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모든 상장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투자자들의 주식거래 행태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모든 상장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소득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선진화 방안에는 현재 코스피 지분율 1%(코스닥 2%) 또는 종목별 보유액이 10억원 이상일 경우 대주주로 분류돼 20~20%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를 모든 상장주식에 매기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양도소득세 전면 부과 방안이 확정되면 3억원 미만 투자자도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 한다. ⓒ 픽사베이
17일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선진화 방안에는 현재 코스피 지분율 1%(코스닥 2%) 또는 종목별 보유액이 10억원 이상일 경우 대주주로 분류돼 20%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를 모든 상장주식에 적용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양도소득세 전면 부과 방안이 확정되면 3억원 미만 투자자도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 한다.
정부는 양도소득세를 전면 부과하는 대신 금융투자 업계의 요구 등을 반영해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나치게 넓은 대주주 기준…투자자 부담 가중 우려
다만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소유주식의 비율이나 주식 보유가치는 주주 개인을 대상으로만 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주 개인은 물론 기타주주의 지분까지 포함돼 계산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57조(주권상장법인대주주의 범위 등) 제4항 제1호에 따르면 기타주주는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친척,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자를 포함), 친생자로서 다른 사람에게 친양자 입양된 자 및 그 배우자, 직계비속을 포함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이들 보유분을 모두 포함해 한 주식을 3억원 이상 가지고 있을 경우 양도세를 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국내 금융거래 인프라는 투자자 본인이 기타주주로 인해 대주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사전에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투자자가 주식양도 시 대주주로 분류될 것이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거래를 완료, 뒤늦게 대주주로 판명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대주주 범위 기준이 지나치게 넓은데다가, 양도세 기준까지 낮아질 경우 투자 부담에 따른 주식시장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이 되는 종목별 보유액이 과거 25억원 이상에서 2018년 15억원, 2020년 10억원으로 꾸준히 낮아지면서 연말만 되면 양도소득세 회피 매물이 쏟아져 증시 변동성을 키워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준이 10억원으로 훨씬 높았을 때도 대주주 기준을 피하려 연말이면 대량 매도 물량이 나왔는데 올해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기준이 3억원으로 낮아지면 슈퍼개미들의 매물은 '역대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가 양도소득세 기준은?
국내 주식 양도소득세제는 상장주식에 대해 소유주식의 비율 또는 주식 보유가치의 크기에 따라 과세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주식시장이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성숙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방식이다.
일본의 경우엔 3% 이상의 지분율을 가진 투자자를 대주주로 정의한다. 일본은 모든 주식거래로부터 발생하는 양도소득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국내와 같은 대주주의 분류는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를 위한 목적이 아니다.
일본은 3%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에 대해서는 주식거래로부터 발생한 양도소득에 종합소득과세를 적용하고 있다.
독일도 일본과 유사한 방식으로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에 대해 과세한다. 독일은 1% 이상 지분율을 가진 투자자를 대주주로 정의,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은 사업소득으로 과세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의 경우 주식 양도소득 과세에 있어서 특별히 대주주를 구분하지 않는다. 이들 국가는 주식 양도소득을 종합소득에 포함해 과세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주주와 소액투자자를 구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대주주와 소액투자자를 분리해 주식 양도소득세를 대주주에게만 과세하는 국가는 드물다"며 "대주주 판단 기준을 주식 보유가치 기준으로 설정하는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