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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깡소주 살 안찐다? 주류 '칼로리 표시' 안하는 이유

 

김다이 기자 | kde@newsprime.co.kr | 2020.06.26 07:45:55

[프라임경제] 생각보다 높은 주류 칼로리. 알고 드시나요?

사람들 사이에서 술은 '살찌는 음식'으로 낙인찍혀 있지만 정작 정확한 칼로리를 알고 마시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또 안주를 안 먹고 술만 마시면 살이 안찐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죠. 

10년 전 오늘 2010년 6월26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주류 열량 등 영양 표시를 하게 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을 고려하겠다고 발표한 다음 날인데요.

이날 식약처는 그동안 식품에 적용해 온 영양표시를 주류까지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세청이 담당하던 주류의 안전 관리 업무를 식약처가 넘겨받게 되면서 이러한 방안을 논의하게 된 것입니다.

식약처는 술의 높은 열량이 중년 남성 뱃살의 주범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38.7%로, 여성(28.5%)에 비해 10.2%p 높았습니다. 또한 40대 유병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남성 3692명의 '하루 에너지 섭취량 주요 공급원' 가운데 소주가 4.6%로 3위를 차지했으며, 하루 평균 소주를 통해 섭취하는 열량은 96.5㎉나 됐습니다.

당시 식약처 관계자는 "비만 예방을 위해 음주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주류 업무 이관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일정은 검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트진로 참이슬 후레쉬 이미지. ⓒ 하이트진로

이후 시간이 흘러 다시 주류 영양성분 표시에 대한 문제점이 거론됐는데요.

2019년 12월17일 한국소비자원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국내에 유통 중인 맥주·소주·탁주 20개 제품을 수거해 안전성 및 영양성분의 자율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열량 등 영양성분을 표시한 제품은 수입 맥주 하이네켄 1개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분석 결과 1병당 평균 열량은 소주(360㎖)가 408㎉로 가장 높았고 탁주(750㎖) 372㎉, 맥주(500㎖) 236㎉ 등이었습니다. 쌀밥 한 공기(200g)에 272㎉인 점을 고려하면 소주와 탁주는 1병만 마셔도 밥 한 공기 열량을 초과하는 셈이죠.

특히 일부 국산·수입 맥주는 비교적 낮은 열량을 광고하기 위해 제품명에 '라이트(Light)'라는 명칭을 붙여 판매되고 있었지만, 기준 열량 정보가 없어 소비자가 정확한 열량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국민의 알권리와 건강을 고려한 주류 선택권 보장을 위해 영양성분 표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고. 소비자원은 "식약처에도 주류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주류에 대한 영양표시는 이뤄지지 않고 있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너도나도 무알콜·논알콜 맥주를 선보이면서 '칼로리'를 앞세워 광고하고 있습니다.

(왼쪽부터) 칭따오 논알콜릭, 하이트제로 0.00,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 각 사 제공

25일 롯데칠성음료(005300)는 출시 3년 만에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리뉴얼하고 0.00%의 알코올 함량과 30㎉의 저칼로리 제품임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클라우드 클래식이 335m㎖에 172.9㎉인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열량이죠.

칭따오 역시 최근 63㎉, 알코올 도수 0.05%, 지방 0%, 콜레스테롤 0% 음료인 '칭따오 논알콜릭'을 출시했습니다.

칼로리와 영양성분을 표시하지 않던 주류 업체들에서 칼로리가 낮아지자 너나 할 것 없이 낮은 칼로리를 내세워 홍보하고 있는 것이죠.

소주 칼로리는 더 높습니다. 하이트진로(000080)의 '참이슬 후레쉬'는 360㎖ 용량에 404.5㎉,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은 408㎉입니다.

일각에서는 칼로리를 숨기기 위함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칼로리를 표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금이야 법 규정이 없으니 굳이 안 하고 있지만, 법을 통해 규제가 들어온다면 거리낌 없이 표시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식약처에서 이러한 주류 영양표시 규제를 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밝혔는데요.

식약처 관계자는 "당시 요구가 있어서 검토했던 사항이지만, 외국 사례를 검토해보니 주류 영양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는 나라가 없었다"며 "우리나라만 영양표시 의무화를 하게 되면 통상마찰이 발생할 수 있어서 2017년 6월 자율표시 가이드라인만 배포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주류의 경우 영양학적으로 보충하기 위해서 먹는 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영양학적 가치가 낮은 식품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식품들에 대해서는 영양표시를 의무화하기보다는 가이드라인을 줘서 기업의 선택에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018년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2007년부터 9년 동안 남녀의 음료류와 주류를 통한 에너지 섭취량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담배의 경우 유해 물질로 많은 제약이 있지만 주류의 경우 그렇지 않죠. 공익광고만 보더라도 '금연' 광고는 많지만 '금주' 광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매년 주류 섭취량이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건강 증진과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좀 더 꼼꼼하게 주류의 성분표시가 이뤄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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