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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디지털성범죄 10년간 23배 증가…나이 어려도 강력처벌해야

청와대 국민청원 270만명, n번방·박사방 공모자 '신상정보 공개' 요구

김다이 기자 | kde@newsprime.co.kr | 2020.04.15 08:02:24

[프라임경제] 최근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상대로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 유포한 'n번방'과 '박사방' 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러한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심각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들 중에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국민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10년 전 오늘인 2010년 4월15일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됐습니다.

그 내용에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 2항(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이 포함됐는데요.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계기로 해당 법이 개정된 것입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성폭력범죄의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시에는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의자가 「청소년보호법」 제2조 제1호의 청소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공개하지 아니한다는 법이 있는데요.

여기서 문제는 텔레그램 디지털성범죄 혐의로 검거된 223명 중 65명이 10대 미성년자로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중범죄에 가담했음에도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처벌이 약화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3일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24)은 아청법상 아동음란물제작·배포·강제추행·아동음행강요·강간미수·유사성행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이용촬영, 강제추행,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강요 및 강요미수, 협박, 사기, 무고 등 14개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습니다. 구속 당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며 엄벌 요구와 신상공개 요구가 잇따랐는데요. 결국 국민들의 바람대로 신상이 공개되고 포토라인에 서기도 했죠.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된 '부따'로 활동한 강모(18)군에 대해서는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강군은 박사방 참여자을 모집·관리하고, 회원들이 입금한 암호화폐를 현금화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범죄 수법이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역할 가담 정도가 크다며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셉니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박사방과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는데요, 현재 약 270만명이 동의한 상태입니다.

해당 청원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민 법감정에 맞는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을 마련하겠습다. 특히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엄중히 대응하겠다"며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를 무관용의 원칙 아래 처벌하도록 개선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조주빈 일당의 엄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n번방에서 감방으로'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법이 개정된다 해도 즉각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행법상 미성년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심지어 성착취물을 돈을 받고 재판매·유포한 '디스코드 n번방' 운영자 중 한 명은 범행 당시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촉법소년'에 해당하는 만 12세 소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의 경우 규정에 따라 전과기록조차 남지 않는데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중대한 범죄를 지었음에도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10대 미성년자의 성범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은 아동 성착취물 관련 범죄 등 악질 범죄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안의 경우 아동 성범죄와 연관됐다는 점에서 더욱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미성년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해도 성폭력으로 처벌 가능한 의제강간 연령은 우리나라의 경우 13세 미만에 멈춰있습니다. 전세계 대부분 나라가 의제강간 연령을 만15~16세로 지정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나이인데요, 이는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현재도 n번방과 비슷한 디지털성범죄는 점차 심각한 수준으로 늘고 있습니다. 십대여성인권센터에 따르면 이곳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디지털성범죄 상담이 들어오는데요. n번방 사건이 드러난 이후에도 상담 건수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수사 역시 '텔레그램'이라는 온라인 메신저 특성상 가담자 전원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10년간 23배가 증가한 디지털성범죄. 마주하고 싶지 않지만, 처벌에 대한 정확한 지침도 나와있지 않고 중범죄라는 인식이 약해 우리 사회에서 더 많은 가담자를 양산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는 이 사건 이후 제 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디지털성범죄와 아동 성범죄의 뿌리를 뽑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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