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살다 보면 마음먹은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노후준비도 그렇죠. 열심히 저축하고 아끼면서 나름 대비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기만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연금저축 적립금과 퇴직금만이라도 남기겠다'고 다짐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자녀교육과 결혼에 목돈이 들어갈 수도 있고, 본인 및 가족이 아프거나 다쳐서 예상치 않게 큰돈이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이죠.
김동엽 미래에셋생명 은퇴교육센터장은 "연금저축과 퇴직금은 중도인출에 제약이 많은 데다 인출할 수 있다고 해도 불이익이 따르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고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재직 중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요?
우리나라 퇴직급여 제도는 퇴직금과 퇴직연금을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퇴직급여 종류에 따라 중간정산 가능 여부와 조건이 달라지죠.
김동엽 은퇴교육센터장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중간정산 요건이 강화되면서 회사가 전 직원에게 일괄적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다만 개별 근로자는 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다면 중간정산을 할 수 있죠.
우선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주거 목적으로 전세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중간정산을 할 수 있습니다. 즉,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한 중간정산은 한 사업장에서 한 번만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또 근로자 본인과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질병 및 부상으로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할 경우 그 비용을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에도 가능하죠.
아울러 사용자가 기존 정년 연장 혹은 보장하는 조건으로 임금피크제도를 시행할 때, 근로자가 최근 5년 이내 파산선고를 받거나 개인회생 절차 결정을 받았다면, 그리고 천재지변 등 피해를 입은 경우에도 중간정산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입된 퇴직연금이 무엇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중간정산 가능 여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은 제도에는 크게 △회사가 운용책임을 지는 확정급여형(이하 DB형)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이하 DC형)으로 구분되죠.
이 중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법에 따른 사유에 한해 전부 혹은 일부를 중도 인출할 수 있죠. 물론 법정사유는 임금피크제도를 실시하는 경우만 제외하면 앞서 언급한 퇴직금제도 하에서 가능합니다.
DC형과 달리, DB형의 경우 중도인출을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한 후 중도인출을 할 수 있죠. 재직 중인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중간정산 혹은 중도인출시 퇴직소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퇴직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퇴직급여를 일시에 수령할 수도 있고, 연금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퇴직급여 일시 수령시 퇴직소득세를 먼저 떼고, 남은 금액만 수령 가능합니다.
반면,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에는 퇴직급여를 먼저 연금저축이나 IRP(개인형퇴직연금)로 이체해야 합니다. 퇴직금을 연금계좌로 이체할 당시 세금을 부과하지 않지만, 연금계좌에 적립된 자금을 인출할 때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죠.
한편, 연금계좌 적립금은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습니다. 연금이 개시되면 퇴직금 원금부터 인출되며, 퇴직금 소진시 퇴직금을 운용해 얻은 수익이 인출된다는 것이죠.
연금에는 연금소득세가 부과되는데, 세금계산 방식은 연금재원에 따릅니다.
퇴직금 원금을 재원으로 수령할 땐 퇴직소득세 70%에 해당하는 연금소득세를 납부합니다. 일시금 수령보단 세금 30%를 감면받는 셈이죠.
운용수익이 연금재원일 경우 인출금액 3.3~5.5%가 연금소득세로 부과됩니다. 일반금융상품 이자와 배당에 부과되는 소득세(15.4%)를 감안하면, 세율이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이런 절세 혜택은 어디까지나 연금계좌 적립금을 55세 이후 연금 수령시에만 누릴 수 있습니다.
물론 적립금을 55세 이전에 중도 인출하거나 연금 수령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세제혜택이 제공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를 '연금 외 수령'이라고 합니다.
만일 '연금 외 수령'에 해당되면 퇴직금에는 퇴직소득세가 그대로 부과되고, 운용수익에는 기타소득세(16.5%)가 부과되죠.
법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되면 연금 외 수령을 하더라도 절세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세법에서 인정하는 부득이한 사유로는 △연금계좌 가입자 본인 및 부양가족이 3개월 이상 요양 △연금계좌 가입자가 파산선고나 개인회생 절차 개시 결정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해외이주하는 경우도 해당됩니다.
여기서 해외 이주하는 경우 퇴직금을 연금계좌에 입금한 날로부터 3년 이후 해외로 이주하는 경우에만 연금으로 수령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연금소득으로 인정받으려면 6개월 이내 증명서류를 금융기관에 제출해야 하죠.
이처럼 재직 중에 퇴직금을 찾기 위해선 퇴직급여 종류에 따라 중간정산 가능 여부와 조건을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갑작스런 목돈 지출로 노후 준비는 커녕 은퇴 후 불안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건강 자산·지식 자산 등 은퇴 후 반드시 챙겨야 할 자산들이 있습니다. 물론 퇴직금과 같은 실물 자산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건강관리와 함께 부족한 지식을 쌓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며 은퇴 후 시간들을 보다 지혜롭게 사용하는 것 역시 보다 든든한 노후를 보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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