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수사심의위 '이재용 불기소' 권고

'기본 사실 소명'에도 검찰 딜레마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20.06.27 11:19:41

[프라임경제] 대검 수사심의위가 26일 검찰의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 의혹 기소가 적절치 않다는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내놓았다.

수사심의위는 "과반수 찬성으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결내용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조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즉 검찰의 소명 내용이 부족했다는 것.

그럼에도, 앞서 법원이 인정한 불법 승계 작업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는 검찰은 이례적으로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선정된 15명의 위원 중 1명이 불참해 14명이 참석한 이날 수사심의위는 양창수 위원장의 직무회피 의결에 따라 총 13명이 참여했다. 양 위원장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의 친분을 이유로 위원장 직무를 회피했다.

남은 위원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계속 수사 여부, 이 부회장과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삼성물산 등에 대한 기소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고, 그 결과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과반수 찬성으로 검찰 수사팀에 권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어디까지 보고 판단할 것인지에 대해 검찰과 삼성쪽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 부회장을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수 차례 고발한 바 있는 참여연대의 의견서도 이날 논의에 참고가 됐다고 대검측은 설명했다.

심의위원 상당수는 이 부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검찰이 입증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위원들 과반 이상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위법한 행위가 없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하지 않았다'는 삼성측 입장을 수용해 기소 불가 의견으로 투표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심의위를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어떠한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삼성의 손을 들어준 현안위원들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심의위의 결정은 불법 승계 작업의 존재를 인정한 법원의 판단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에 경영 승계 작업이 있었음을 인정 하며 사건을 파기 환송 했다"며 "최근 법원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할때도 '기본적 사실관계가 소명됐다'며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다.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해 검찰이 과잉수사를 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검찰은 이 부회장의 범죄혐의에 대한 사실관계와 논리를 철저히 보강해 흔들림없이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검찰은 위원회의 의견서를 검토한 뒤 이 부회장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심의위 의견으로 인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검찰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수사심의위 권고에 따라 불기소 결정을 내린다면 수사팀의경우 18개월간 110여명에 대해 430여차례 조사와 50여건의 압수수색을 펼친것을 과잉수사로 인정하게 된다. 

또한 권고에 그치는 수사심의위의 한계 때문에 애초에 검찰 수사가 부족했던게 아니냐는 의혹도 피하기 어렵다.

물론 그보다 20만장에 달하는 검찰 수사기록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수사심의위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더욱 클 것이다. 대검 스스로 자정능력을 갖추지 못해 도입한 수사심의위가 재벌 봐주기의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비난도 예상된다.

반면 검찰이 수사심의위 권고를 따르지 않고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난해 12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은 삼성그룹의 임직원 8명에게 전원 유죄가 선고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한 소명된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심의위가 고려했다는 '한국 경제' 등 법외의 부분들을 제외한 판단을 받겠다는 분위기다. 전날 심의위 한 위원은 '삼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검토됐나'는 질문에 "그런 부분도 고려됐다"고 답한바 있다.

다만 수사심의위는 검찰이 수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 도입한 견제 장치인데다, 그동안 8차례 수사심의위 결정을 검찰이 모두 따랐던 만큼 이번 심의위 권도를 뒤집는 결정을 내리는데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수사심의위 발표 직후 삼성은 "검찰 심의위가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기업활동에 전념하여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주신데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