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0년 전인 2010년 5월5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약 4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당시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이 전통적 우호관계를 과시해 이를 보는 우리 국민들의 심경은 착잡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리고 2020년 오늘, 남북관계는 여전히 교착 상태에 빠져있고 최근 제기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놓고 떠들썩한 가운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0년 5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10년 전 오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포함해 국제·지역·경제 문제에 대한 협력 강화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양국의 선대 지도자들이 손수 맺어 키워낸 전통적 우의관계는 시대의 풍파와 시련을 겪었지만 시간의 흐름과 세대교체로 인해 앞으로 변화가 생겨서는 안 된다"며 후계 체제를 암시하는 발언도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후진타오 주석은 "양국 우호관계를 시대의 흐름과 함께 발전시키고 대대손손 계승하는 것은 양국이 가진 공통된 역사적 책임"이라며 화답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 후계구도에 대한 지지 표명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그리고 이듬해 12월17일 김 위원장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2일 보도했다. 사망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은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 연합뉴스
약 10년이 흐른 지금, 남북관계는 개선됐을까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 최고지도자가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달라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2018년 4월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잠시 좋아지는 것 같더니 또다시 제자리걸음이죠.
10년 전처럼 지금도 북한 현지 취재나 당국자 접촉이 거의 불가능해 김 위원장 위중설도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있기 전까진 온갖 추측만 난무한 상황이었습니다.
앞서 미국 CNN은 4월20일(현지시각) 김정은 국무위원장 위중설을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언론사들은 서둘러 관련 소식을 전했는데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로서 우리나라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게다가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미래통합당)·지성호(미래한국당) 국회의원 당선인도 김 위원장이 20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신변이상설과 사망설을 제기했습니다.
태 당선인은 4월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을 제기했고,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 나타난 후에도 "아버지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저의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청와대는 4월23일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는데요. 그럼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3일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축했습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김 위원장에 대한 외부의 경솔한 반응과 일부 언론 대응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태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 당선인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고 주장한 것을 사과했습니다.
남북관계 전환점으로 기대를 모았던 4·27 판문점 선언이 벌써 2주년을 맞았습니다. 2년 전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가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서 나가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겠나"며 "새로운 역사를 쓰는 순간의 출발점에서 그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만 해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북미·남북관계 모두 경색됐는데요.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북한에 손을 내밀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툭하면 발사체를 쏘는 등 냉담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오늘로부터 10년 후에는 4·27 판문점 선언이 실질적인 결실을 맺게 돼 '아니면 말고' 식의 추측성 보도가 아닌, 현장감 넘치고 기쁜 소식들만 국민들에게 생생히 전달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