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에서 5가구 중 1가구에서 반려동물을 기른다. 매년 성장하는 펫시장에서 국내 '펫푸드'가 이미 시장을 장악한 해외 브랜드들 사이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 증가에 따라 '펫코노미(Pet+Economy)'라는 신조어가 생기면서 한국야쿠르트와 동원F&B, 하림, 풀무원 등 대형 식품기업들에서 식품기업의 노하우를 살려 펫푸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 앞세워 반려동물 식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한국야쿠르트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는 전국 2238만 가구 중 591만 가구에 달한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중은 17.4%에서 26.4%로 급증했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 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9년 글로벌 펫케어 시장 규모는 약 158조원에 달한다. 한국 펫케어 시장 규모도 2019년 약 1조9440억원에서 올해는 2조58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날로 성장하는 펫시장을 식품업체들에서는 '블루오션'으로 보고 뛰어 들고 있지만, 실상은 해외 브랜드들이 이미 기틀을 다져놓은 시장 내에서 국내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확보하기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
◆국내 식품업체 '펫푸드'사업 손 뻗는다
지난 해 말 정부는 제 5차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제 28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식품산업 활력 제고 대책'을 관계기관 합동으로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5대 유망식품군 중 하나로 '펫푸드'를 선정했다.
정부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펫푸드는 대부분 수입식품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는 17일 유산균을 더한 반려동물 영양간식 '잇츠온 펫츠 펫쿠르트'를 출시하며 '잇츠온 펫츠' 라인업을 확장한다.
풀무원은 2013년부터 펫푸드 전문 브랜드 '아미오'를 운영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홍삼 성분과 인삼농축액 등 고품질 원료를 사용한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을 2015년 선보였다.

동원F&B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의 '뉴트람' 제품 이미지. ⓒ 동원F&B
동원F&B는 2014년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NUTRI PLAN)'을 론칭했다. 동원F&B는 1991년부터 일본 캣푸드 브랜드 AXIA에 펫푸드를 OE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고양이용 참치캔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히 시장 경쟁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동원F&B 관계자는 "펫푸드 시장은 줄어드는 인구수 대비 1인 가구와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전체적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시장이 해외브랜드 위주로 재편돼있지만, 하림이나 풀무원 등 국내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시장을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림은 2017년 계열사 제일사료에서 분사해 '하림펫푸드'를 계열사로 설립하며 본격 펫푸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랜 기간 사료를 만들어온 기술력으로 펫푸드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5년간 400억원을 들여 충남 공주에 펫푸드 공장 '해피댄스 스튜디오'를 짓고, 연내 2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야심 차게 시작했다.
◆해외 브랜드가 장악한 '펫푸드 시장'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 증가로 펫 관련 산업이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펫푸드'의 경우 입장이 다르다.
이미 로얄캐닌코리아, 퓨리나, 네츄럴코어 등 수입제품 점유율이 60~70%에 달하며,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또한, 동물병원이나 펫 전문숍 등 오프라인 비중이 큰 펫푸드 특성상 신규 유통망을 뚫기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다면 사업에 대한 비전이 없다. 또한 이미 미국과 캐나다 등 해외의 경우 100여년의 반려동물에 대한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제품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기술력을 국내 기업이 넘어서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펫푸드의 경우 사람이 먹는 식품과 달리 '기호성'이 매우 중요하다. 보통은 처음 먹기 시작한 사료를 대부분 바꾸지 않고 먹인다. 좋은 재료로 만든 사료라고 해도 반려동물의 기호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11년 반려동물 사료 수입액은 1억113만 달러에서 매년 성장세를 지속해 2018년 2억3900만달러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빙그레는 2018년 펫푸드 브랜드 '에버그로'를 론칭하고 펫밀크 등을 선보였지만 지난해 상반기 펫푸드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펫푸드 'CJ 오 프레시'와 '오 네이쳐'를 론칭하며 국내 펫푸드 시장을 선도했지만, 지난해 비상 경영을 발표하며 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펫푸드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사람도 먹을 수 있는 100% 휴먼그레이드 원료로 만든 '더리얼(The Real)' ⓒ 하림펫푸드
국내 기업에서도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해외브랜드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림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사료'를 내세우며 프리미엄 펫푸드를 선보였다. 좋은 재료로 건강한 사료를 만들었지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 출혈로 3년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펫푸드 시장은 해외브랜드 제품들이 인지도 면에서는 월등한 상태라 진입하기 쉬운 시장은 아니다"며 "그러나 시장의 어려움을 잘 알고 시작했기 때문에 자사는 매출 성장과 제조시설 확충, 마켓쉐어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펫푸드의 주요 유통 채널은 오프라인이 절대적이다. 보통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사게 되고, 한 번 먹이기 시작한 사료는 기호성 때문에 동물이 거부하지 않는 이상 바꾸지 않는 편"이라며 "이미 동물병원이나 펫 전문숍 등은 해외 브랜드들이 꽉 잡고 있어서 국내 브랜드들이 시장에 진입하기조차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로얄캐닌만 보더라도 50년간 집약된 노하우로 펫푸드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단기간에 품질을 따라잡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국내 기업에서 가능성 바라보고 투자하는걸 폄하하는게 아니라 이윤 창출을 못하는 사업을 지속하는 것 자체가 회사 차원에선 부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