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 사태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꼼꼼하지 못한 금융당국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이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 사태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까지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지난 금융당국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이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 픽사베이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서 2015년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대거 완화했다. 설립은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했고, 최소자본금은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아졌다가 2019년엔 10억원까지 대폭 줄인 것.
◆사모펀드 활성화가 부른 투자 손실?
이처럼 낮아진 진입장벽에 2015년 말 20개에 불과했던 사모펀드 운용사는 2019년 5월 기준 181개로 무려 161개(800%)나 급증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운용사가 늘어난 만큼 퇴출위기에 놓은 운용사들 또한 증가하며, 자기자본 요건을 못 채우거나 투자금을 끌어오지 못해 경영난을 겪는 운용사가 속출했다.
이들 적자 운용사 중 상당수는 자기자본이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다. 순이익 내부유보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자기자본을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로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에는 자기자본이 줄면서 최소자기자본 요건(7억원)을 밑도는 운용사도 늘고 있다.
실제 2018년 옵티머스자산운용사의 경우도 ROE(자기자본이익률)에서 100% 이상 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상황과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지기도 했다.
또한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규제를 덜 받는 만큼 자유로운 운용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 반면 위험성도 크다. 그럼에도 당국은 규제만 대폭 완화했을 뿐 소비자보호 강화에 대한 장치 마련은 소홀했다.
결국 감시 기능이 작동하지 못한 채 고속 성장한 사모펀드 시장 이면에는 상품 운용을 무리하게 해온 운용사, 이익만을 노리고 소비자 보호에는 소홀한 판매사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환매중단 민원이 접수된 사모펀드는 총 22개로 판매 규모는 5조6000억원이다. 이들 펀드와 관련해 금감원이 접수한 분쟁조정신청 건수는 총 1003건으로, 이 중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민원이 672건으로 가장 많다. 여기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등 최근 환매 사태가 불거진사모펀드도 많아 신청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유럽 사모펀드 규제 강화
미국과 유럽에서도 사모펀드에 대한 별다른 장치가 없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규제가 도입됐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우선 미국은 운용규모가 1억5000달러 이상 대형 사모펀드 운용업자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을 의무화했다. 유럽은 AIFM(대체투자 펀드 관리자지침)을 신설해 대형 사모펀드와 운용업자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이밖에도 미국과 유럽은 공통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업자에게 위험포지션 보고 및 정보제공 의무 등을 부과해 시스템리스크 사전 인지 가능성을 높이는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이들 국가는 수탁자로서의 의무를 강조, 운영리스크와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조직,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체계, 영업행위원칙 등을 규정했다.
국내의 경우 사모펀드 수탁회사는 감시 의무가 없어 운용사와 수탁회사, 판매사 간 제대로 된 상호 견제 장치가 미흡한 실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는 펀드의 유동성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다시 말해 운용사는 유동성리스크를 주요 투자위험 중 하나로 인식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내부조직 체계 및 위험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펀드설계 단계에서부터 펀드 특성에 부합하는 환매정책과 유동성 관리수단을 갖추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한 관리를 강조했다.
아울러 개방형펀드 운용사는 펀드 특성에 적합한 유동성 관리조직 및 체계, 유동성 관리수단을 갖추고, 정기적으로 유동성리스크를 평가 관리하며 이를 적절하게 투자자 및 감독당국에 공시 보고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같은 IOSCO 정책권고 이후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 감독당국은 유동성리스크 관련 위험관리체계 확립, 정기적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투자자 공시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방형 펀드의 유동성리스크를 규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종민 자본시장선임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사모펀드 운용사 위험관리 조직 및 체계 내부통제에 관한 요건 등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운용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유동성 관리수단 범위, 사용조건 및 공시요건 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산운용 속성상 평판이 중요한 만큼 국내 운용업계는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규제여부와 상관없이 자체 위험관리 조직 등을 재정비해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