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지방 분해 등 몸에 좋은 효능이 많다고 알려지면서 '크릴오일' 붐이 일었다. 그러나 국내 시판중인 크릴오일은 기능성이 인정받지 못한 '일반식품'에 해당하지만 마치 건강기능식품인 것 처럼 소비자들을 속여 판매되고 있다.
크릴오일은 플랑크톤인 크릴에서 짜낸 기름이다. 크릴오일 판매 업체들은 크릴 원물에 인지질과 아스타잔틴, DHA, EPA, 미네랄, 오메가, 아미노산, 비타민 등이 함유돼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크릴에 들어있는 인지질은 계란노른자, 콩, 호두 등에서도 얻을 수 있는 영양분이며, 오히려 사람에 따라 몸에 해로운 작용을 할 수도 있다. 아스타잔틴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확한 결과는 입증되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의 크릴오일 제품에는 인지질과 아스타잔틴 함량이 명확하게 표기되지 않고 있고 있으며, 각 업체별 설명 또한 제각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 크릴오일을 기준과 규격, 안전성과 기능성 미흡을 이유로 '기능성 원료'로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 크릴오일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식품'에서 품목유형은 '어유'로 분류된다.

아스타잔틴 효능과 효과를 광고해 크릴오일 제품이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처럼 판매되고 있는 '크릴오일' 제품의 부당 광고 829건을 적발했다. △크릴오일에 함유된 성분인 아스타잔틴 또는 인지질의 효능·효과를 광고해 크릴오일 제품이 항산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광고 △크릴오일 제품에 혈행관리, 면역기능 향상, 항산화 등의 기능성이 있는 것으로 표시·광고 하거나, 건강기능식품 마크 등을 사용해 소비자가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등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선물용으로도 판매되고 있는 '크릴오일' 제품의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차단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점검을 실시했다"며 "기능성을 표방하는 제품을 구입할 경우 식약처가 인정한 건강기능식품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검증되지 않은 의학적 효능·효과 등의 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이라고 당부했다.
시판중인 크릴오일에 들어있는 영양성분은 미미한 수준이라 건강기능식품으로써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꼭 필요한 건강 보조제인 것처럼 버젓이 팔려나가고 있다.
◆2019년부터 시작된 '크릴오일' 열풍
국내에 '크릴오일' 열풍이 일게 된 것은 불과 1~2년 사이. 2018년 12월 펄세스의 '크릴56'이라는 제품이 시장에 처음 나왔고, 국내 최대 크릴 어획 업체인 동원산업도 2019년 8월 '크릴리오'를 내놓으면서 크릴오일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대한민국도 크릴 어획향이 급증하면서 노르웨이와 중국 등에 이어 남극해 크릴 조업 국가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국내 크릴오일 생산 업체 배후에는 동원이 있다. 동원은 2003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인 8000톤 급 크릴 잡이 트롤선 '세종호'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남극해에서 직접 크릴을 잡아 생산과 가공 등 모든 공정이 이뤄진다.
동원은 까밀라(CCAMLR) 2018년 어획실적 및 보고 기준에 따르면 국내 크릴 생산 실적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동원이 가장 많은 크릴을 잡아들이고 국내 업체에 원재료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동원몰 내 판매중인 '크릴리오'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는 동원이 국내 크릴 생산 실적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하고있다. ⓒ 동원몰 캡쳐
그러나 크릴은 생태계 먹이사슬 최하단에 위치해 먹이사슬 전체를 지탱한다고 해도 무방하지만, 최근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크릴은 남극 청정 해역에 서식하는 플랑크톤으로 고래와 물개, 펭귄, 물고기 등 다양한 상위 포식자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먹이사슬의 '뿌리'다.
또한 남극 크릴은 이산화탄소 조절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해조류를 먹은 크릴은 해저 깊이 잠수해 배설하는 습성이 있는데 크릴의 배설물이 탄소를 바다 깊은 곳까지 이동시켜주면서 지구의 탄소 순환에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배설물을 세월이 흐르면 '천연가스'와 '석유' 등 천연 자원 형태로 변형된다.
하지만 최근 사람들이 크릴을 무분별하게 남획하면서 크릴을 먹고 사는 생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했다. 몇 년전에는 한국의 한 선사가 불법어획을 하면서 기소유예 처분까지 받는 등 사태가 심각하다.
물론, 까밀라협약(CCAMLR,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국제협약)을 통해 크릴 보전에 중점을 두고 어획량을 정해두고 있지만 환경단체에서는 이 또한 허울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크릴은 인간에게 추가적인 영양소일 뿐인데 남극 생물들의 음식까지 인간이 뺏어야 겠나"라며 "무분별한 남획으로 크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어 크릴제품 판매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 등이 펭귄의 주식인 크릴 조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남극 기온 상승과 크릴오일을 만들기 위한 크릴 조업으로 아델리펭귄의 개체수가 80% 줄었다고 밝혔다.
◆국내 크릴 어획 1위 '동원' 생태계 파괴 일조
국내 크릴 어획 1위 업체인 동원은 참치 브랜드 모델로 펭귄 캐릭터 '펭수'를 기용하고 있으며, 그 수익금 일부를 국제환경보전기관인 W재단의 후시(Hooxi)에 기부한다. 표면적으로 환경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면적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크릴을 잡아들이는 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셈이다.
크릴을 잡아들이면서 펭귄 등 남극에 있는 해양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몰아넣는 일을 자조할 뿐만 아니라 후시에서 외치고 있는 크릴 잡이 중단과 반하는 행동이다.

동원몰 내 판매중인 '크릴리오'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제품과 무관한 영양정보'라는 설명과 함께 인지질 시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 동원몰 캡쳐
이외에도 크릴오일 판매 페이지에 '인지질'과 '아스타잔틴' 원료 관련 이미지와 정보를 제공하면서 '제품과 무관한 영양정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제품 내 인지질과 아스타잔틴 성분 함량도 표기하지 않으면서 이와 관련한 임의 정보까지 덧붙여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
동원 관계자는 "크릴은 오일보다 낚시 미끼로 많이 활용돼왔다"며, 환경단체의 반발에 대해서는 "개체수가 워낙 많은 플랑크톤이라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산균이나 글루코사민처럼 인기있는 건강기능식품은 지속적으로 변화돼 왔다"며 "크릴오일 기능성이 인정받으려면 누군가 먼저 추진해야 하는데 동원 역시 후발주자기 때문에 아직은 제품군을 넓히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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