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빠르면 오는 6월부터 면세품을 국내 백화점, 아웃렛 등 일반 유통채널에서도 살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의 목소리를 정부가 수용한 것인데, 면제받았던 세금을 다시 붙여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면세 수준과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지난달 여행객 감소에 따른 면세점 매출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재고가 증가하는 면세품을 일반 물품처럼 통관한 뒤 국내에서 판매하는 행위를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고 전 세계 여행교류가 끊긴 데 따른 '관광절벽'이 현실화하며 면세업계의 적자를 키우고 있어서다.

빠르면 오는 6월부터 면세품을 국내 백화점, 아웃렛 등 일반 유통채널에서도 살 수 있게 된다. ⓒ 연합뉴스
실제 매일 쌓여가는 재고품은 경영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면세점들의 재고 보유량은 약 3조원에 달한다. 인천공항으로 대표되는 임대료 문제도 마찬가지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 매출은 '제로(0)'인데 월 임대료는 수백억원 수준이다. 대기업 3개사의 인천공항면세점의 월 임대료만 신세계 약 365억원, 신라 약 280억원, 롯데 약 193억원 등 총 84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점업계 지원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올해 10월까지만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국내 판매 대상은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6개월 이상 장기 재고 면세품으로 제한했다. 재고 면세품의 국내 유통을 위해서는 일반 수입품처럼 수입에 필요한 서류 등을 갖춰 신고한 뒤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관세청은 국내 면세점이 보유한 장기 재고의 20% 소진 시 16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면세품이 재고로 국내에 판매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저가 판매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관세청은 재고 면세품의 국내 판매를 허용하면서 '수입통관을 거친 뒤'라는 단서를 붙였다. 이 과정에서 재고 면세품은 일반적인 수입 물품과 동일하게 수입요건을 구비한 후 수입 신고를 거쳐,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쉽게 말해 면제받았던 세금을 다시 붙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재고 상품을 풀 경우 관세 등 세금을 붙여야 하는데,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에 대한 합의가 아직 없다는 점이다. 가격 경쟁력과 기존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 제품과의 가격 차이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판매 방식 과정에서도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아웃렛 유통이 거론되지만 백화점의 경우 입점한 브랜드 운영업체들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쌓인 재고를 해소해야 하는 면세업계 입장에서는 일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추가적인 할인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장기재고 면세품을 판매하는 만큼 국내에서 유통중인 상품과 동일한 가격을 책정할 순 없는 일"이라면서도 "재고품 유통이 허용됐을 뿐 아직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시중 브랜드와의 가격 조율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내에서 판매될 재고 면세품은 패션·잡화 위주로 구성될 예정이다. 유행에 민감한 △의류 △가방 △안경 △액세서리 등 패션·잡화 상품은 시즌이 지나면서 사실상 면세점에서 판매가 불가능하다는게 면세업계의 설명이다.
화장품이나 △향수 △주류 △식품류 △담배 등은 국내 판매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보관 기간이 짧은 식품류의 경우는 유통기한이 임박할 경우 전량 폐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