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 2009년 12월29일은 MB정부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복권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날입니다. 이건희 회장 사면은 조금은 특별했는데요. 매우 이례적으로 경제인에 대한 '원포인트' 사면이었기 때문이죠.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이건희 회장 '특별사면'을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켰는데요. 그 이유는 '동계올림픽' 때문이었습니다.
사면권자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회장 특별사면에 대해 "국가적 관점에서 사면을 결심했다"라고 설명했죠.
여기에 언급한 국가적 관점은 '동계올림픽 유치' 삼수였던 평창이 개최지로 확정받기 위해선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 위원이던 이 회장 활동 없인 힘들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죠.
다만 이건희 회장 특별사면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특혜 논란이 들끓었다는 것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경제인 단독 사면은 최초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정부는 이런 논란에 대해 외면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시도했습니다.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특별 사면을 발표하는 모습. ⓒ 연합뉴스
그러면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 IOC 총회가 개최되는데, 그 자리는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매우 중요한 기회"라며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은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사면한 것"이라고 특별사면 당위성에 대해 역설했습니다.
2009년 8월,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던 이건희 회장은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08년 IOC에 스스로 위원 자격정지를 요청해 자격이 정지된 바 있죠. 이 때문에 특별사면을 받더라도 IOC위원 자격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내세운 '동계올림픽 유치 위한 사면'이라는 명분이 사라지는 리스크가 존재했습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현재 본인 요청으로 IOC위원 자격이 정지된 이건희 전 회장이 사면되지 않을 경우 위원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지만, 사면을 받아 자격을 회복한 사례도 국내외적으로 있다"라며 "이 전 회장도 IOC 위원 자격을 회복할 것"이라고 우려를 불식시켰죠.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 특혜 논란 일부 잠식
정부는 2009년 12월31일 특혜 논란에도 불구,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굳은 의지를 앞세워 특별사면을 단행했습니다.
다행히 이건희 회장은 이듬해 2월 IOC 위원 자격을 회복했지만, 정부 기대와 함께 여론의 비난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대업을 이뤄야만 했죠.
삼성 역시 비공식 논평을 통해 "이건희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라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이건희 회장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동한 해외 출장 거리만 해도 21만㎞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지구 다섯 바퀴 넘게 돈 것과 같은 거리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일까요. 특별사면 안건 통과 1년6개월 후인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최종 결정됐습니다.

삼성이 IOC와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 연합뉴스
이건희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직후 "평창 유치 성공은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와 체육계, 국민 모두 열망이 뭉친 결과"라며 공을 정부로 돌렸죠.
여론 부담을 무릅쓴 정부 특별사면이 결국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로 이어져 불거졌던 '특혜 논란' 일부는 불식시킨 셈이죠.
◆이재용 '오너 리스크 최소화' 방어 카드는?
안타깝게도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소재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회장은 심혈을 기울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병상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죠. 대신 사실상 삼성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참석이 점쳐지기도 했죠.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참석 여부가 불투명했었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특검으로부터 기소,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수감됐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2018년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 선고로 풀려나면서 공식 첫 일정으로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았죠.
하지만 이런 추측과는 달리, 이 부회장 공식 첫 일정은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아닌 '유럽 출장'이었습니다. 때문에 당시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외부 노출 가능성이 낮은 국외 활동을 우선적으로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연합뉴스
그렇다면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은 어떨까요.
구체적인 병세 및 치료 진행 상황 등은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건희 회장은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주로 병상에 누운 상태로 '자가 호흡'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여전히 구속 갈림길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8월 "뇌물 혐의를 다시 판단하고, 뇌물액 및 횡령액을 재산정해야 한다"라며 2심(파기환송심) 재판을 결정한 탓이죠.
이전 2심보다 인정된 범죄 혐의가 늘어나면서 형량도 더 무거워질 수 있는 만큼 이 부회장 재수감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게 업계 해석입니다. 더군다나 장기간 IOC 위원을 맡아 '동계올림픽 유치' 기대 효과로 특별사면 받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 달리, 면책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상반되는데요.
정부의 비호 아래 '특별사면' 혜택을 받은 이건희 회장. 이와 반대로 점차 재수감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재용 부회장이 과연 '오너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어떤 카드를 꺼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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