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가 주식 평가액이 수백원에 이르는 일. 당연히 흔치 않은 현상이다. 하지만 뚜렷한 경제활동이 없는 ‘미성년 갑부’의 등장은 ‘일상’이 된 듯 하다. 최소한 재계에선 그렇다. 이들 미성년 갑부들은 부모로부터 주식이나 현금을 상속 증여 받거나 이미 보유한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수입과 담보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향후 비경제활동 3세들의 주식보유량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편법승계가 과거와 달리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증여와 상속을 사전에 조금씩 실행에 옮겨야만 상속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요령’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대기업 총수의 미성년자 직계 자녀 혹은 친인척이 계열사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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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그룹은 지난 1958년 정상영 명예회장이 서울 영등포에 설립한 ‘금강스레트공업’이 모태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막내동생이다. KCC그룹 성장 과정은 여타 ‘범 현대가’와는 다른 차이를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라는 울타리에서 하나씩 계열분리 해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 현대그룹,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의 다른 그룹과는 달리 KCC는 처음부터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이런 이유였을까. 최근 KCC그룹 정 명예회장이 미성년자인 손자들에게 자신의 지분을 퍼주며 2세를 넘어 미성년자들까지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정몽진 KCC대표이사 회장의 자녀들인 명선군과 재림양이 (주)KCC 주식을 각각 2,730주와 1,380주를 증여 받았다. 이를 통해 명선군은 기존 4만4,2266주에서 4만4,996주(0.43%)로, 명선군의 누나인 재림양은 기존 4,771주에서 6,151주(0.06)로 지분이 늘어났다.
올해 14세인 명선군이 (주)KCC 지분을 지금까지 총 5차례의 장내매수를 통해 주식을 매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본격적으로 매입하며 미성년 주식부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명선군은 지난해 11월 19일 무려 1만7,066주를, 그 다음날인 21일 1만3,560주를, 23일 2,000주를 비롯해 26일과 27일 각각 1,000주씩 매입했다.
지난해 10월 7,640주인 0.07%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 2월까지 4개월여만에 무려 6배 이상의 보유 주식이 늘어난 셈이다.
명선군의 보유한 4만4,996주는 지난 4월 4일 종가기준으로 205억4,067만원에 이른다.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의 장녀 재림양도 현재 6,151주로 현재 28억793억원 정도다. 명선군과 재림양은 오누이로 이들 남매가 보유한 (주)KCC주식은 총 5만1,147주로 233억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둘째인 정몽익 KCC대표이사 사장과 삼남인 정몽열 KCC건설 대표이사 사장의 자녀들도 미성년자지만 상당한 주식을 보유 중이다.
정몽익 사장의 장남 제선군은 2만2,781주인 0.27%를, 정몽열 사장의 장남 도선군은 1만8,197주인 0.17%를 갖고 있다. 올해 10세와 13세인 제선・도선군이 보유한 지분은 각각 126억8,202만원과 83억693만원 규모다.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KCC家 3세들의 지분 매입을 두고 재계 일각에선 대부분이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사전에 경영승계’ 발판을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즉, 증권가에서는 KCC가 지배구조를 탄탄하게 하면서 먼 훗날 경영권 승계까지 감안해 증여한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시민단체는 이런 미성년자들의 주식 보유가 지분 확보 차원이 아닌 경영권 승계로까지 이어질 경우, 불법적인 부의 세습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은 미성년자들은 그룹 오너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이전 과정에서 증여를 통해 주식을 취득하거나 일부는 장내에서 사들이고 있다"며 "특히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비소득자들로 주식을 어떤 자금을 통해 매입했는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배구조가 탄탄해질 때까지 추가 지분 매수 가능성도 제기된다"면서 " 하지만 자금 출처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시장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KCC그룹 홍보실 팀장은 "미성년자 지분 취득과 관련 공시를 통해 밝혔다"며 "공시 이외에 할 말이 없다"고 묵묵부답이었다.
하지만 홍보실 팀장의 주장대로 KCC그룹의 3세 미성년자들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식 매입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도 특별한 이유가 없어 검증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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