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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폐지땐 국가적 경제 위기"

야당·금융권 "대기업, 금융 지배땐 금융경쟁력 약화 불보듯"

이종엽 기자 | lee@newsprime.co.kr | 2008.04.03 10:51:39

[프라임경제]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금산분리법 폐지에 야당과 금융권에서 강하게 반발하면서 총선 막판 경제 관련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최근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금산분리 완화를 조만간 실행할 것임을 밝혀 상당한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
 
지난 달 31일, 금융위원회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산분리 3단계 완화계획을 발표했는데, 새 정부가 관치 중심의 금융활동을 민간 주도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기업의 덩치가 더욱 커지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종전의 금산분리 원칙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제조업체를 또 사업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지만 금산분리 정책이 완화되면 이 같은 규제는 사라진다. 법규제의 폐지 내지 완화될 경우 산업자본의 금융지배가 허용되면서 제조업의 은행 소유가 가능해지고,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은행들의 민영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및 일부 금융권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금산분리법의 완화를 정부가 너무 서두르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1번인 이성남 전 금융통화위원은 "금산분리라는 것이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금융 분야에까지 불공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대기업 등에게는 규제로 비쳐질 수 있으나, 많은 이들이 금융시장 질서를 유지시켜주고 경제력 집중 문제를 완화해주는 장치로 여기고 있다"면서 "정부가 이토록 서둘러야 할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재벌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이 거의 모든 자금 및 정보를 독점하게 될 경우 경제력 집중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복잡하게 얽혀있는 재벌의 기업구조 속에 금융기관이 포위되어 금융경쟁력 제고는 커녕 금융시스템만 불안케 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주장은 최근 특검이 진행 중인 삼성비자금 의혹 사건과도 무관하지 않은데, 재벌의 불법비자금운영, 우리은행 불법 차명계좌 이용 등 재벌과 은행 등의 연대현상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고 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라는 원칙이 파기돼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재벌이 은행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이명박 정부가 금산분리를 대폭 완화하는 것은 글로벌스탠다드나 국민정서상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금산분리 원칙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총선 결과가 중요하게 작용하겠지만 현재까지 대기업의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을 확보가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섣부른 정책 결정이 화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사진= 관료 출신 중 경제통으로 알려진 이용섭 통합민주당 후보도 금산분리 완화는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재경부의 핵심 요직과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자부 장관, 건교부 장관 등을 거친 이용섭 통합민주당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금산분리법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재벌이 사금고를 소유하는데 일조하겠다는 의도"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 후보는 "은행의 재벌 사금고화를 막고 산업자본에 대한 금융자본의 지배를 막는 장치가 금산분리인데, 이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무원칙한 친재벌 정책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라며 "비효율적인 낡은 규제는 당연히 폐지돼야 하겠지만 무분별한 금산분리 폐지는 대기업의 금융시장 지배력만 강화할 뿐이고 국가경쟁력 약화는 물론, 기업의 도덕적 해이로 국가적 경제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금산분리 완화정책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기업 집단의 경영 형태를 개선하고 금융 감독 체제를 강화한 이후에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광범위한 논의와 합의도출 과정을 먼저 거쳐야하며, 대기업 규모 확대 보다 서민경제 안정이 경제성장과 국민복지의 출발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총선이후 금산분리 완화의 미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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