식 발주 전 선박 건조를 위한 슬롯을 우선 확보 계약을 맺는다.
특히 이번 계약은 LNG선 100대 이상 분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규모는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로 추정된다. 프로젝트 단위가 100척 규모인 만큼 일부는 연내 발주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관측한다.
다만 QP 측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 각사에 몇 대씩의 LNG선 수주를 인도할지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올 상반기 수주절벽을 딛고 하반기 LNG선 발주 물량을 싹쓸이해 계획했던 조선 부문 수주 목표치를 달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