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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발자취: 보험] 힘겨운 한 해… '실적 악화의 늪'

'업황부진'에 쏟아지는 매물…가입률 낮은 2030세대 공략 '돌파구'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19.12.30 15:13:57

2019년 보험사들은 저금리와 손해율 악화로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올해 보험사들은 그 어느 해보다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 때문에 투자처 찾기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사업비 증가 및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실적이 급감하며 대부분 손실을 면치 못했다. 더군다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그야말로 '실적 악화의 늪'에 빠졌다. 여기에 정부 측 가격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보험업계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들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전년(4조384억원)대비 24.3%(9811억원) 줄어든 3조573억원이다.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 당기순이익도 2조1996억원으로 24.6%(7166억원) 감소했다.

또 '업황부진'에 시달린 보험사들은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쏟아져 나왔다. 아울러 저출산 및 고령화로 포화상태에 이른 보험시장은 가입률이 낮은 2030세대를 공략한 보험 상품·마케팅을 내놓으며 돌파구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올 2019년 기해년 보험업계 대표 이슈를 되짚어봤다.

◆업계 불황에 줄이은 매물

업황부진에 시달리는 보험사들이 올 한해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잇따라 등장했다. 올해 이미 인수가 완료된 롯데손해보험을 비롯해 현재 △KDB생명 △더케이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등 매각 관련 이슈가 넘쳐났다. 그뿐만 아니라 △동양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 등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 지난 5월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와의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지분 58.49%를 3734억원에 인수했다. 사진은 중구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본사. ⓒ 연합뉴스


이번 계약을 통해 롯데그룹 보유 롯데손보 지분(58.49%) 중 53.49%를 사들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새 주인으로 올라섰다. 

현재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보험사는 산업은행이 9월 매각을 공식화한 KDB생명이다. 

물론, KDB생명 매각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두 차례·2016년 한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으나 결국 모두 무산된 바 있다. 

어느덧 네 번째 매각 시도에 나선 KDB생명이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당초 목표였던 연내 우선협상자 선정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2월까지 매각되지 않을 경우 금융지주사법 및 공정거래법에 따라 지주사 전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투자금액 등을 고려해 매각가를 6000억원 가량으로 기대하는 눈치지만, 정작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는 20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푸르덴셜생명을 비롯한 다른 경쟁 매물까지 쏟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시장 관심도 떨어진 것. 

KDB생명 공동운영자(GP) 칸서스자산운용도 다급하긴 마찬가지다. KDB생명 지분을 보유한 지 약 10년이 넘어가는 칸서스자산운용은 내년 2월 내 매각 불발시 금융지주사 요건을 갖추지 못해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을 처지다. 

이처럼 매각에 있어 냉랭한 분위기가 감도는 KDB생명과 달리 더케이손해보험은 비교적 빨리 새로운 인수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교직원공제회와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보 매각을 위한 세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현재 인수가격으로 1500억원 가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더케이손보 순자산 규모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만 하나금융지주 측은 이보다 수백억원 낮은 가격을 원하고 있어 약간의 조율이 필요한 상황. 

이럼에도 업계는 인수가가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닌 만큼 원만한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이르면 이달 양측 주식매매계약이 이뤄진 후 내년 1분기 금융당국 등 승인을 거쳐 인수 절차를 끝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 따른 수익률 악화

한편 올해 생보사들은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연 1.25%)로 직격타를 맞았다. 금리가 낮아지면 통상 금융 상품을 통해 거둘 수 있는 투자 수익률도 함께 추락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즉, 고객들로부터 받은 자산을 굴려 다시 돌려줘야하는 보험사들에게 악재일 수밖에 없다.

생보사들은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로 자산을 굴릴 투자처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과거 고금리 상품으로 인한 역마진에도 시달리고 있다.

실제 생보사들은 고금리 시대였던 2000년대 초반까지 5% 이상에 달하는 확정금리형 상품을 경쟁적으로 판매한 바 있다. 현재 이들 고금리 확정형 상품은 전체 상품 41.5%인 244조4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저금리로 생보사들 평균 자산운용수익률(6월말 기준)은 불과 4.1%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이율(4.3%)보다 0.2%p 역마진이 발생했다.

여기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 생명보험산업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비율은 2017년 말 16.6%에서 올 6월 말 기준 8.4%로 하락했다.

평가대상준비금 대비 잉여금(평가대상준비금-LAT 평가액)으로 정의되는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이 음수일 경우 부채적정성평가(LAT) 결손으로 책임준비금을 추가 적립, 당기손익으로 반영해야 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영업적자 확대 

손보사들 상황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자동차 및 실손의료 보험손해율이 동반 상승하면서 영업적자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우선 자동차보험(11월 기준)은 손보사 9곳 중 7곳 손해율이 100%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정 손해율(77~78%)보다 20%p 가량 높은 수치다. 

때문에 관련 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 영업적자 규모가 무려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손보사들은 내년 자동차 보험료를 5%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을 뜻하는데 현재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노동자 가동연한 상향과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보험료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손보험 손해율도 뛰어올랐다. 

의료기관 과잉진료와 보험사기 증가로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은 전년대비 약 20%p 늘어난 129.1%다. 이는 수익성이 심각하게 악화됐던 2016년(131.3%)과 맞먹는 수준. 

이에 따라 실손보험 연간 적자 규모는 1조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손보사들은 계속되는 영업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내년 초 자동차 보험료를 5%가량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인상은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인 만큼 제도적 개선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굳히지 않고 있어 이마저도 쉽진 않을 전망이다. 

◆'2030세대 겨냥' 디지털보험 부상

불황을 이겨내고자 하는 보험사들의 고군분투는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플랫폼 기반 디지털보험이 올 한해 부상했다. 

보험사들이 기존 대면 채널 영업 방식을 탈피, 온라인(CM) 채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가입률이 낮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보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려는 시도인 셈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보맵과 인바이유 등 인슈어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으며, 올해에는 리치앤코 등 법인보험대리점(GA)들이 전용 플랫폼 '굿리치'를 론칭한 바 있다. 아울러 토스 및 뱅크샐러드 등 금융 플랫폼 역시 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올해에는 'IT업계 대표주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보험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우선 카카오는 '국내 1위 손보사' 삼성화재와 손잡고,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 영향력과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기능에 삼성화재 상품개발력을 합쳐 '보험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삼성화재는 카카오 및 카카오페이와 함께 디지털보험사 설립 예비인가 신청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는 이보다 앞서 7월 인슈어테크 플랫폼 '인바이유' 인수를 통해 보험업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카카오페이를 필두로 보험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국내외 보험사 등과 협업해 크고 작은 생활환경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혁신 보험 상품들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화재와의 협업은 이를 위한 '물꼬 트기'인 셈. 

삼성화재도 점차 어려워지는 업계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과의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는 카카오와 협업으로 긍정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IT 강자' 네이버 역시 금융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별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을 선언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부터 8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이끌어내는 등 대규모 자본확충을 이뤄낸 바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확보한 수천만명에 달하는 이용자수는 보험업계가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며 "아마존이 다방면 진출을 통해 기록적인 성공을 거뒀듯이, 카카오와 네이버 역시 시장 판도를 흔들어놓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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