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에서 물러난다. ⓒ 현대자동차그룹
[프라임경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2012년 현대제철 등기임원(이하 사내이사)에 등재된 지 8년 만에 현대제철(004020)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이 같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행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오는 3월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서명진 현대제철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는 안건을 포함시켰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후임자를 선임하기 위한 조치인 것.
당초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제철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2021년 3월15일까지였다. 하지만 돌연 사내이사직을 사임하기로 한 배경에는 그룹의 핵심 사업인 자동차 부문에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업계에서는 해석한다.
현대제철 측 역시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제철 사내이사 임기가 남았음에도 사임한 배경에 대해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운영하고 자동차 사업에 더욱 힘 쏟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제철 사내이사 사임 배경에는 단순 자동차 부문에 '선택과 집중'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문제시됐던 이사회 참석률 저조에 대한 지적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점도 내포돼 있다.
실제 정 수석부회장은 사내이사로 있는 4개 그룹 계열사의 이사회 날짜가 겹쳐 현대제철 이사회 참석률이 저조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차 이사회 출석률은 100%였던데 반해, 현대제철 이사회 출석률은 25%에 그쳤다. 현대모비스는 71%, 기아차는 67%였다.
더불어 정 수석부회장의 지난 2016년부터 2018년도까지의 현대제철 이사회 출석률만 비교해 봐도 현대차 이사회 출석률은 평균 32%를 기록한데 반해, 같은 기간 현대제철 이사회 출석률은 3%로 현저한 차이를 보인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의 현대제철 이사회 낮은 참석률은 곧 현대제철에 대한 낮은 관심도를 보이는 지표라는 지적이 계속돼 왔고, 이러한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이라는 게 업계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사내이사를 공식 사임한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들을 내놓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사내이사직에 있었음에도 낮은 이사회 참석률에 이어, 이번 사임 등의 소극적 행보가 현대제철 불확실성 확대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
특히 일부 현대제철 소액주주들은 이번 정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사임 결정에 대해 "버려진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개탄했다.
반면, 그간 현대제철에 대한 정 수석부회장의 낮은 관심도를 지적해 오던 현대제철 노조 측은 이번 사내이사 사임 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을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러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예상됐던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전문경영인이 있기 때문"이라며 "(정 수석부회장이)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더라도 그룹 총수로서 역할은 변함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