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커피한잔 값으로 빌딩을 살 수 있다?

소액으로 오피스 빌딩이나 호텔 등 부동산을 간접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상품인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가 저금리·저성장 시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픽사베이
소액으로 오피스 빌딩이나 호텔 등 부동산을 간접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상품인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가 저금리·저성장 시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며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리츠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약자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상가나 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나 매각으로 수익이 나면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부동산을 주식처럼 만들어 한국거래소에서 사고 팔 수 있다.
◆시장규모 6000억원대→51조 매머드급 성장 규모
1960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리츠는 한국엔 2001년 처음 도입됐다. 리츠 도입 첫 해 시장 규모는 6000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지금은 국내 시장 규모는 50조원이 넘는다.
15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리츠시장 자산운용규모는 51조5075억원으로 운용 리츠 수는 248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7.3%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 상장된 7개 리츠 시가총액은 2조579억원에 달하며, 자산운용 규모는 3조3145억원이다.
그럼에도 리츠는 아직 국내 투자자들에겐 생소한 개념이다. 국내에선 리츠가 사모·비상장 형태로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230개 리츠 중 상장 리츠는 NH프라임리츠(338100)와 롯데리츠(330590)를 비롯해 △신한알파리츠(293940) △이리츠코크렙(088260) △모두투어리츠(204210) △에이리츠(140910) 등 총 7개에 불과하다.
◆'본격 성장 시동' 하반기 리츠 상장 줄줄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상장 리츠 수익률도 출령였으나, 차츰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상장 리츠 시장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만 적게는 6개, 많게는 8개 가량의 리츠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을 연기했던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와 맵스리츠1호, 제이알글로벌리츠 등 3개 리츠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또한 이지스레지던스리츠와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인가 승인을 받았다.
영업인가를 신청 중인 마스턴서유럽리츠와 AMC 본인가를 승인 받은 켄달스퀘어리츠 등도 등판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상장을 앞둔 이들 리츠의 기초자산은 기존 상장 리츠가 담은 리테일과 오피스 외에도 주유소나 임대주택, 물류 등으로 투자를 다각화하며 성장 기회를 확보하는 모양새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공모리츠 활성화 방안에 힘입어 올해 알려진 공모리츠만 대략 10여건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 절반 정도가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부터 정부의 리츠 활성화 대책도 시장의 매력을 끌어 올린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인당 5000만원까지 공모 리츠에 대한 배당세율을 3년간 기존 15.4% 일반과세(지방소득세 포함)에서 9.9%로 낮추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분리 과세하는 한시적 세제혜택 방안을 내놨다.
예컨대 리츠의 배당수익률이 8.5%라고 하고 배당수익에 대해 일률적으로 9% 분리과세를 적용할 경우 서울 도심에 있는 오피스의 소득수익률(6% 내외)보다 높은 수익률을 누리게 된다. 리츠 투자를 통해 임대사업자 이상의 투자 수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부동산 입지·임차조건 핵심…'홈플러스리츠 상장 실패'
리츠의 사업 모델은 부동산 투자다. 비록 상장 리츠라 할지라도 주식과는 다른 부동산 투자적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리츠가 투자하는 부동산 가치와 수익이 상승해야 해당 리츠의 주가도 오르기 때문.
부동산의 가치에는 입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부동산이 어디 있는가에 따라 그 가치는 천차만별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한알파리츠가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빌딩은 각각 판교 테크노벨리에 있는 '크래프톤타워'와 용산구에 위치한 '더프라임' 오피스 건물이다. 두 건물이 위치한 판교와 용산은 '제2의 강남'이라 불릴 만큼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이다. 판교 테크노벨리 오피스 공실률은 3% 초반으로 광화문(7%)이나 강남권(8%) 보다도 훨씬 임대가 잘 된다.
오피스 빌딩은 입지만큼 임차도 중요하다. 오피스 빌딩은 꾸준한 임대 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 가치가 떨어진다. 상가건물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건물주가 1층에 가장 선호하는 임차인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대개 10년 이상 장기 임대차 계약인 경우가 많다. 이리츠코크렙과 롯데리츠는 보유한 매장 건물에 각각 이랜드리테일과 롯데쇼핑이라는 책임임차인이 100% 임대하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고정적인 임대 수익은 투자자에게 안정적 배당수익률도 돌아온다는 점에서 리츠주의 상승을 이끄는 투자 포인트다.
임대 수익이라는 관점에서 지난해 홈플러스리츠 상장 실패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업황이 갈수록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책임임차인에 해당하는 홈플러스 향후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실패 원인으로 꼽혔다.
또한 실적 악화로 홈플러스가 매장을 줄여 나갈 경우 해당 건물을 다른 용도로 운영해야 하는데, 규모에 비해 판매 전략도 정교하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리츠 타격…"리스크 미리 알아야"
리츠를 투자할 때도 위험을 고려해야한다. 리츠는 저금리 기조 속 불확실성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품이지만 반대로 이 같은 국면이 전환돼 금리가 상승하게 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자산을 부채로 편입한 대부분의 리츠는 관련 부담이 늘어 수익성과, 투자 매력도가 동시에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가 변동도 주의해야 한다. 미국 리츠의 경우 실물 부동산과 비교했을 때 30년 간 평균 수익률이 유사했다. 실물 부동산 연평균 수익률은 8.6%였고, 상장리츠 주식 연평균 수익률은 8.5%로 조사된다.
그러나 변동성은 크게 차이가 난다. 실물 부동산은 가격 변동성이 11.2%에 불과한 반면 상장리츠는 무려 19.5%에 달한다. 실물 부동산보다 가격 변동 리스크가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리츠 투자 시 주가 변동성도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투자 부동산의 매각에 따른 위험도 있다. 리츠는 보유 부동산을 매입하고 때로는 매각하기도 한다. 매각하는 경우는 가격이 상승했을 때나 회사의 전략이 바뀌었을 때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회사 재무상황이 악화됐을 시 불가피하게 매각하는 경우도 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당시 차입금이 과도했던 일부 리츠는 보유한 투자 부동산을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했다. 이에 대부분의 리츠 관련 해외주식은 큰 하락을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