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주도에 있는 동물체험형 시설 '점보빌리지'가 분란에 휘말린 가운데, 상황이 새 분기점을 맞은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민사 다툼이 지난해 불거진 가운데, 형사 고소도 이어졌다. 특히 처음에는 무혐의로 처리됐지만 이후 수사 재기 상황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이런 성과를 광주고등검찰청으로 얻어낸 송상○ 전 (주)백상 감사는 현재 본격 수사로 재국면이 열리기를 고대하고 있다.
점보빌리지는 (주)백상이 운영하는 사업체다. 코끼리 공연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주)백상의 설립에 큰 기여를 한 사실상의 자금원은 박성○-한승○씨 부부. 이들은 부인 한씨의 명의로 지분을 보유하는 식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점보빌리지 운영에 필수 기반인 코끼리를 외국에서 들여오는 데 공로를 세운 송상○씨가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감사를 맡은 바 있다.
◆위탁경영 맡겼더니 소유권까지 야금야금 탈취 의혹
이후 박성○-한승○씨 부부는 자신이 수시로 제주도에 드나들면서 경영하기 어렵다는 한계 때문에 자신의 지인 김용○씨(2018년 7월 작고)에게 경영을 맡겼다. 세월이 흐르면서 김용○씨는 가족(부인 박문○씨, 딸 중 하나인 김경○씨)들에게 점차 경영과 운영을 넘겼고, 상당 기간 한승○씨 측은 별달리 문제 제기나 간섭을 하지 않았다.
문제는 2019년 여름 즈음에 불거졌다. 한승○씨 측은 애초 회사 설립 당시에 참여했던 다른 주주들이 지분을 정리하고, 이들 주주들의 지분을 회사 돈으로 자사주로 사들이기로 했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오히려 박문○씨 등 개인 명의의 지분인 것처럼 둔갑했다는 것.
또 다른 지적도 제기됐다. 이후 지분 변동 사항을 조사해 보니, 박문○씨가 한승○씨의 지분도 차지해 버렸다는 의혹이다. 박성○-한승○씨 부부는 자신들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적당한 사람을 물색해 처리해 달라고 고인이 된 김용○씨 일가에 일임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나중에 아예 자기들 일가 앞으로 옮겨 정리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실상 경영과 지분 상당분을 갖고 있는 박문○씨, 김경○씨 등은 정상적으로 매입한 것이라는 반대 주장을 펼쳤다.
당연히 한승○씨 측으로서는 주식양도 무효 논쟁부터 주주총회 결의안 무효 논쟁까지 제기하게 된 것. 매매대금이 정상적으로 오간 것을 확실히 입증하든지, 그렇지 못하면 지분을 되돌려 놓든지(주식 이전을 원점으로 돌려서 한승○씨 지분을 되돌려 주고, 또 회사 취득분이었어야 할 부분은 회사의 자사주로 처리하든지), 아니면 주식값(1억5600만원 상당)을 지금이라도 한승○씨에게 지급하라는 게 소송의 골자를 이루게 된 것이었다.
프라임경제에서는 박성현 기자가 2019년 7월25일 '제주 점보빌리지, 각종 소송 구설수, 왜?'라는 제목으로 특히 이 각종 민사 분쟁들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면목없는 감사의 와신상담…고소와 항고, 고검 '수사재기 결정'
경영진과 투자자·감사 간의 갈등이 이렇게 깊어진 가운데 가장 가시방석에 앉은 이는 전직 감사. 그 자신이 일부 소규모 지분을 가진 주주이기도 하지만, 회사의 감사로 이름을 올려놓은 상황에 지분이 이처럼 처리됐다는 대형 사건이 불거지는 것을 감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면목이 없게 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그로서도 육지에 본업이 따로 있는 상황에 지나치게 위탁자 측을 믿고 또 어느 샌가 묘하게 따돌리는 것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게 변명이라면 변명인 상황. 다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제주도를 오가며 일선 직원들과 전직 직원 등을 만나 위탁 이후 경영을 도맡은 김씨 일가의 문제점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감사 자리에서 해임한다는 안건이 일방적으로 통과되는 등 수모도 겪었지만 꺾이지 않고 소유권 지분 분쟁과 별도로, 자신이 직접 각종 혐의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제주지방검찰청은 고소장이 다룬 여러 혐의 항목들에 대해 모두 부인하는 판단(불기소)을 내렸지만 송상○씨는 법률 자문 로펌을 추가로 새롭게 얻는 등 상황을 보강해 광주고검 제주지부에 항고를 제기한다.
검사의 처분에 불만이 있는 자는 항고나 재항고 등으로 상급기관에 수사 판단을 다시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검찰 내부에서 더 권위있는 조직에서 원래 처분한 검사의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다시 조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새 가이드라인을 그어주는 절차다.
아울러 혹시 항고 등 절차에서도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 사건 관할 고등법원에 검찰의 내부 판단은 못 믿겠으니 문제를 심의해 달라는 재정신청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재정신청은 법원이 검사의 수사 여부 판단에 재판 전에 간섭하는 특수한 경우라 대단히 신중히 사용된다. 재정신청으로 사건 결론이 뒤집히는 경우는 0.8% 즉 거의 0에 가까운 확률이다. 고검의 항고에 따른 수사재기 명령 역시도 이보다는 높은 비율이나, 이끌어내기 힘든 절차다.
광주고검은 그의 이의를 받아들여 일부 사안들에 대해 수사를 재기하도록 결론내렸다.
◆공 다시 받은 지검, 일부 사항 다시 판단하면 민사 갈등도 '출렁'?
처음에는 △김씨 일가는 소유권 등 각종 분란도 모자라(이것이 민사나 형사 문제가 됨은 별론으로 하고) 동물원 내부에 매점을 김씨 일가 개인 재산으로 운영하도록 해 문제이고(배임 혹은 횡령이라는 게 전직 감사의 주장) △그 매점에 들어가는 바나나(손님이 코끼리 먹이를 주며 즐거워하도록 하는 '판매용')를 회사 돈으로 매입했으니 횡령 논란이 있다는 문제 △매점 근무 직원을 회사 시설 직원으로 끌어다 썼으니 이 역시 문제 △기타 사문서 위조 및 행사 등 다양한 점이 지적됐다.
다만, 광주고검 검사는 제주지검의 처리 내용과 결론, 항고 사유와 주장 등을 두루 심사한 끝에, 개인 업체인 매점에 들어가는 바나나 대금을 회삿돈으로 지급했다는 문제 등 일부 몇 항목에 대해서만 수사를 다시 해 보도록 한정해 요구했다(2019년 말).
쫓겨나다시피 감사에서 밀려난 이가 회사 내부 의혹 규명 '밀린 숙제'를 끈질기게 붙든 성과다. 그의 노력과 열의는 과연 그게 누구에게 유리할지는 단정하기 어렵더라도, 국면을 전환하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는 상황에 새 단초를 놓았다는 풀이가 나온다. 점보빌리지와 (주)백상의 상황에서 과연 어느 쪽 말이 옳은 것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규명되고 하루라도 빨리 종결될 수 있을지 수사 재기의 조치와로 다시 공을 받은 제주지검 쪽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