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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나쁜 기업'에 이사 해임 '주주권 행사'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의결…상장협 "관리자 차원 넘어선 경영 간섭 행위 지양해야"

염재인 기자 | yji2@newsprime.co.kr | 2019.12.27 14:58:50
[프라임경제] 국민연금기금(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하면서 기업에서 횡령 및 배임 등을 저지르는 기업 이사에 대해 해임을 요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기업에서 횡령 및 배임 등을 저지르는 기업 이사에 대해 해임을 요구하는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이에 상장협은 관리자 차원을 넘어선 경영 간섭 행위를 지양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열린 '제9차 국민연금 기금 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2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2019년도 제9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열고, 지난해 7월 시행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의 후속 조치인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금위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에 관한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기업에서 횡령, 배임, 사익 편취 등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은 이사 해임이나 정관 변경 등을 제안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며 "지난 1년여간 장기간에 걸쳐 주주권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이번 결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목표는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경영 간섭이 아니다"라며 "기업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해 국민연금 수익성을 더욱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해 혹시 모를 논란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 장관은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단계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극적 주주활동을 시행하면서 개선할것"이라며 "기업들이 우려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대화를 통해 개정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회의를 통해 예상하지 못한 우려 사안으로 분류됐던 '정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 하락' 사안은 기금운용본부의 ESG 평가등급을 사전에 알 수 없어 필요 시 대응이 어렵다는 경영계 의견을 고려해 중점관리 사안으로 변경했다. 

박 장관은 "경영계 요청에 따라 국민연금의 주주활동 목적은 기금의 장기 수익 및 주주가치 제고라는 점을 정확히 규정하고, 주주활동 대상을 선정할 때 해당 기업의 산업적 특성 및 기업 여건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국민연금은 가이드라인 초안에서 수탁자책임활동 기간을 1년 단위로 설정했던 부분도 필요 시 신속한 의사 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노동계 및 시민단체 의견을 수렴해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수탁자책임전문위 또는 기금운용위가 필요하다고 의결하는 경우만 기간을 단축하거나, 바로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에 대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지게 돼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는 등 시장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국민연금이 불가피하게 주주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자의적으로 결정되지 않게 원칙과 기준, 절차를 투명하게 규정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더욱 높이려는 것이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에 대해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국민연금 기금위 결정을 비판했다. 

상장협은 "경제계의 지속적 의견 수렴 요구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금위는 노동계와 시민단체 측 의견을 반영해 사실상 국민연금의 적극적 경영 개입을 위한 수정안을 가결시켰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선량한 관리자 차원을 넘어선 경영 간섭 행위가 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 "국민연금은 기금운용 독립성과 전문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지배구조부터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쟁과 산업 구조 변화가 치열해지고 있어 기업 경영권 보호가 절실한 시점에 정부가 국민연금까지 동원해 우리 기업을 옥죄는 시책을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기금위는 지난달 29일 제8차 기금위를 열고 가이드라인을 상정했지만, 사용자 단체 대표들이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는 기업 경영에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어 신중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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