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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병국 농협중앙회장 후보 "농축협 지속 성장 견인, 새 틀 짜야"

상호금융 및 조합간 도·농 격차 해소 등에 대한 해법 제시해야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9.12.27 14:12:42

김병국 농협중앙회장 후보는 40여년간 농민 조합원으로, 그리고 일선 조합장(서충주농협 5선 조합장)으로 농업과 농촌, 농협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특히 조합장 취임 일주일 만에 '합병권유'를 받고도 뚝심 하나로 부실 조합을 명품 조합으로 일궈낸 '의지의 농협맨'으로 더욱 유명하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총 자산 535조원, 조합원 252만명, 그리고 28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보유한 '초거대기업' 농협중앙회를 견인할 수장을 뽑기 위한 선거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지난 19일부터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한 이번 선거는 초반부터 후보 10여명이 좌천타천 거론되는 등 난립현상을 보였으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유력 후보군이 빠르게 압축되는 분위기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1118개 조합장 가운데 지역별 대의원 292명이 간접선거하는 형식으로 치러진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는 후보가 없을 시 2차 결선투표에 오른 후보 2명 중 최다특표자가 회장으로 선출되는 방식이다. 

본 선거는 오는 2020년 1월31일로, 공식 선거운동은 같은 달 18~30일이다. 하지만 예비후보 등록 시점부터 전화나 문자, 명함 배부 같은 제한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해 사실상 선거가 시작된 셈이다.

이번선거는 지역구도로 치러졌던 이전 전통적인 중앙회장 선거와는 달리, '탈지역주의' 기반 중부권통합론이 크게 대두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적 색깔 탓에 중앙회장 선거에서 소외됐던 중부권이 오히려 농협 통합과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제기된 것. 

이런 '중부권통합론'을 견인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충북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조합장이다. 그간 중앙회장을 배출하지 못한 충북 대표 주자인 그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이번 선거에 새롭게 등장해 '농협 통합과 안정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연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병국 후보가 바라보는 농협중앙회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프라임경제>가 만나봤다.

다음은 김병국 후보와의 일문일답.

-반평생을 함께한 농업 현장을 떠나 농민 조합원으로 돌아온 소회는 어떠한가?

"40여년 세월을 함께한 일선 조합은 평생 직장과도 같은 곳이다. 특히 농업인 접점에서 20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조합장 삶을 내려놓고 보니, 모처럼 생각의 근육을 키우며 협동조합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 '근간 산업'인 농업은 제조업 중심 압축성장 파고에 밀려 GDP 2%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어느덧 환갑을 목전에 둔 농업협동조합이 산업화 과정에서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대체하기 어려운 버팀목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처럼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지 반문한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이 없다. 일선 조합장으로 농업과 농촌이 직면한 도전과 한계를 현장에서 경험했기 때문인 것 같다."

-저출산·고령화로 농촌소멸 위험이 증가하는 등 협동조합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새로운 동력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사람들은 단 한 번의 압도적인 경험이 30년간 익숙해진 습관조차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농업협동조합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그 하나는 무엇일까? 그에 대한 해답은 당연히 농축협에서 찾아야 한다. 


1100여개에 달하는 일선 조합으로 구성된 농축협 네트워크는 농업인과 지역경제, 그리고 국민경제를 연결하는 생산 거점인 동시에 협동조합 경영(농협 경제지주·금융지주) 근간을 이루는 원천이기도 하다. 즉, 농업 벨류체인 시작과 끝에 농축협 네트워크가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농축협 성장 기반이 견고해야만 협동조합의 보편적 가치가 풍요로운 농업인 삶으로 이어지며, 나아가 지역 및 농촌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농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을 살펴보면, 지역 농축협이 자생할 수 있는 토대가 빈약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이젠 농축협의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협동조합 틀', 즉 경제 및 신용사업 틀이 마련돼야 한다는 절심함이 엄습해 온다."

-농축협 신용사업을 지원하는 상호금융 성과를 평가한다면?

"농축협 신용사업의 '기본 사상'은 신용사업을 통한 잉여가 농업과 농촌 지원으로 환류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데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상호금융이 자리하고 있다. 

농축협 자금을 결집해 운영되는 상호금융은 농축협을 위한 수익센터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지역금융 한계를 극복하고, 신용사업 도·농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농축협 병참기지가 돼야 하는 것이다. 상호금융의 결집된 힘이 지역 기반이 취약한 일선 조합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없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 

물론 지역 농축협들은 상호금융 규모가 커지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이 위탁한 자산 수익력을 높여 환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전문 자산운용기관과 견줄만한 성과를 내고 있느냐? 혹은 그 성과가 도시·농촌 조합 성장격차 해소에 얼마나 기여했느냐?' 등 일선 현장에서 흔히 듣을 수 있는 질문들을 통해 질적 평가에 대한 해답이 있다. 

-그렇다면 농축협의 지속 성장을 위한 상호금융 체질개선 과제들은 무엇인가?

"상호금융은 실질적 농축협 중앙은행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전통 예대사업 중심 단순 지도·관리에서 벗어나 개별 조합 지역 역량 및 경영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사업 방식과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농축협이 농식품분야에 특화된 지역 금융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개인대출뿐만 아니라 농산업 벨류체인(종자·생산~가공·판매) 등 지역 밀착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농축협이 지역경제에 강점을 지닌 전문 금융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는 일 역시 상호금융이 풀어야 할 혁신과제다. 더불어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특별회계'는 100조원에 달하는 농축협 여유자금을 운영하는 전문 자산운용기관이기도 하다. 

시장에서 자생할 수 있는 자산운용 역량과 글로벌 금융기관 수준 수익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신용사업을 통해 경제사업을 지원하는 협동조합 중심에 상호금융이 있기 때문이다."

-농축협 신용사업과 농협금융지주와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농축협과 농협 금융지주는 협력과 경쟁이 상존하는 모호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제는 협동조합 정체성을 유지하며 서로 상생 협력할 수 있는 구조적 해법이 필요한 시기다. 종합농협 틀 안에서 각자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 한 방향으로 모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협동조합 기본 원리인 '소유·통제·수익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특히 소유구조 분절과 수익배분 균열이 발생하고 있는지 짚어볼 대목이다. 

농축협이 농협중앙회를 통해 금융과 경제사업을 경영하는 명목상 지배구조는 존재하나, 계열 경영체를 지분으로 잇는 실질적인 고리는 부재한 상황이다. 엄밀히 따지면, 계열간 협력보단 사업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경쟁이 오히려 심화되는 느낌마저 든다. 

그 중에서도 농협은행이 그 중심에 있는데, 지역 내 농축협과의 경쟁보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리딩뱅크로의 비전과 전략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농축협의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지역농축협 존립 목적은 농업인 생산 활동을 지원하고, 양질의 농산물을 좋은 가격으로 판매해 농업인 소득 증대에 기여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선 '협동조합'이라는 우산 아래 생산지농협과 판매농협간 분업체제가 뿌리를 내려야만 가능하다. 

농협중앙회가 '판매농협 구현'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책임판매 물량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즉, 생산지농협은 양질의 농산물 생산에 집중하는 한편, 농협중앙회는 '책임판매'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책임판매가 실현된다면, 농축협을 통한 현지 출하물량이 증가하는 수요결집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농협 경제지주는 많은 이익을 쫓기보단 조합 이용편익 증대와 함께 '최선의 가격'이라는 경영철학을 정착시켜야 한다. 협동조합이 제공하는 '최선의 가격'은 결국 △농업인에겐 사료·비료·농약과 같은 농자재 최저가격 공급 △조합에는 원가 수준 합리적 가격 △소비자에겐 적정 마진 제공 등에서 비롯된다. 

반면, 시장경쟁 사업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생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하지 않을 경우 농협 경제지주가 조합지원은커녕 본인 안위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과 농촌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꼈던 어려움이 있었다면.

"'잘사는 농민, 살기 좋은 농촌'은 안정적인 농산물 가격이 전제돼야만 가능하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매년 농산물 수급불균형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선험적으로 특정 품목이 공급과잉에 노출될 경우 소비촉진 및 산지폐기 등 사후관리 차원 대책은 수립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가격 안정화'를 기대하는 농업인은 거의 없을 정도다. 

이런 이유 때문에 농협이 주도적으로 지역별·품목별 작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전수 데이터 기반으로 농산물 수급관리 및 가격예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매년 반복되는 공급과잉 악순환고리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파종면적 조정 △산지폐기 △저온저장 △수출 △최저가격 보장 출하약정 등 다양한 정책들과 결합할 경우 좋은 성과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는 단지 농협 힘만으론 부족하고,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문제다. 

정부 기관이 적극 나서 수급예측을 위한 빅데이터 구축에 참여해야 하며, △파종면적 축소 △작목전환 △산지폐기 △시장접근 제한 등 사전·사후적 수급조절 대책에 농민들이 참여하도록 정부 측 인센티브 및 강제조치 제도 보완이 절실하다. 

이처럼 농협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농산물 수급관리체계 선진화'를 통해 농정 현안인 농산물 가격 안정 효율성과 효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이를 통한 가격 안정과 농업생산성 향상은 농가소득 증대로 직결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협동조합 이념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지역농축협이 지속 성장의 길을 걷기 위해선 기존 방식에 집착하기 보단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새로운 사업 틀을 마련해야 한다. 또 그 안에 도농간 조합 격차나 신용사업을 통한 농업 지원 등 농협 현안을 담아내야 한다. 

잘사는 농민·살고 싶은 농촌·활력 있는 농업은 단지 농민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협동조합 원천'인 농축협 지역 기반이 견고해야만 농업과 농촌, 나아가 지역경제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

he is…

약관을 조금 넘긴 나이에 지역 조합에 입사한 김병국 농협중앙회장 후보는 40여년간 농민 조합원으로, 그리고 일선 조합장(서충주농협 5선 조합장)으로 농업과 농촌, 농협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특히 조합장 취임 일주일 만에 '합병권유'를 받고도 뚝심 하나로 부실 조합을 명품 조합으로 일궈낸 '의지의 농협맨'으로 더욱 유명하다. 

또 농협중앙회 이사로 재임할 당시 기본에 충실한 협동조합 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한국농업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농업과 농촌을 위한 현장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소통 특별위원(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으로 활동하고 있다.

간추린 농협 약력

- 농협중앙회장 선거 예비후보자 
- 전 서충주농협조합장(5선, 1998.2~2019.3) 
- 전 농협중앙회 이사(2선, 2015.6~2019.3)
- 전 농협중앙회 인사추천위원장(2016.5~2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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