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전인 7월13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KB금융지주회장으로 선임된 어윤대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끊임없이 구조조정하며, 체중관리를 한 회사와 그렇지 못한 곳 사이 경쟁력과 수익성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다. 회장 내정자 신분으로 확인한 KB금융 실상은 안타깝게도 '비만증을 앓는 환자' 모습이었다."
10년 전 오늘 2010년 7월13일, 당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 같이 말했는데요. 이는 덩치는 크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뼈아픈 지적으로, 그야말로 KB금융이 처한 현실에 대한 냉철하고 직설적인 비판이었습니다.
어윤대 당시 회장은 KB금융이 변화와 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 없인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이후 10년이 지난 오늘날, KB금융이 당시 포부처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까요? 지난 10년간 KB금융이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봤습니다.
◆용두사미로 끝난 '어윤대호(號)'
10년 전 KB금융은 언제 쓰러지고 침몰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난파선'이었던 만큼 어윤대 회장은 "변화 없인 살아남기 힘들다"라고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그리고 국내 리딩 금융그룹 위상 회복과 글로벌로의 도약을 위해 △비용절감 및 리스크 관리 통한 '경영효율화' △지속 성장 위한 사업다각화 △신규 수익원 창출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 주요 전략 방향으로 제시했죠.
아울러 그룹변화 혁신 실무작업반(TF) 주도로 경영합리화를 위한 실행 방안 마련에 착수했으며, 은행 및 부동산에 치중된 연구 조사 분야를 증권과 보험 등 금융업 전반으로 확대하기도 했는데요.
뿐만 아니라 어 회장은 '세계 50위 안에 드는 은행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 속에 '메가뱅크론'도 추진하려 했지만, 여기까지였습니다. 특히나 2013년 취임한 임영록 회장은 어윤대 회장 정책을 폐지 혹은 수정하면서 굴욕을 당하기도 했죠.
◆조직 안정 '적임자' 윤종규 회장의 등장
어윤대 회장 바통을 물려받아 새로운 KB금융 사령탑에 올라선 임영록 회장은 소매금융에 치중하느라 상대적으로 영업력이 많이 떨어졌던 기업금융에 다시 힘을 싣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KB금융 관계자는 "별도 기업금융 지점을 두거나 통합 지점 내 기업금융 지점장을 따로 두는 등 기업 금융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조치"라고 말하기도 했죠.
아울러 신입사원 채용규모 절반을 차지했던 '해외 우수인재 채용'을 폐지했고, 해외 진출에도 매우 소극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임 회장이 이런 정책을 추진한 이유는 시장 경쟁력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채널은 재검토해 운영방향을 보완하고, 해외 사업장 리스크도 상당히 커지고 있어 위험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죠.

윤종규 신임 KB금융지주 회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물론 이런 KB금융 정책은 2014년 10월22일 윤종규 회장을 맞아 새로운 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합니다.
특히 윤 회장은 어윤대 회장 시절 은행장 선출을 위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최상위권에 뽑힐 정도로 친화력을 갖춘 조직 안정 적임자였습니다.
실제 윤 회장은 취임 후 KB금융 사태로 흔들렸던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동시에 순이익 개선 및 비은행 계열사 인수 성사 등 남다른 리더십을 바탕으로 KB금융 순항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 6월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인수 등 비은행부문 강화에 주력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윤종규 회장 특유의 추진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았죠.
이후 2017년 11월 연임을 확정한 윤 회장은 KB국민은행장을 분리, 그룹 취약 분야인 생명보험도 인수합병을 통해 키울 뜻을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인 2020년 1월16일 인수합병 시장 내 '메가딜'로 평가된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참여, 인수합병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는 2016년 현대증권(KB증권) 인수 후 4년여 만의 일입니다.
◆해외진출 뒤 찾아온 코로나19 위기
그렇다면 윤종규 회장의 해외 성적표는 어떠할까요.
"KB금융그룹은 글로벌 전략에서 다른 곳보다 뒤처진 것이 사실"이라며 "격차를 줄이고,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데에 노력하겠다."
지난 2017년 연임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한 윤 회장은 곧바로 실행에 옮겨질 정도로 해외 진출에도 꽤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제 2019년 KB금융은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캐피탈을 통해 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해외 3개 회사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아울러 미얀마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동남아 금융벨트 완성'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조직안정 △비은행 계열 강화 △해외사업 등에 초점이 맞춘 윤 회장 행보는 대부분 성공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다만 올 초부터 KB금융을 포함한 금융권은 물론,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책이 적절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여부가 윤 회장 연임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특히 현재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사태 계기로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윤 회장 역시 '디지털 금융' 가속도에 심혈을 기울일 모습입니다.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가 될 수 있다. 임직원 모두 지혜와 역량을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지속가능한 KB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오는 11월 두 번째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윤 회장이 과연 '디지털 금융'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