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배터리 업계가 2019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 SK이노베이션
올해 국내 배터리 업계에 가장 큰 이슈는 단연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의 리튬이온 배터리(2차 전지)를 둘러싼 갈등이다.
양사간 배터리 관련 갈등은 LG화학이 올 4월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이 인력 빼가기 등을 통해 영업비밀을 유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지난 6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국내서 제기한 뒤 9월 ITC와 연방법원에 LG화학과 LG전자를 대상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 역시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특허침해 맞소송을 제기했고, SK이노베이션은 이 소송이 부당하다며 국내 법원에 10월 '소송 취하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면서 양사간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최근 LG화학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건 관련 ITC에 SK이노베이션 측이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나섰다면서 조기 패소 판결을 요청했다. 특히 ITC 산하의 불공정수입조사국(이하 OUII)이 "증거 훼손과 포렌식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에 악의성이 다분하다"며 LG화학 측 주장을 찬성하는 의견서를 1·2차에 걸쳐 제출한 상황.
그러나 SK이노베이션 측은 증거인멸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OUII 측이 말하는 포렌식 명령 또한 LG화학 측이 원하는 대로 모두 이행, 관련 내용을 모두 담은 소명서를 제출했다고 전면 반박해 양사간 진실공방은 현재 진행형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침해 및 특허소송 결말은 이르면 오는 2020년 중순 혹은 말에 매듭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각종 변수들로 인해 ITC의 판결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경남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 한 태양광발전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나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SS 화재 여파로 '몸살'
국내 배터리 업계의 2019년은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에너지저장장치(이하 ESS) 화재 논란 장기화 여파로 몸살을 앓은 한해였다.
특히 정부가 지난 6월 ESS 화재 관련 원인조사 결과와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화재가 또다시 발생해 지난 2017년 8월부터 10월까지 총 28건의 화재 발생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국내 배터리 업계의 ESS용 배터리 국내 매출은 3분기까지 거의 전무한 수준이거나 다소 개선됐음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부진을 면치 못하는 등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이에 삼성SDI(006400)와 LG화학은 신뢰도 회복을 위한 대책안을 내놓거나 준비 중에 있지만, 정부의 추가 사고 원인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도약 위한 공격적인 '투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악재에 악재를 거듭하는 와중에도 글로벌 선두 배터리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 적극 나섰다.
LG화학은 올 상반기 중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1조2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으며,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난 3월 최대 1조9000원을 투자하는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

LG화학이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과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 LG화학
하반기에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미래를 향한 투자에 고삐를 더 바짝 죄었다.
최근 LG화학은 GM(General Motors)과 조인트벤처(JV) 설립 소식을 알렸다. 양사의 합작법인은 50:50 지분으로, 각각 1조원을 출자하며 단계적으로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로써 LG화학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4각 생산체제를 갖춘 유일한 업체가 됐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최근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금탄경제개발구에 건설한 배터리 셀 공장 'BEST'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BEST 공장 준공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서산 배터리공장(4.7GWh)을 포함 약 12.2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으며, 완공을 앞둔 헝가리 코마롬 공장까지 양산에 들어가면 배터리 생산능력이 19.7GWh로 확대된다.
삼성SDI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과 달리 BMW를 비롯해 △폭스바겐 △아우디 △재규어 △크라이슬러 등과 배터리 납품 계약을 체결하면서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SDI는 BMW와 2021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약 29억 유로(약 3조8000억원) 규모의 5세대 배터리셀을 위한 장기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의 합작사 설립보다 배터리 셀 기술 개발에 집중해 협력과 기술 경쟁력을 통한 시장 내 입지 강화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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