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위기의 연속이다. 쌍용자동차(003620)가 13분기 연속으로 이어진 누적된 적자와 모기업의 투자 철회, 1분기 감사의견 거절 등 다양한 악재에 둘러싸이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쌍용차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이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했다. 쌍용차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는 쌍용차가 1분기에 △영업손실 986억원 △당기순손실 1935억원을 기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5800억원 정도를 초과한 점 등이 크게 작용했다.
쌍용차가 이처럼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건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지난 2009년 감사보고서 이후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감사의견 거절이 당장 상장폐지 절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쌍용차에게 경고등이 켜진 것은 사실인 만큼 자금 지원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은 지난 4월 기존에 계획했던 쌍용차에 대한 대규모 자금 지원 계획을 철회했다. 물론 사업운영의 연속성을 위해 400억원의 일회성 특별자금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이는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금액에는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쌍용차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향후 3년 동안 5000억원이 필요한 가운데 당장 오는 7월 산업은행에 단기 차입금 900억원을 갚아야 한다. 차입금이 유예되지 않고 바로 상환 절차가 진행될 경우 쌍용차는 부도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250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는 이미 마무리된 부산물류센터 매각을 비롯해 구로 정비사업소 및 인재개발원 등의 비핵심 자산 매각 작업의 차질 없는 진행으로 단기 유동성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20개 항목의 복지 중단 △상여금 200% 및 생산 장려금 반납 △연차 지급률 축소(150%→100%) △제도개선 O/T 수당 반납 등을 통해 1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했다며, 이를 제품개발에 투자해 상품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쌍용차를 향한 우려의 시선은 적지 않다. 차입금만 상환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미래 생존을 위한 투자를 위해서라도 외부로부터의 추가 자금 조달이 반드시 동반돼야 해서다. 자구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1분기 분기보고서에 대해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이 감사의견을 거절하면서 외부에서의 자금 조달이 힘들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쌍용차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산업은행의 지원이라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마저 투자계획을 철회한 마당에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이미 지원을 해줬던 쌍용차를 또 다시 지원할 명분과 당위성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평가했다.
덧붙여 "다만, 산업은행도 쌍용차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을 주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지만, 쌍용차가 이대로 무너질 경우 감당해야 할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고민이 상당할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이에 업계는 결국 쌍용차가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의 지원 여부가 본사 직원 5000여명과 협력사 직원 수만 명의 일자리를 좌우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쌍용차가 40조원 규모의 정부 기간산업안정기금 중 2000억원 가량을 확보하고, 산업은행에는 7월 만기되는 900억원의 대출에 대한 상환 유예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마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일시적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지난해부터 경영난에 처한 쌍용차를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이 따라올 수밖에 없어서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자체 경영쇄신 노력과 함께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지원과 협조를 통해 회사의 실현 가능한 경영계획을 조속히 마련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종 업계 최초로 2020년 임금 및 단체 협상을 무분규로 마무리한 만큼 경영쇄신안 등 자구노력의 차질 없는 추진과 판매물량 확대를 통해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함께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