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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반대매매 규정' 증권사·투자자 설왕설래

일부 신용거래융자 투자자, 반대매매 완화 조치 역이용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03.18 15:50:32
[프라임경제]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 비율 유지 의무 면제 방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증권사들의 반대매매 통지가 이어지면서 증권사와 투자자 간 혼란이 빚어졌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3일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 비율 유지 의무 면제 방안을 발표한 이후에도 증권사들의 반대매매 통지가 이어지면서 증권사와 투자자 간 혼란이 빚어졌다. 일각에선 금융위의 반대매매 완화 조치를 역이용하는 이들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가 발표한 신용융자담보비율 완화 조치 첫 시행일인 지난 16일 올해 들어 위탁매매 미수금 투자가 최고 기록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 연합뉴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면서까지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반대매매 또한 속출했다. 

반대매매는 최근 증시 폭락에 증권사에서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제때 돈을 갚지 못해 강제로 주식을 팔게 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대출이나 외상으로 주식을 산 후, 기간 안에 갚지 못하면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매도할 수 있다. 

◆금융위 반대매매 완화 조치 발표 이후 현장 혼란 

이달 들어 12일까지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143억원) 이후 11여년 만에 최대치다. 일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12월 94억원에서 올해 1월 107억원, 2월 117억원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쇼크로 대다수 종목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여파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증권업계를 상대로 반대매매를 자제해달라는 권고를 냈다. 통상 신용융자담보비율은 140%를 유지해야 하지만, 이 비율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의 이 같은 조치 이후 현장은 혼란을 빚었다. 증권사들은 계속 반대매매 통보를 이어가는데 반해 증시 하락으로 반대매매를 당했거나 반대매매 위기에 놓인 투자자들은 "정부가 140% 비율에 대한 완화안을 발표했는데 왜 반대매매를 실행하느냐"며 반발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발 빠르게 움직인 증권사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위의 반대매매 억제 조치가 시행된 16일부터 증권사 7곳은 고객 요청시 반대매매를 1~2일 유예해주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일부 증권사는 익일 반대매도 기준 담보비율을 130%에서 120%, 또는 130%에서 12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한 증권사는 고위험 종목에 적용했던 160%대 담보유지비율을 140% 하향조정을 결정했다. 또 일부 증권사에선 반대매도 수량을 산정할 때 주당 단가 할인율을 30%에서 15%로 변경해 반대매도 산정수량을 최소화 하는 조치도 마련됐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 대다수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를 따라가려는 방안을 강구하면서도 자칫 대량손해와 배임논란을 우려하는 등 진퇴양난에 빠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리 금융위의 발표라고 해도 하루아침에 반대매매를 안 할 수는 없다. 내부 검토를 밟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시장이 좋아질 것이란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 말만 듣고 반대매매를 하지 않는 게 맞는 일인지에 대한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애초에 명확한 비율 수치를 지정해서 알려줬다면 덜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며 "증권사 별로 저쪽 증권사는 내렸는지 안 내렸는지 서로 눈치보기 바쁘다"고 토로했다. 

◆반대매매 완화 조치 역이용…미수금 투자 증가

일각에선 금융위의 반대매매 완화 조치를 역이용하는 이들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가 발표한 신용융자담보비율 완화 조치 첫 시행일인 지난 16일 올해 들어 위탁매매 미수금 투자가 최고 기록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신용으로 주식을 산 뒤 결제하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반대매매 부담이 줄어든 만큼 반등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추가 매수하려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당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3121억원으로 하루 미수금이 3000억원을 넘긴 것은 올 들어 처음으로 기록됐다. 연초 1600억원 수준에 머물던 것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달 들어 16일까지 하루 평균 위탁매매 미수금 거래는 2382억원까지 증가했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91억4500만원으로 일별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6.7%에 이른다. 

당초 금융당국의 정책 취지는 최근 국내증시가 코로나 사태로 하락을 거듭하면서 반대매매 규모가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의 손실 방어에 집중했다. 주식시장에서 반대매매가 늘어나면 투자자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들어 16일까지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143억원)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도 지난해 12월 94억원에서 올해 1월 107억원, 2월 117억원으로 증가추세다. 

이에 대다수 투자자들은 "금융위 발표는 증권사가 140% 이하의 담보비율 상황에도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를 하지 말아달라는 의미로 해석했다"는 반응이 많다. 

심지어 일부 투자자들은 "신용융자담보비율 완화 조치를 어기고 반대매매를 실행하고 있다"며 증권사들에 항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란은 반대매매 기준인 '140%' 비율에 있다. 반대매매를 실행할 때 기준으로 하는 지표가 신용융자 담보비율이다. 전체 주식가치(담보 제공된 주식·신용으로 매수한 주식가치)가 대출금액의 140%를 밑돌면 반대매매가 들어간다.

신용융자투자는 주식의 2배까지 가능하다. 예컨대 5000만원어치 주식을 가진 투자자는 이를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최대 1억원 어치까지 주식을 살 수 있다. 이후 주가가 하락해 평가액(5000만원x1.4)이 7000만원이 될 경우 담보비율은 140%가 되고 즉시 반대매매가 일어나는 구조다. 

7000만원보다 더 하락할 경우 투자자의 원금 손실과 함께 대출을 해준 증권사도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리스크를 막는 방식이다. 140% 평가액이 바로 다음날 주가가 30%만 떨어져도 원금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되면 고스란히 증권사의 손실이 돼 수습이 어려운 사태가 될 수 있다"며 "주식이 다시 폭락해 반대매매가 실행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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