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코로나 금융지원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하면서 금융권이 지원 연장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 각사
[프라이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 2월부터 진행된 대출 상환유예와 신규대출 등 금융지원 만기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도래하기 시작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됐음에도 불구, 금융권이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원 연장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월7일 이후 실시된 코로나19 금융 지원 중 대출 만기 연장은 총 63조6000억원(20만4000건)에 달한다. 정책금융기관이 19조4000억원이며 △시중은행 43조3000억원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 8000억원이다.
정부 측은 당초 금융 지원 조치를 9월 말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적용할 예정이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시한 연장' 목소리가 작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10월부터 다시 원금과 이자를 갚도록 한다면 그야말로 연체 대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다만 문제는 금융권 역시 이때를 기점으로 하반기 리스크 증대 우려가 적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4대 시중은행 평균 총여신 연체율(5월 말 기준)은 전월대비 0.03%p 상승한 0.31%다. 아직까지 코로나 대출 여파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조만간 연체율이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연체율은 총 대출채권 금액에 대한 1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잔액 비율이다. 즉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급증한 대출에 대한 연체는 아직 본격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뚜렷한 지표가 없지만, 금융지원에 따른 부실이 만기 이후 나타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위기'라는 표현까지 나올 것"이라며 "선제적 대응을 위해 건전성 관리 강화가 불가피하며, 향후 정책금융 요구가 추가될 경우 부담은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금융권은 코로나 금융지원 연장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요구가 부담될 뿐만 아니라 자칫 대출 부실만 키울 수 있는 만큼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A은행 관계자는 "실물 경기 회복 없이 만기연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원금유예까진 어쩔 수 없지만, 이자는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분할 납부나 이자 추가 대출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표명했다.
B은행 관계자는 "이자 상환유예로 인한 리스크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당장 연체율 폭탄이 터지진 않겠지만 차주나 은행 모두 이자 유예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연체로 인해 부실채권보단 차라리 '재기 지원'이라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안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C은행 관계자는 "상환유예시 연체 리스크는 증대될 수 있지만, 연체 대란이 발생하면 은행도 부실채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차라리 연말이나 내년 3월까지 추가 연장 조치도 나쁘지 않다"라고 답했다.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상호금융·저축은행·여신전문금융사 등 2금융권도 연체 리스크 문제에 있어 더욱 민감한 상태다. 경기침체 여파가 끝나기 전 상환리스크가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분기 기준 비은행 기업대출은 321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중소법인(169조3000억원)과 개인사업자(120조5000억원) 대출 비중은 무려 90.1%다. 여기에 비은행 금융기관 가계대출 중 신용등급 7등급 이하 비중(9.0%)도 은행(2.2%)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경기 침체 장기화시 기업 대출 부실화가 금융기관 신용 리스크로 직결된다는 의미다.
2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 현재 금융지원은 이자 소멸이 아닌, 단지 몇 개월 뒤로 미루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취약차주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지원 만기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금융권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