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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가짜 돈'에 세상이 깜짝…'첨단 위폐'와의 전쟁, 현재진행형

경기 불황과 화폐 안정기에 더 말썽...제조 vs 방지 기술 나날이 발전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6.08 08:08:47
[프라임경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전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돈 때문에 일을 하고, 범죄가 발생하기에 울거나 웃기도 하죠. 없으면 살기 힘들고, 반대로 있어도 골칫덩이인 돈. 애물단지인 건 확실하지만, 그래도 '다다익선'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돈을 직접 불법 제조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자주 차용되는 단골 소재인 '위조지폐'입니다. 위폐 역사는 꽤나 오래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조차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사건이죠. 물론 지금도 어디선가 위폐가 만들어지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위폐와의 전쟁은 어디까지 왔을까요? 보다 늘어난 카드 사용으로 현찰이 부쩍 줄어든 지금도 위폐는 이따금씩 정체를 드러내곤 합니다. 

10년 전 일어난 '모조품 제작 해프닝'을 시작으로 위폐 사용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중국 상술에 탄생한 '5만원권 모조품'

"은행권 모조품이 중국에서 대량 수입돼 인터넷 쇼핑몰과 판촉물 판매점 등에서 기념품으로 팔리고 있다. 이는 영리 목적 화폐 도안 이용을 금지하는 저작권법 위반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6월8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이 같이 말했죠.

사실 2009년, 1만원권(1973년 6월) 이후 36년 만에 '5만원권'이라는 고액권이 발생하자 중국에서 '고액권을 소유하면 행운을 얻을 수 있다'는 상술로 모조품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사진은 적발된 제작수법으로, 위폐가 얇은 특수용지에 화폐의 앞뒷면이 별도로 인쇄된 후 합지(合紙)되어 있고, 숨은그림과 부분노출은 선이 별도로 제작되어 있다. ⓒ 연합뉴스

해당 모조품은 은행권과 유사한 규격의 금속 또는 폴리염화비닐(PVC) 소재로 만들어졌는데요. 5만원권 앞면 도안을 복제한 후 금박으로 코팅해 시중에서 장당 1000~1만원에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한은은 이런 화폐 모조품이 화폐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동시에 위·변조 심리를 조장할 수 있다고 판단, 화폐 도안을 이용한 모조품 판매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저작권 침해 지적도 빼놓지 않았죠. 

다행히 사정 당국의 대대적 수사 덕분에 화폐 모조품은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이와 반대로 위조지폐는 여전히 활개 치고 있으며, 특히 5만원권 위폐의 경우 더욱 늘어나고 있는 모습니다. 

◆경기 불황과 화폐 안정기 노리는 위폐

한은에 따르면, 2010년 상반기 발견된 위폐는 △만원권 1375장 △오천원권 3329장 △천원권 32장에 달합니다. 이는 전년(만원권 2819장 · 오천원권 3472장 · 천원권 113장)대비 대폭 감소한 수치죠. 하지만 당시 발행 1년도 되지 않은 5만원권 위폐 19장이 발견, 위조 대상이 기존 1만원권에서 5만원권으로의 변화 조짐을 보이기도 했죠. 

실제 경제 불황을 틈타 더욱 활개를 치던 5만원권 위폐는 화폐 안정기에 접어들자 보다 대담해진 위조 수법을 보이기 시작했죠. 

발행 4년째였던 2013년, 20대 4명이 컬러 복합 복사기 등을 이용해 5만원권을 위조하다 경찰에 붙잡힌 것입니다. 또 CCTV가 없는 재래시장이나 노인들을 대상으로 컬러복사기로 복사한 위폐를 꾸겨 마치 낡은 지폐처럼 보이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5만원권 발행 후 시민들 사이에서도 점차 익숙해지고 널리 이용되면서 위조지폐를 내밀어도 의심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났다"라며 "해외에서도 새 통화 발행 4~5년이 지나면 본격적인 위조 시도가 두드러졌다"라고 설명했죠. 

◆진화하는 위조 수법 vs 위폐 방지 기술

이처럼 위조지폐범들은 시간 흐름에 따라 19세기 사진을 찍어 화폐 위조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각종 첨단 기기를 동원해 진짜 같은 위폐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복합기나 레이저 컬러 프린터, 디지털 카메라 등 최첨단 장비들만으로도 정교한 현대 화폐마저도 어렵지 않게 위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론 한은도 이런 위폐를 방지하기 위해 보다 위조가 어려운 화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이 위폐관련 전시물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새로운 지폐용지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각도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변하는 시변각장치를 추가했죠. 위조가 잦은 5만원권의 경우 입체형 부분노출에 선·띠형 홀로그램을 적용하는 등 위조방지 장치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다만 이런 한은의 노력에도 불구, 좀처럼 위폐와의 전쟁은 끝날 줄 모릅니다.

최근에는 한은 지폐 정산 과정에서 만원권 위폐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일반 용지에 컬러 프린터로 인쇄한 조악한 위폐에 불과했지만, 일반인이 구분하기란 불가능했습니다. 여전히 누가, 언제 사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온라인 뱅킹 및 카드 사용 증가로 화폐 결제가 확연히 감소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위폐와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금융당국이 기술의 발달로 점차 진화하는 위조 수법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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