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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이랜드 '스파오' 오픈 한달.. "토종 SPA 시작"

국내 첫 주자로 '유니클로·자라·H&M' 잡는다

김다이 기자 | kde@newsprime.co.kr | 2019.12.28 09:26:14

[프라임경제] 10년 전인 2009년 12월28일은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의 오픈 첫 달 실적이 공개됐습니다.

11월25일 명동에 2875㎡(약 925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연 스파오는 하루 평균 5000여명의 방문객이 찾았고, 한달 간 20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2009년은 유니클로, 자라, 포에버21 등 일명 '패스트 패션'으로 불리는 글로벌 SPA브랜드가 강세였는데요. 당시 유니클로는 이미 전국 45개 매장을 갖고 있으며, 이미 약 18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2009년 스파오 오픈 당시 모델로 활동했던 소녀시대 화보사진. ⓒ 스파오

스파오는 연예기획사 SM과 손잡고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당대 인기 아이돌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해외 브랜드가 즐비하던 때에 '한국인의 체형에 맞춘 패스트 패션'이라는 콘셉트와 유니클로보다 2~30%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 해 11월 국내 첫 주자로 시작한 스파오는 하루 매출 1~2억원을 기록하며 월 매출 20억원에 돌파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와 견줄만큼 국내 첫 주자로써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웜히트'로 유니클로의 '히트텍' 보다 따뜻하고 저렴하다는 것을 내세워 판매했는데요. 오픈 첫날 3000장, 한달 간 2만5000장이 팔려나가면서 3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후 스파오는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국내 시장에서 100개 매장, 1조원대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랜드 관계자는 "월매출 20억원이면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SPA브랜드의 오픈 첫달 매출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스파오가 국내 신생 브랜드인데다가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글로벌 SPA브랜드를 능가하는 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10돌 맞은 스파오 "전략 바꿨다"

스파오의 1호점 명동점은 같은 건물 5층에 이랜드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가 문을 열고 마케팅 파트너인 엔터테인먼트회사 SM이 운영하는 노래방과 SM 소속 스타들의 앨범 등을 판매하는 '에브리싱' 매장이 들어서는 등 관광객과 팬들 중심의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한국형 SPA 브랜드로 출발한 스파오는 초반 '온가족이 입는 브랜드'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시장 반응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전략에서 실패를 맛본 스파오는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됩니다. 이후 1020대를 겨냥한 젊은 분위기로 브랜드 콘셉트를 바꾸게 되죠. 또, 2015년부터는 인기 캐릭터 등과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쏟아내면서 토종 SPA 브랜드로써의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2016년에는 포켓몬스터와 콜라보를 진행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짱구 파자마'는 스파오의 히트상품이 됐습니다. 이 외에도 라인프렌즈, 빙그레, 위베어베어스, 세일러문, 해리포터, 겨울왕국, 토이스토리 등 셀 수 없는 콜라보 제품들로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죠.

최근에는 EBS 연습생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펭수'와 콜라보한 제품을 출시했는데요. 펭수 인기에 힘입어 콜라보 제품들이 급속도로 완판되기도 했습니다.

스파오 X 자이언트펭TV 콜라보레이션. ⓒ 스파오

10년이 지난 지금 스파오는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키즈, 액티브, 스파오 프렌즈 등 8가지 카테고리를 추가하면서 본격적으로 다양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명동점 역시 달라졌는데요. 스파오 명동점 4층에 들어선 '스파오 프렌즈존'에서는 역대 콜라보 상품들을 모두 모아놨습니다.

덕분에 2017년에는 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는 3200억원 올해는 3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제 의류 브랜드도 의류뿐 아니라 콘텐츠를 가지고 나와야 한다"며 "처음에 무리한 카테고리 확장으로 실패를 맛봤지만, 이제 노하우가 생겨 카테고리를 확장하게 됐다. 앞으로 5000억원,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2010년대 'SPA브랜드 격전지' 전락

2010년 초부터 여러 국내 기업들이 SPA 브랜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2012년 신선통상의 '탑텐' 삼성물산의 '에잇세컨즈'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도 PB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유니클로, 자라, H&M, 갭, 아메리칸 어패럴, 탑샵, COS, 망고, 지오다노, 무인양품 등 다양항 글로벌 브랜드들도 국내에 진출했는데요. 말 그대로 국내 패션 시장이 SPA 브랜드 격전지가 된 셈이죠.

시장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쟁은 날이 갈수록 과열되고 있습니다. 특히, 스파오, 지오다노, 탑텐, 유니클로 등의 경우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상품군이 비슷하게 구성돼 특색있는 상품 없이는 경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SPA 브랜드 중 독보적 1위 업체는 유니클로. 롯데쇼핑과 손잡고 국내에 진출한 유니클로는 진출 첫 해인 2005년 매출 300억원대에서 2018년 기준 매출 1조2000억원을 넘어서는 메가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지난 7월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로 현재 매출 상황은 주춤한 상태지만 이미 국내 주요 상권 대부분에서는 유니클로 매장을 볼 수 있게 됐죠.

이에, 올 하반기 스파오와 탑텐 등 국내 SPA 브랜드에서 유니클로 잡기에 나섰습니다. 유니클로를 대신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극적인 효과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유니클로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모든 고객이 국내 브랜드로 눈을 돌리는건 아니라는 뜻이죠.

안타깝지만 시장 내 토종 SPA 브랜드의 입지가 아직 유니클로를 뛰어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매출액만 보더라도 그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는데요. 품질이나 가격, 브랜드 구성 면에서 아직 유니클로를 입던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SPA 브랜드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제품력, 가성비 좋은 제품들을 토종 SPA 브랜드에서 더 많이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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