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주 얇고 제대로 비정질 질화붕소(a-BN)를 만들어 보니 초전율을 나타냈다는 것이 핵심이다."

신현석 울산과학기술원 자연과학부 교수가 지난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 돌파 가능한 신소재 개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박지혜 기자
신현석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교수팀이 삼성전자종합기술원의 신현진 전문연구원팀, 기초과학연구원(IBS) 등과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반도체 칩 안 소자를 더 작게 만들 '초저유전율 절연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신현석 UNIST 자연과학부 교수는 지난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실에서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 돌파 가능한 신소재 개발' 브리핑을 했다.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줄이고 정보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는 핵심적인 방법이 절연체의 유전율을 낮추는 것인데, 공동 연구팀이 기존 절연체 보다 30% 이상 낮은 유전율을 갖는 '비정질 질화붕소 소재'를 합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비정질 질화붕소는 원자 배치가 규칙적인 육방정계 질화붕소(일명 화이트그래핀)와 달리, 원자 배치가 불규칙한 질화붕소다.
신 교수는 "비정질 질화붕소가 3차원적으로 배열돼 있어 소재가 서로 상쇄돼서 초저유전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절연체는 다공성 유기규산염(p-SiCOH)으로 유전율이 2.5 수준이다.
이번에 공동연구팀이 합성한 비정질 질화붕소의 유전율은 1.78로 기술적 난제로 여겨진 유전율 2.5이하의 신소재를 발견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칩의 전력 소모를 줄이고 작동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신 교수는 "현재 반도체 공정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비정질 질화붕소를 만들었다"면서 "초저유전율 소재가 개발되면 반도체의 집적도를 더 증가시킬 수 있고, 기술적으로는 배리어를 안 써도 돼 공정적인 면, 경제적인 면에서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a) a-BN의 유전상수, (b) 기존 저유전 소재와 a-BN의 밀도 및 유전상수 비교 데이터. © 기존 저유전 소재와 a-BN의 breakdown field 비교 데이터. (d) 코발트(Co) 금속 증착 후, 600도에서 가열해도 Co 원자가 실리콘(Si) 기판으로 못 이동하도록 a-BN이 장벽 역할을 함을 보여주는 단면 HR-TEM 이미지. 기판으로 못 이동하도록 a-BN이 장벽 역할을 함을 보여주는 단면 HR-TEM 이미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팀은 이론적 계산 및 포항가속기연구소 4D 빔라인을 활용해 비정질 질화붕소의 유전율이 낮은 이유가 '원자 배열의 불규칙성' 때문이라는 점도 밝혀냈다.
더불어 기존에는 유전율을 낮추기 위해 소재 안에 미세한 공기 구멍을 넣어 강도가 약해지는 문제가 있었으나, 비정질 질화붕소는 물질 자체의 유전율이 낮아 이러한 작업 없이도 높은 기계적 강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신 교수는 "이 물질이 상용화된다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와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반도체 산업에 닥친 위기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이어갈 수 있는 핵심 소재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5일 0시(한국시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