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자 명예훼손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피고인이 27일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하고자 차에서 내리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해 3월11일 피고인으로 광주지법에 출석한 지 1년여 만이다.
전씨는 인정신문을 위해 지난해 3월11일 한 차례 재판에 출석한 이후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새롭게 바뀐 재판부는 지난 6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전씨의 재판 불출석 허가를 취소했다.
전씨의 광주지법 출석을 앞두고 수인복 차림의 '전두환 동상'이 먼저 광주로 옮겨졌다.
'전두환 동상'은 12·12 군사반란 40주년을 맞아 지난 2019년 12월5월 단체들이 제작했다. 이 동상은 수인복 차림의 전 씨가 무릎을 꿇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27일 오전 11시 광주지법에 동상이 모습을 드러내자 5월 관계자와 시민들은 울분을 표출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들은 "전직 대통령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고발장을 접수하겠다고 받아쳤다.
전씨는 12시 19분 광주지법 법정동에 도착했다. 거동이 불편해 보이진 않았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왜 책임지지 않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호원들은 취재진을 강하게 밀쳤다.
5월 유족회 희생자 어머니들은 법원 일대에서 상복을 입고 전 씨의 사과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광주학살 책임지고 전두환은 사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27일 오전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이 '전두환 동상'을 때리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재판의 핵심 쟁점은 '헬기 사격' 여부로 주목됐다.
전씨는 회고록을 쓰면서 5.18 당시에 헬기 사격을 봤다는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는 이날 재판에서도 1980년 5월 광주 상공에서 헬기 사격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전씨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헬기에서 사격했다면 많은 사람이 희생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무모한 짓을. 대한민국의 아들인 헬기 사격수가 계급이 중위나 대위인데 이 사람들이 헬기 사격을 하지 않았음을 나는 믿고 있다"며 공소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이를 조사한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는 5·18 당시 계엄군이 헬기 사격을 했다고 결론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 10층에서 발견된 150개 넘는 탄흔을 분석한 결과, 헬기에서 발사한 것으로 봤다.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26일 성명을 내고 "역사의 죄인 전두환은 석고대죄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오월 영령들과 유가족들의 피맺힌 한이, 광주시민의 울분과 분노가 전두환을 다시 역사의 심판대에 세웠다"고 밝혔다.
또, "5‧18정신 계승과 세계화는 5.18의 진실을 명명백백 밝혀냄과 동시에 오월역사를 왜곡 · 폄훼하는 세력들을 단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우리는 반드시 전두환에 대한 역사적 심판을 통해 정의로운 오월 역사를 바로 세우고 후대에 교훈을 남길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한겨레는 27일 '옛 전남도청 진압작전에도 무장 헬기 사용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무장 헬기 편성을 사전 계획한 문건이 확인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보도해 재판에 끼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 신문은 '26일 '한겨레'가 입수한 '전교사 충정작전계획'을 종합하면 계엄사령부는 1980년 5월27일 광주 일대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광주 재진입 작전(충정작전)에 500MD 무장 헬기 5대를 편성했다. '전교사 충정작전계획'은 진압부대 운용, 작전 세부방침 등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청사 주변에 500여명의 경호 인력을 법원 정후문 도로 등에 배치했다. 재판은 오후 2시 광주지법 210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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