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충전소에서 직접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는데, 상용화에 성공하면 마치 주유소에서 기름도 생산하고 판매하는 일이 가능해 진다. 도시가스 파이프라인에 연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 도심 어느 곳에서도 수소 차량 충전소 설치가 쉬워질 전망이다.
대전지역에 단 한곳 뿐인 수소차 충전소에서 판매하는 수소는 하루 한 번씩 서산 대산 화학단지에서 트럭째 공수해 오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로 꼽히는 수소차는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지금으로선 수소 생산과 소비가 분리돼 있어 막대한 물류비가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운행되는 수소자동차의 연료로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이른바 부생수소로, 대량생산이 용이한 게 장점이지만, 이 부생수소를 충전소까지 옮겨 보관하는데는 생산원가의 2배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구조다.
이번에 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설비는 도시가스관을 연결해 수요처에서 수소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배관에서 나온 천연가스와 물을 7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촉매 반응시킨 뒤 분리 정제를 거쳐 고순도 수소를 추출해 내는 소형 발전소와 같다.
서동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도시가스 배관망이 잘 구축돼 있기 때문에 원하는 위치에서 이 장치를 놓고 수소를 간단하게 생산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 딱 필요한 양만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나와 있는 방법 중에 가장 저렴하게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에너지기술연이 개발한 '현장생산형 고순도 생산 유닛' 시설. 생산효율이 높고 저렴하게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하루 수소 생산량은 500kg 정도로 생산 효율(82%)도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 상용화된 수소자동차의 1회 최대 충전량이 5kg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100대 정도의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가격은 Kg당 8800원보다 훨씬 낮은 6000원 선이다.
특히, 장비 1대당 제작비가 10억원 안팎으로 일본 제품의 1/3 가량에 불과해 경쟁력도 월등하다. 이 기술은 국내 기업에 기술 이전됐으며, 대전을 비롯해 평택·경남·김해 등에 거점형 수소 생산 기지 모델을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윤왕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모듈화 설계를 하면서 공정 자체를 단순화하고 압축한 데 가격 저감 요인이 있다"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분산형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이 있는데 거기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그런 단계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인류의 미래를 위하여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기술을 개발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현재 추진 중인 과제로는 △기후변화위기를 극복하는 2050 탄소 중립 실현 △고효율 저탄소 사회 구축 △에너지전환 3020 △수소경제사회 실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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