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온 국민이 코로나 감염 예방에 힘쓰고 있다.
그 가운데 공기청정기와 공기살균기 등을 판매하는 일부 업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이라는 문구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연일 코로나19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지푸라기라고 잡겠다는 심정으로 이러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20만원대의 A사 공기청정기는 '자외선 바이러스 살균 공기청정기'라며 코로나19 예방 제품으로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제품에 무료체험 후기를 남긴 한 고객은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살균되는 유일한 제품이라고 해서 무료체험으로 이용해보고 구매했다"며 "코로나바이러스들이 죽어가는 게 느껴진다.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가족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200만원대에 판매중인 B사 공기살균기 제품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인플루엔자. 폐렴균 등 살균 시험 성적서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확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살균효과 입증 자료는 확인할 수 없었다.

네이버쇼핑 목록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내세워 광고 중인 공기청정기와 공기살균기 제품들. ⓒ 네이버쇼핑 캡쳐
300만원대를 호가하는 C사의 공기살균기는 "공기 중으로 감염이 가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을 예방할 필수품"이라는 문구로 판매되고 있다.
C사는 홈페이지에 올린 홍보 글에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공기 중 전염'이라면서, 오염된 에어로졸은 공기흐름에서 부유하며 생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 대용품으로 MS2 박테리오파지를 실험실 챔버에서 테스트한 결과 살균력을 검증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이라는 문구는 해외 본사에서 홍보를 위해 내려준 지침이라 따르고 있다"며 "코로나와 유사한 단일 세포 형태의 RNA 바이러스를 가지고 실험한 것으로 미국 논문에 따라 자사에서 MS2를 가지고 실험한 조건이 코로나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공기 중 전염'이라고 광고 문구를 쓴 것은 당시 정부에서도 공기 중 전염이 가능하다고 한 상태기 때문에 예방하라는 차원에서 썼던 것"이라며 "문제가 된다면 확인 후 삭제하겠다"고 덧붙였다.
즉 이 업체는 코로나19와 유사한 단일 세포형태의 바이러스 실험 결과만을 근거로 '코로나19 예방'이라는 단어를 '홍보' 목적에 사용했고, 코로나 감염 확산을 공기 중 전염으로 특정했다.
사실상 국내 보건당국과 소비자 보호기관의 입장을 반한 것으로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를 유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모 공기살균기 판매 업체에서 코로나19 기사와 함께 자사 공기살균기를 홍보하고 있다. ⓒ 홈페이지 캡쳐
이 외에도, 몇몇 업체에서 '코로나 예방'의 일환으로 내놓은 '공기 살균력'은 실제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거리가 멀다. 공기살균기 판매 업체에서 말한 100%에 가까운 살균이 가능하려면 폐쇄된 공간에서 3시간 연속 해당 제품을 가동해야만 얻을 수 있는 수치다.
일반 가정이나 대규모 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교회, 강당 등 넓은 공간에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구급차나 병원 등 주로 좁고 폐쇄된 공간에서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공정거래위원회는 행복드림을 통해 "코로나19를 걸러주는 공기청정기술 인증 사례는 없다"며 "사람 간 전파는 비말(호흡기 분비물) 전파로 추정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의 경우, 일반 생활 환경에서 에어로졸(공기 중 감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문가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정위 열린소비자포털 행복드림 내 코로나19 관련 팩트체크 내용. ⓒ 공정위 홈페이지
지난 달 19일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감염증 관련 전문가인 가쿠 미쓰오(賀来満夫) 도호쿠 의료약과대학 특임교수는 "에어로졸은 비말보다 작은 입자로 공기 중에 일정 시간 떠돌기도 한다"며 "의료현장에서는 환자에게 기관 삽관을 하는 등 아주 특수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로졸 감염은 전철과 사무실 등 보통 생활 공간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역시 에어로졸로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장시간 고농도의 에어로졸에 노출된 경우에만 감염 가능성이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병원은 "비말 전염은 물방울의 중력 때문에 1m 이상 날아가기 어렵지만, 에어로졸은 물방울 사이즈가 작아 멀리 퍼질 수 있어 코로나19 여러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며 "다만, 현재 연구된 것으로는 '코로나19' 감염 이유 전체를 에어로졸 감염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는 결핵균처럼 공기를 떠돌아 다니는 것이 아니다. 작은 비말(비말 핵)이 공기를 떠돌 수 있지만, 이것이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는 폐쇄된 공간인 경우에 한한다"며 "개방된 곳에서는 증발하거나 희석돼 먼 거리로 이동해서 감염을 일으키지 못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공기 중에 떠돌아 다니다가 길에서 감염을 시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에어로졸로의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감염 조건'에 대한 설명 없이 '가능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공기만 살균·청정기능을 내세워 광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악용해 마케팅을 펼치는 업체들이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이렇듯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광고는 정부에서 더욱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틈타 잘못된 정보가 시장에 유통되지 않도록 점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예방'이나 '바이러스 99.9% 제거' 등 검증되지 않은 효능으로 소비자 오인을 발생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속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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