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케이뱅크 출범을 시작으로 올해 4년째에 돌입한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 어느덧 익숙한 이름으로 금융권 내 입지를 충분히 다진 분위기다. 여기에 토스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지난해 11월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를 통과하는 등 점차 인터넷은행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사실 인터넷은행은 ICT와 금융을 융합해 기존 금융회사와 다른 '새로운 은행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동등한 출발선에서 올라섰지만, 현재 이들은 극명한 차이점을 드러내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야심찬 출사표를 금융권에 던진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 난항을 겪으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반면,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오픈 715일 만에 '1000만 고객 달성'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재수 끝에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를 통과한 토스의 경우, 최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증권사 설립 예비 인가'까지 무사히 획득하며 은행에 이어 증권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인터넷은행 대명사' 당기순익 165% 성장
우선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보다 한 발 늦은 후발주자로 지난 2017년 7월 출발선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다양한 혁신기법을 통해 금융업계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며 선발주자를 무색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가 없는 비대면 은행거래 일반화를 꾀하는가 하면, 과도한 수수료 체계도 흔들면서 금융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물론 정상 궤도에 오르기 전인 2018년에는 무려 21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우여곡절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모임통장을 비롯해 △26주 적금 △저금통 등 편의성을 높인 상품과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또 9785억원 규모 중금리 대출(사잇돌 9165억원·중신용 620억원)도 공급하는 등 꾸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해 11월 금융위가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를 승인, 카카오가 이전 최대 주주였던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자리를 맞바꿈하면서 마침내 '카카오뱅크 제 1대 주주'로 등극했다.
비록 인터넷은행 국한이지만, 국내에서 산업자본이 은행 최대 주주가 된 첫 사례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5000억원 규모 증자도 완료, 자본금을 1조8000억원까지 확대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출범 이래 연간 기준 최초 흑자를 이뤄내는 등 점차 결실을 맺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카카오뱅크가 기록한 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237억원 늘어난 137억원이다. 이는 불과 1년 만에 당기순손실에서 벗어나 165% 성장을 이뤄낸 성과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22조7000억원)도 전년(12조2000억원)대비 86% 증가했으며, 고객수(1128만명)도 46.68% 늘어났다. 반면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BIS자기자본비율의 경우 이전 13.85%에서 13.48%로 소폭 하락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자순익 증가와 수수료 수입 확대에 따른 비이자순익 적자폭 감소가 주요 원인"이라며 "올해도 신규 상품 및 서비스 확대, 그리고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 등을 통해 흑자 행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인가 획득한 토스, 증권업 진출 '초읽기'
지난해 제 3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획득한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이번엔 증권업 진출 '초읽기'에 돌입했다.
사실 토스는 은행 계좌와 연동된 '토스머니'와 토스 결제 시스템에 등록된 카드를 통해 빠른 결제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2015년 2월 간편송금으로 출발해 종합금융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으며, 2017년 6월부터 투자상품 판매 서비스도 시작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인터넷은행 진출을 선언, 과감히 예비인가 심사를 신청했지만, '자본 안정성 부족'을 이유로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당시 전후로 증권업 예비인가도 신청했던 만큼, 일각에선 인터넷은행을 포기한 '사업 선회'라는 해석도 분분했다.
하지만 토스는 인터넷은행 재수를 결심, 그해 12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금융위는 토스 예비인가와 관련해 "최대주주 혁신역량과 금융혁신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사업계획 혁신성·포용성·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준비상태가 비교적 충실했다"며 "이에 인터넷전문은행에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적격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토스는 최근 증권사 설립 예비인가안이 통과되면서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두 번째 '핀테크(Finance+Technology) 증권사' 출현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11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가 증권업 예비 인가를 의결, 비바리퍼블리카는 지점이 없는 모바일 전용 증권사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나아가 하나카드와 손잡고 자사 최초 PLCC '토스신용카드'를, 기존 보험사들과 제휴를 통한 '미니보험' 등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토스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케이뱅크, 개정안 마지막 관문 '좌절' 자본 확충 난항
카카오뱅크나 토스와 달리 '국내 인터넷은행 1호' 케이뱅크는 출범(2017년 4월) 불과 3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서 있는 처지다. 당초 '중금리대출 마중물'로 기대를 모았지만, 계속된 자본 확충 난항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실제 케이뱅크는 자금 문제 해결을 위해 KT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 약 59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려 했다.
다만 이 역시도 지난해 4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자 케이뱅크 및 주요주주들은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운명을 좌우할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개정안' 통과만을 기다렸다.
아울러 해당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면서 국회 본회의 처리도 자연스런 수순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재석의원 184명 가운데 △찬성 75명 △반대 82명 △기권 27명으로 부결 처리됐다.
개정안 통과가 마지막 관문에서 좌절된 케이뱅크는 사실상 개점휴업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태다. 현재 거론되는 대안으로 새로운 주주사를 찾거나 자회사 활용 방안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케이뱅크가 자본 확충과 관련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존폐 위기를 벗어나질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이문환 케이뱅크 신임 행장 내정자는 시작부터 커다란 숙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BC카드를 이끈 바 있는 이문환 내정자는 증자를 통해 '제 2의 도약'을 구상했지만, '개정안 통과'라는 기본 전제부터 어그러진 상황.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법 개정안 부결로 케이뱅크 입장에서도 이제 마냥 KT의 지원만을 기다릴 수 없는 처지가 됐다"며 "뒤늦게 자금줄을 확보하더라고 영업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케이뱅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위기로 내몰리고 말았다. 과연 케이뱅크가 지금의 위기를 딛고 카카오뱅크, 토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